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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란 현지프리뷰] '뜻밖의 논란' 구자철, 검은 감옥 탈출하라

기사입력 2016.10.11 06:38 / 기사수정 2016.10.11 06:4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 테헤란(이란), 조용운 기자] 전달과 번역 과정에서 벌어진 해프닝이었다. 그러나 구자철(27)은 한국-이란전을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됐다. 

이란이 두눈에 쌍심지를 켜고 구자철을 응시한다. 한국과 이란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한국시간) 공식 기자회견장은 구자철의 인터뷰로 난데없는 논란이 벌어졌다. 이란 취재진은 구자철이 독일 언론 '빌트'와 가진 인터뷰에 토를 달며 따지듯이 질문을 퍼부었다.

구자철은 지난 6일 빌트를 통해 테헤란의 인상을 전했다. 그는 "테헤란은 오래된 도시의 느낌이다. 조금은 불친절한 인상도 받았다"면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경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때로 이란 팬들은 컵과 같은 물건을 던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것이 2~3차례 번역을 거치다보니 이란의 체제를 부정하는 식으로 살이 붙었다. 구자철 본인은 말하지 않았다는 '감옥'이라는 단어가 이란 취재진의 질문에 포함된 이유다. 말이 와전되면서 기자회견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이란 취재진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해명을 요구하더니 자국 선수들에게는 구자철의 말을 전하는 불필요한 행동까지 했다. "구자철은 이란을 존중해야 한다"는 아쉬칸 데자가와 레자 구차네자드의 반응은 뻔한 수순이었다. 

한순간에 구자철은 이란에서 공공의 적이 됐다. 어쩌면 한국을 흔들 타깃이 필요했던 이란에 구자철이 때아닌 희생양이 된 모양새다. 대표팀도 이를 모를리 없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란 특유의 텃세"라며 말꼬투리를 잡으며 신경을 건드리는 이란의 행동에 반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이것도 나쁘지 않다. 구자철의 본래 뜻은 아니지만 원정팀에 있어 무시무시한 감옥이나 다름 없는 아자디 징크스 탈출에 좋은 동기부여로 삼을 필요가 있다. 한국도 아자디에서는 42년간 승리가 없기에 감옥에 갇힌 셈이다. 원치않게 악당이 된 구자철이 앞장서 악몽을 끊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구자철은 신중하게 이란전을 응시하고 있다. 그는 결전지에 입성한 뒤 취재진을 만나 "테헤란 원정은 쉽지 않다. 한방을 노리는 이란이기에 90분간 집중해야 실점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도 서두르지 않고 90분간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방심하지 말아야 승점 3점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자철은 무엇보다 정신력을 강조했다. 그는 "승리를 위한 투쟁과 정신력을 통해 이란 원정에서 승점 3점을 꼭 가져가겠다"고 강조했다. 더욱 투지를 불태울 일만 남았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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