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진태 기자] 기적과 노력, 감동이 함께한 2016년이었다.
LG 트윈스는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8로 패하며 기나긴 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은 LG의 야구에 있어 변혁의 시기였다. 스프링캠프부터 '리빌딩'을 선포한 양상문 감독은 살과 뼈를 깎는 의지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시즌을 앞두고 LG를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했지만, 구단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은 아랑곳 없이 착실하게 한 해 농사를 준비했다.
■ 비판을 뚝심으로 이겨낸 시기
2016년 시즌 초 LG는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성적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고, 리빌딩의 성과도 미비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뚝심으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일부 팬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양 감독의 야구를 비판했다. 팀 성적과 함께 베테랑 타자 이병규(9번)의 등록 문제도 얽혀있었다.
지난 6월 격한 외부 비판을 받았던 양 감독은 "나의 목표는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을 만드는 것이다. (팀이 세대 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내가 감독으로 있는 동안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류제국도 이 시기 "선수단은 감독님과 같이 야구를 하고 싶다"라고 힘을 보탰다. 변혁의 시기, LG는 하나의 목표로 단단히 묶여 있었다.
■ 리빌딩과 9연승 행진
성과가 나왔다. 채은성과 이천웅, 문선재, 김용의, 양석환, 유강남 등 새로운 선수들이 내외야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특히 채은성은 타율 3할1푼3리·81타점을 기록하며 중심 타자로 발돋음했다. 김용의도 후반기 리드오프로 자리를 잡았다. 마운드에는 임정우와 김지용, 정찬헌이라는 필승 라인이 구축됐다. 임정우는 마무리 풀타임 첫 해 28세이브를 수확하며 팀의 기둥이 됐다.
지난 8월 3일 잠실 두산전을 시작으로 12일 잠실 NC전까지, LG는 9연승 행진을 내달리며 순위 경쟁에 시동을 걸었다. 젊은 선수들이 팀 내 곳곳에서 활약한 LG는 고대하던 '신바람'을 일으켰다. 9연승 기간 LG는 거칠 것이 없었다. 9연승은 선수단에 자신감을 심어줬고, 후반기 가을야구 경쟁에서 선수들이 이겨낼 수 있는 자산이었다.
■ PS 10경기, 잠실벌 울린 '걱정말아요, 그대'
정규시즌을 4위로 마감한 LG는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첫 경기 LG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2차전부터 LG의 진가가 발휘됐다. 기적과 같은 승리를 2차전에서 만들어졌다. 주장 류제국은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9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거침이 없었다. 매 경기 영웅은 바뀌었고, 넥센을 몰아붙이며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냈다. 선수단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꿈에 그린 가을 무대인 만큼 정신력으로 버텼다. 임정우는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마치고 "힘에 부치지만, 생생하게 그라운드에 오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의 마지막 문턱, NC와의 플레이오프. LG는 결국 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힘의 차이가 느껴졌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 유광점퍼를 입고 잠실벌을 가득 메운 팬들은 선수단을 끝까지 응원했고, 격려했다. 패배가 확정된 뒤 팬들은 노래를 함께 부르며 선수단을 위로했다.
양상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10경기는 어떤 다른 경험보다도 값졌다. 시즌 초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선수단의 의지와 단결이 빛을 발휘했다"라고 한 시즌을 소회했다. 2016년 LG의 야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2017년 LG는 더 강한 야구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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