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KBS 드라마국은 지난해 부진을 상당수 씻어낸 듯한 모습이다. '태양의 후예'와 '아이가 다섯'에 '구르미 그린 달빛'까지 골고루 히트작을 배출했다.
지난해 줄곧 부진의 늪에 빠졌던 KBS 드라마에 소지섭과 신민아의 힐링 로맨스로 나름의 전환점을 마련한 '오 마이 비너스'의 김형석PD는 과거 '넝쿨째 굴러온 당신'을 연출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단막극 연출에도 나서는 등 드라마 외연을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현재 사전제작 드라마 '화랑' 기획 등에도 참여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를 만나 한류 드라마 제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창간 9주년 축하인사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많은 기사를 접하고 있다. 축하드린다.
▲온라인 매체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시청자들의 알권리를 위해서 매체에서 캐스팅 관련 보도가 나오곤 하는데, 사실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캐스팅 보도는 민감하게 여겨진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접근해주었으면 할 때가 있었다.
▲한류에 대한 전망은?
조금 어두운 측면이 있으나 단순히 어둡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항상 어두웠다고 이야기를 하곤 했었으나, 새로운 방향을 찾기 나름이 아닌가 싶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다고 본다. 반한류 부분이나 일본, 중국 등도 힘든 상황이 있다.
▲'사드' 배치로 촉발된 중국의 한류 제재
중국 쪽 투자 등과 관련해 현재까지 내가 아는 부분에서 특이할만하게 제동이 걸린 상황은 없다. 지켜봐야하지 않겠나.
▲드라마의 사전 제작 열풍
자발적인 시스템 개혁이 아닌 점은 아쉽다. 물론 사전제작이 늘어나고, 드라마 시스템이 개선이 이뤄지면 좋은 것 같다. 아직은 사전제작이나 아니거나 상황은 사실 같은 편이다. 사전 제작 또한 쫓기며 찍거나 하는 부분은 비슷하다. 또 중국의 심의라는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해야하지 않나. 다만 사전제작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도 분명 있기에, 긍정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안에서 지켜본 올해의 KBS 드라마
작년과 재작년에 비해 올해는 '태양의 후예'라는 대작이 나왔다. '함부로 애틋하게'도 선전했다고 본다. '동네변호사 조들호'도 잘됐다. 이정도면 준수한 편이 아닌가 싶다. '아이가 다섯'도 잘 됐고,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도 그렇다. KBS 주말극의 경우 다른 방송사와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다. 건전하고 밝은데 그런 부분을 담은 드라마들이 잘되니 좋은 것 같다.
KBS는 공영방송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이 됐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할 문제지만,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했다. '국수의 신', '뷰티풀 마인드' 같은 작품이 새로운 시도라고 본다.
▲참여 중인 하반기 기대작 '화랑'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부탁한다
'화랑 : 더 비기닝'은 윤성식PD가 메인으로 나서는 작품이기 때문에 내가 언급하기에는 조심스럽다. 밝고 진취적인 청춘사극으로 담고 싶어하지 않나 싶다. 학교물 성향도 있고, 과거 역사를 다루기에 진중한 부분도 있다. 종합선물세트같은 그런 측면이 있는 드라마다.
▲눈여겨 보는 타사 드라마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타사 드라마에 한정한다면 MBC의 'W'(더블유)를 눈여겨 보고 있다. 참 어려울 수 있는 드라마를 잘 만들어내고 있는 듯 하다. 시도조차 어려운 부분들을 해내고 있는 게 아닌가란 생각도 든다.
▲'미드'를 리메이크하거나, '한드'를 해외에서 리메이크 하는 등 외연이 넓어졌다
맞다. 그 만큼 볼륨이 커졌다. 리메이크와 관련해 우리나라 드라마의 한계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다. 우리가 시도조차 할 수 없었던 장르가 미국 드라마 등에는 있다. 이제 좀비 드라마 같은 것도 할 수 있지 않겠나. 우리 드라마가 자원이 부족하거나 능력이 부족해서 못 만드는 부분은 거의 없어졌다. 성과면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시도는 다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을 갖춰졌다. 한국 드라마의 볼륨이 커지면서 일본과 미국 등에서도 관심을 갖는 것 같다.
▲한국 드라마가 국내외에서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한국 드라마의 장점이자 단점은 현장성이다. 오랜 시간 틀을 짜두었더라도 배우나 촬영, 작가를 가두지 않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본다. 드라마를 캐스팅하고 제작하면서 살아나가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 또 다른 가지를 뻗쳐서 살아나가는 측면이 있는 거 같다.
한국 시청자들의 기호와 수준이 높다. 이들에게 기호를 맞추면 외국 시청자들의 기호에도 맞는 것 같다. 외국 영화사, 게임회사 등이 한국 소비자들의 반응을 많이 보지 않나.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수준이 높아 우리가 거기에 맞춰나가며 드라마를 하고 있다.
▲앞으로의 한국 드라마를 위해서는
시스템 개선이 돼야 한다. 드라마 촬영이 너무나도 고된 일임에도 배우나, 작가 등의 처우개선이 이뤄진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탭들의 처우는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단막극, 소규모 작품들을 통해 작가풀, 배우풀 같은 게 풍부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좀 더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양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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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