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감동을 안겨줄 '벤허'(감독 티무르 베크맘베토브)가 올 추석 극장가 흥행을 예고하며 주목 받고 있다.
명작의 부활로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은 만큼, 감독과 배우가 밝히는 영화 속 흥미로운 비하인드 8가지를 전격 공개한다.
▲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위대한 탄생
2016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벤허'는 로마 시대, 형제와도 같은 친구의 배신으로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 순간에 노예로 전락한 유대인 벤허의 위대한 복수를 그린 대서사 액션 블록버스터. 아카데미 최초 11개 부문을 석권하며 영화사에 전설로 남은 1959년작에 이어 '벤허'라는 이름으로는 네 번째 작품이다. 이처럼 기념비적인 작품의 새로운 탄생은 제작 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는데, 1959년 '벤허'를 제작한 MGM이 다시 한 번 제작에 참여해 의미가 더욱 깊다.
▲ 벤허가 아닌 메살라가 될 뻔했던 잭 휴스턴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은 벤허 역에 귀족적인 아이러니와 다른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영리한 배우가 필요했고, 실제 영화계의 명문가 중 하나인 휴스턴 가 출신인 잭 휴스턴을 만났다. 원래 메살라의 배역에 테스트하려 했지만, 결국 잭 휴스턴은 벤허 역에 최종 캐스팅됐다. 티무르 감독은 "마치 잭이 그 당시에 태어난 느낌을 받았다. 제대로 만들어진, 숙련된 기수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 세대를 이어온 1959년작과의 인연
이번 '벤허'의 스태프들 중에는 유독 지난 1959년작과의 인연이 깊은 스탭들이 많았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아버지는 찰톤 헤스톤의 메이크업을 담당했고, 의상 디자이너의 할아버지도 당시 스탭으로 참여했다. 또 갤리선 장면에서 벤허에게 채찍질을 하는 스턴트맨의 아버지 역시 1959년 찰톤 헤스톤에게 채찍질을 했던 사실이 알려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들은 모두 1959년작에 참여한 그들의 부모, 조부모를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 인스타그램과 유투브가 만든 세기의 명장면
티무르 감독은 유투브에서 시각적 영감을 얻었다. 특히 나스카(NASCAR) 영상은 실제 전차 경주의 속도와 페이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 한국의 실제 버스 충돌사고를 담은 CCTV 영상은 대형 해상 전투 장면 중 그리스 선박과 갤리선 사이의 실감나는 충돌을 만드는 데 참고했다. 티무르 감독은 "영화의 진정성을 위해 인위적인 화려함은 자제하도록 노력해서, 관객들이 배경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했다. 고전적인 그림이 아닌 인스타그램의 사진과 유투브 영상을 많이 참고해서 현실감을 느끼도록 만들었다"고 전하며 영상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시켜 줬다.
▲ 현대 기술로 지켜낸 말의 생명
사실감을 전하기 위해 전차 레이스는 배우들이 탑승해 실제 촬영으로 진행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인 반면, 좀 더 위험한 장면들은 말과 스턴트 팀의 안전을 위해 디지털로 만들어졌다. 1959년 '벤허'에서는 비밀배선을 통해 금지된 기술이 사용됐는데, 이는 뜻밖의 부상이나 수십 마리 말들의 죽음을 초래했다. 이번 '벤허'는 시각효과 덕분에 실제 부상 없이 말들이 부딪히고 넘어지는 장면이 가능했다.
▲ 12주 간 이어진 혹독한 전차 트레이닝
잭 휴스턴과 토비 켑벨은 촬영 전 12주 간 혹독한 전차 트레이닝을 받았다. 승마 경험이 있는 두 사람이었지만 네 마리의 말이 이끄는 전차 레이싱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다. 훈련은 단계적으로 진행됐는데, 말 두 마리가 끄는 의자차로 시작해서 말 네 마리가 끄는 의자차로 넘어갔고, 그 다음엔 말 두 마리가 끄는 입식 전차, 말 네 마리가 끄는 입식 전차 순으로 진행됐다.
▲ 가장 중요한 것은 손가락의 힘
훈련은 재미있고 스릴 넘쳤지만 위험부담도 컸다. 특히 충돌할 경우 탈출을 위해 벨트를 메지 않아 떨어져야 하는 위험을 감수하며 배우들은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토비 켑벨은 "훈련에는 큰 학습곡선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팔굽혀펴기와 턱걸이를 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정작 힘을 길러야 했던 부분은 손가락이었다. 손가락으로 4마리의 말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나눌 수 있어야 했다"고 훈련 소감을 전했다.
▲ '벤허' 사상 최초의 시도
이번 '벤허'는 두 가지 최초의 시도를 선보인다. 첫 번째는 할리우드 대표 연기파 배우 모건 프리먼이 맡은 벤허의 멘토 일데르임이다. 일데르임은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졌을 뿐만 아니라, 유색인이 실제 캐릭터로 묘사되는 것 자체가 영화, 연극을 통틀어 모든 '벤허' 창작에서 최초의 시도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두 번째는 예수의 역할이다. 1959년 작에는 뒷모습과 실루엣으로 등장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얼굴을 전면적으로 보여준다. 시대상의 변화에 맞춰 예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용서와 화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더욱 이해하기 쉽게 전한다.
드라마틱한 스토리와 스펙터클한 액션, 장엄한 메시지까지 어우러진 '벤허'는 오늘(13일) 전야 상영을 시작으로 전국 극장에서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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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