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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로미오와줄리엣' 손병호 "사랑 확인하는 기쁨 느끼길"

기사입력 2016.11.17 07:16 / 기사수정 2016.11.17 08:1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베테랑 배우 손병호는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손병호가 12월 9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개막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관객을 찾는다.

익히 알려진 명작이다. 셰익스피어가 쓴 최초의 낭만적 비극으로 숙명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청춘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로미오와 줄리엣 역을 맡은 박정민과 문근영을 비롯해 손병호, 서이숙, 배해선, 김호영, 김찬호, 이현균, 양승리, 김성철이 출연한다. 

다수의 작품에서 연륜 있는 연기를 보여준 중견 배우 손병호는 로렌스 신부 역을 맡았다. 처음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만류하는데, 결국 두 사람의 진심을 알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손병호는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로렌스 신부는 나쁜 사람”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두 집안의 갈등을 없애려고 그러는지, 로미오와 줄리엣이 희생돼도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알리는 게 하느님의 뜻인가 싶다. 즐겁게 연기하고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내게 다가온다는 건 그만큼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거다. 편하고 가벼운 쪽으로 (방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서이숙은 "박정민과 문근영이 로미오와 줄리엣을 독특하게 연기한다. 그동안 봤던 것과 다르다. 기대할 만하다"고 귀띔했다.
 
이에 손병호는 “틀 속에서 새로운 색깔을 입히듯 박정민은 박정민대로 문근영은 문근영대로 자신만의 독특하다는 색이 입혀진 것 같다. 그래서 조금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몬테규가와 캐풀렛가가 없어 엄마 아빠를 대표하는 사람이 유모와 로렌스가 됐다"고 덧붙였다.

"로렌스 신부는 유모와 함께 한 편의 설명을 거쳐요. 연극적인 양식으로 가다 보니까 중간중간 해설적으로 첨가된 듯한데 정확한 형식은 아직 안 짜여 있어요. 지금은 이것저것 펼쳐놓는 단계라 여러 가지 각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의 장르를 넘나들며 변용돼왔다. 이번 작품은 원작에 충실하게 전개된다. 

“극단 목화 출신인데 93년도에 조연출을 해봤어요. 작품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봤죠. 이번 작품은 또 달라요. 원작에 가깝게 하려고 하니 관객이 소화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내 모든 사유를 말로 하는 게 셰익스피어의 매력이에요. 셰익스피어의 수사가 대단하단 걸 느껴요. 다채롭고 아름다운 말들을 관객에게 전달해보자 했고 우리도 재밌게 하고 있어요.” 

‘로미오와 줄리엣’이 현재까지 사랑받는 이유는 시대를 불문하고 모든 이들의 공통적인 주제인 열정적인 사랑을 다뤄서가 아닐까. 손병호는 “부럽긴 하다. 나도 저렇게 사랑해줬으면 한다. 서슴없이 끌어안을 수 있는 용기가 부럽다”며 웃어 보였다. 

“첫눈에 반하는 건 없어요. 사랑은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거리며 오는데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면 떠난다는 글이 있어요. 정말 친했던 국악과 친구가 있었는데 매일 봤던 친구인데도 어느 날 갑자기 딱 마주쳤는데 쿵쾅거리더라고요. 이게 사랑인가 싶었고 평생 처음 느껴본 감정이었어요. 그래서 도망갔는데 나만 그런 게 아니라 그 애도 자꾸 회피하는 느낌이 들었죠. 짝사랑이 아름다운 걸 그때 느꼈어요. 지켜보고 바라보는 사랑이 최고의 사랑이라는 걸요.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나이 든 사람이 봐야 하는 작품이에요. 내가 저렇게 사랑을 못 해봤구나, 과감히 해야 했는데 하는 생각을 들게 해줄 거에요. 놓치고 있는 게 뭔지 아내에게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니까 너무 슬퍼지더라고요. 그래서 셰익스피어가 위대하죠.“(웃음) 

세기의 로맨스를 그린 명작인 만큼 이번 겨울 찾아올 ‘로미오와 줄리엣’에도 기대가 모인다. 

“셰익스피어가 400주년이 돼 뮤지컬, 무용 등 많은 작품이 나오고 있어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데 12월에는 크리스마스도 있고 사랑이 풍부한 달이어서 의미가 좋아요. 연인들이 사랑을 생각할 기회도 될 것 같아요. 늘 똑같아도 사랑은 설레고 좋은 것이니까요. 뻔한 사랑이라고 하지만 관객분들도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 자신의 사랑을 확인하는 기쁨을 느꼈으면 합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샘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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