[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공연계의 베테랑 배우 배해선이 이번에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배해선은 숙명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청춘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 ‘로미오와 줄리엣’로 12월 관객을 찾는다.
연습에 한창인 배해선은 “열어놓은 상황에서 배우들이 어떤 이미지로 어떻게 꾸려가느냐에 따라 변수가 생길 것 같다”며 작품의 색깔을 언급했다.
“언어가 고어가 위주여서 정말 모르는 언어는 바꿔가면서 하고 있어요. 이번 작품의 색다른 점을 많이 물어보는데 의도적인 질문이 아닌가 해요.(웃음)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에서 ‘햄릿’을 본 적 있는데 옛날답게 하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배우들이 묵직하게 고집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너무 재해석하고 해체하는 것 보단 언어만 바뀌면서 우리의 색깔이 묻어 나오는 게 흥미로운 게 아닐까 해요.”
배해선이 맡은 유모는 캐풀렛가의 사람이자 줄리엣의 유모로 줄리엣이 앓는 사랑의 열병에 함께 가슴 아파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결국 줄리엣과 로미오와의 사랑을 지지해준다.
배우 서이숙과 더블캐스팅된 그는 “서이숙 선배님이 연기 잘하는 선배님이어서 보고 따라 하려고 하고 있다”며 겸손해 했다.
“이 작품에 엄마와 아빠가 안 나오다보니 로렌스 신부가 아버지가 될 때도 있고 유모가 엄마일 때도 있어요. 인생 선배로서 두 사람에게 현실적인 얘기를 해줘요. 로미오 같은 남자보다 패리스 같은 남자를 만나야 잘산다고 말해주죠. 유모가 줄리엣과 같은 날에 딸을 낳았는데 딸을 잃은 뒤 줄리엣을 딸처럼 키워요. 단순히 집에서 일하는 여자가 아니라 부모를 대신하고 집안을 관장한 집사 이미지도 있고요.
로렌스 신부는 셰익스피어 언어의 절정을 보여주는데, 희와 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사탕도 주고 채찍질도 해요. 저의 경우는 엄한 유모가 될 것 같아요.”
첫눈에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랑을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는 이들이다. 배해선은 “불행하게도 그런 경험이 없다”며 웃어 보였다.
“여자들이 그런 사랑을 바라는 것 같아요. 짧든지 길든지 인생에 한 번 있을 것 같아요. 로또보다도 확률이 낮지 않을까요? 불행하게도 저는 없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어려서 피가 뜨거워서 목숨까지 내놓은 것은 아닐까 해요. 심장이 찢겨서 죽느니 독약 먹고, 칼로 찔려 죽은 거죠. 나이가 들면 그렇게 안 되잖아요. 이 작품을 보면서 대리만족해보려고 해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12월 9일 개막하는 이번 작품에는 배해선을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 역을 맡은 박정민과 문근영,그리고 손병호, 서이숙, 김호영, 김찬호, 이현균, 양승리, 김성철이 출연한다. 이들이 꾸려나갈 세기의 로맨스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모인다. 배해선은 “색깔이 확실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야기를 많이 하는 단계에요. 여러 가지 상황을 열어놓고 대화를 계속하고 있어요. 제일 중요하고 필요한 단계인 것 같아요. 영화나 공연, 또 우리나라에 나온 책자나 대본 등을 방대하게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배우들이 갖고 있는 색깔이 확실해서 방향만 결정되면 스스로 잘 맞춰서 할 거로 생각해요. 시간적으로 넉넉하진 않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요. 압박감을 느끼기보단 한사람, 한사람이 살아 있는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에요.”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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