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tvN이 개국 1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생기고 사라졌다. 일일이 열거할 순 없겠지만, 실패가 있었기에 지금의 성공도 있는 것 아닐까.
오는 9일 개국 10주년을 맞이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 tvN은 명실상부 TV 콘텐츠의 거대 공룡이자 예능 왕국이 됐다. 모든 성공이 그렇듯 tvN도 처음부터 대단했던 건 아니다. '티비엔젤스'라는 선정적인 도 있었고, 기억나지 않는 많은 프로그램이 생겼다가 조용히 사라졌다. 그래도 tvN이 10년 만에 이만큼의 성장을 거둘 수 있었던 건 큰 성공을 위해 작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tvN이 지난 10년 걸어온 길을 정리하기 위해 반드시 이야기해야 할 10개의 예능프로그램을 꼽아봤다.
▲ tvN의 터줏대감 : 현장토크쇼-택시, SNL 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2007년 시작된 '택시'는 거창한 스튜디오도 야외 촬영도 필요 없는, 오직 택시 한 대와 연예인만 있으면 되는 토크쇼는 저비용 고효율의 결정체다. 9년간 자리를 지킨 이영자의 입담 덕에 많은 유명인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2011년 론칭된 'SNL 코리아'가 명성을 떨친 건 정치 풍자 코너였던 '여의도 텔레토비' 덕분이다. 롱런의 이유는 호르몬 지수 7을 자랑하는 신동엽 덕분. 같은 해 시작된 '코미디 빅리그'는 코너 간의 경쟁 구도를 도입해 기존 스탠딩 코미디 쇼의 단점을 해결했다. 요즘 대세 양세형, 박나래, 장도연의 터전이기도 하다.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는 안영미의 김꽃드레, 양세형의 게임 폐인. 현재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썸&쌈', '핼머니', 'B.O.B 패밀리' 등이다.
▲ tvN을 널리 알린 영업사원 : 재밌는 TV 롤러코스터, 화성인 바이러스
변방의 tvN이 전세역전의 가능성을 본 건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화성인 바이러스'는 SBS '세상에 이런 일이' 같으면서도 케이블의 색깔이 짙었다. 당시 조작과 홍보방송이라는 오명도 있었지만, tvN을 알리는 데 큰 몫을 했다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지상파가 tvN을 따라하기 시작한 건 '롤러코스터'부터다. 정형돈, 정가은의 커플 연기도 빛났지만 숨은 공신은 바로 성우 서혜정. 이후 많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예능과 광고에서 '남녀탐구생활'을 패러디했다.
▲ 나영석 PD 표 힐링예능의 시작 : 꽃보다 시리즈, 삼시세끼, 신서유기
원로 배우 4명과 짐꾼 1명의 유럽 배낭여행이 예능 소재가 될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다. 여행이라는 한 우물만 판 나영석 PD는 2013년 '꽃보다 할배-유럽&대만 편'을 시작으로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으로 시리즈를 확장했다. 국내에서는 소울메이트 이서진과 함께 '삼시세끼 정선'을 시작으로 '끼니'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정선의 성공은 어촌 편으로 이어져 원조보다 더 높은 인기를 구가 중. KBS 2TV '1박2일' 멤버들과 다시 뭉친 '신서유기'는 모바일 예능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 TV가 아니기에 가능한 '브랜드 이름 대기' 게임과 은지원을 능가하는 미친 者 안재현을 발굴했다.
▲ tvN이니까 가능한 모험 : 더 지니어스 시리즈, 렛츠고 시간탐험대
연예인, 전직 프로게이머, 갬블러, 정치인, 대학생까지 다양한 직업군의 도전자가 게임을 통해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벌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상파라면 감히 도전하지 못했을 신개념 예능에 tvN은 과감히 모험을 걸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많은 마니아가 시즌5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시간탐험대' 같은 경우는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고위관계자들도 'tvN스럽다'고 평가한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정통 사극 못지않은 정확한 고증과 리얼리티, 출연자들의 고생하는 모습에서 만들어지는 웃음이 매력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이 가장 잘 어울리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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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