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민진웅은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을까. 법학과에 진학했었다고 해 깜짝 놀라 물어보니 "다녔다고 하기도 뭐하고 그냥 적을 뒀었다고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6주 다녔어요. 스무 살 때 수업도 안 들어가고 방탕한 생활을 했죠. 원랜 이과였는데 교차지원을 한 거였거든요. 강의를 들으려 해도 하나도 몰랐고 시험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그 와중에 취미로 했던 연기는 잘 해야 된다는 고통과 부담이 있어도 행복했어요. 사실 그땐 행복이라고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도피 수단이었어요. 어려운 과에 진학하고 공부를 못 해서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였는데 그게 쉽게 노선을 연기로 변경하도록 도왔던 것 같아요."
그런데 연기를 취미로 하게 된 계기도 범상치 않았다. 수시로 대학에 합격한 민진웅은 고등학교 3학년 2학기를 그냥 놀게 됐는데, 어머니의 추천으로 연기 학원을 다니게 됐다고 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서 재능을 발견한 게 아닐까 물어봤더니 손사래를 치며 그건 아니라고 했다.
"색다른 경험을 해보라는 취지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취미가 됐는데 나중엔 연습한다고 집엔 안 들어가고 술만 마시고 그랬어요. 어머니는 '언제든지 바꾸고 싶으면 바꿔도 된다'고 할 정도로 제가 막막하고 안타까우셨던 것 같아요. 어머니도 '내가 그땐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이후 한국예술종합대학교 연기과에 진학한 것 역시 운명 같았다고 한다. 그렇게 법대를 포기하고 1년 만에 수시 전형으로 당당히 합격해 한예종 06학번이 됐다. "성적 우수자 전형이 있었기 때문에 운이 좋았다"고 겸손하게 말한 뒤 "동기들과 장난으로 정시였으면 합격 못 했을 거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공부에 쫓기느라 꿈 생각할 겨를 없는 지금의 교육 제도 탓에 돌아오긴 했지만 제 옷을 입은 듯 하다.
'혼술남녀'로 갑자기 큰 인기를 얻게 된 민진웅에게 달라진 게 있냐고 물으니 경험담을 털어놨다. "연극을 오래 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연예계에 진출하게 돼 인생이 달라질 거라 기대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달라지지 않더라고요. '용팔이'(2015) 때도 2주 갔으니 이번엔 한 달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 일(배우)을 하는 게 사람들이 알아봐 주길 하는 건 아니라 인기는 개의치 않아요. 톱스타의 일상생활을 주원을 통해 봤기 때문에 힘들 것 같기도 해요"라고 덧붙였다.
인지도도 인기도 아닌 민진웅의 목표는 "다른 장르, 배우, 작가, 감독님을 만나서 빨리 배우고 싶다"는 것이다. "일하는 걸 좋아해요. 또 지금 예능 섭외도 많이 들어오고, 1월쯤엔 영화도 시작해요. 저한테 주어지는 작품을 묵묵히 하는 게 일단은 중요하고요. 나중에 시간이 흐르고 판단했을 때 제가 원했던 목표가 나온다면 좋겠어요."
lyy@xportsnews.com / 사진 = 화이브라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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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