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주상욱은 휴식기가 길지 않은 배우 중 한 명이다.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강한 인상을 남긴 주상욱은 '자이언트'로 작품을 이끄는 카리스마를 인정받았다. 이후 '파라다이스 목장', '특수전담반 텐', '굿닥터', '앙큼한 돌싱녀', '복면검사' 등 방송사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했다.
"늘 쉬지 않고 차기작을 골랐다. 지금은 3, 4개월 정도 간격을 두지만 예전엔 마지막 회 찍으면서 다음 작품을 촬영하기도 했다. 제대 후 뭐라도 해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힘들어도 욕심을 냈다. 지금은 그게 독이 됐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독이 됐다'는 건 그의 고정적인 이미지를 말하는 거였다. 한때는 '실장님 전문 배우'라는 말도 들었다. 주상욱은 "실장님, 참 오래 들었다. 실장, 팀장, 사장 역할 하며 너무 비슷한 연기만 계속 보여줬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었다고 생각한다. 특유의 실장님들이 하는 행동이 있지 않은가. 한 여자를 키다리 아저씨처럼 지켜주고 정장 입고 말끔하고 스마트한 그런 것. 다 비슷한 연기 똑같은 표정. 조금 다르게 할 수 있었는데 후회가 남는다"고 했다.
"만약 다음 작품에서 실장님 역할을 하게 된다면, '또 실장님이냐'는 말 안 들을 자신 있다. 지금까지 없었던 나만의 실장님 캐릭터를 만들겠다. 물론 감독님과 시청자가 원하는 캐릭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바라는 대로 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그걸 깨버릴 수 있는 걸 만들어야 하고 그게 신인과 베테랑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실장님을 많이 했을 때는 이런 생각을 했지만 여유가 없었다면 지금은 조금 더 고민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드라마에선 대기업 실장님부터 거대한 음모에 휘말린 남자, 시한부 애인을 둔 한류스타까지 다양한 인생을 살지만 일상 속의 주상욱은 평범한 사람이다. 드라마 종영 후 특별한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아무런 계획도 없다. 천천히 생각해봐야겠다"고 했다. "계획은 스트레스를 준다. 너무 계획에 얽매이면 힘들 것 같다"는 게 주상욱의 생각. 대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살고 싶다"고 했다.
"아무런 대책도 계획도 없이 살겠다는 건 아니지만, 너무 틀에 박혀서 쫓기듯 살고 싶지 않다. 여태까지 그래왔으니까. 지금에서라도 조금 여유롭게,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싶다. 그게 제일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한 사람으로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목표지만 배우로서는 조금 특별해지고 싶다는 욕심도 털어놨다. "잠깐 쉬는 동안 '복면가왕'에서 음악대장님(국카스텐 하현우)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오늘은 또 어떤 무대를 하실까 기다려졌다. 보고 느낀 바가 너무 많다"고 높임말 쓰며 팬심을 고백하며 자극제가 됐다고 했다.
"배우 생활을 할 때도 그런 (하현우가 가진) 특별함이 무엇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임창정, 이범수처럼 진지한 연기와 코믹한 연기, 모두 잘하는 배우가 많지 않으니까 특별하지 않은가. 나에게서 특별함을 찾는다면 진지한 부분보다는 유쾌한 쪽이 될 것 같다. 고민이 많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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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