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원승연PD는 2008년 KBS에 34기 PD로 입사해 2015년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로 입봉했다. 코미디를 하고 싶어서 예능 PD가 된 현재 지상파 음악방송 중 가장 오래된 KBS 2TV '뮤직뱅크'의 연출을 맡고 있다. 이제 한국의 음악방송은 국내 팬들만의 것이 아니다. 전세계 어디에든 존재하는 K-POP(케이팝) 팬들은 어디서든 한국의 음악방송을 소비할 수 있다. 특히 '뮤직뱅크'는 한류의 힘을 타고 KBS World를 통해 100개국에 생방송 된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투브 등 SNS를 통해 확산되는 음악방송 클립들은 기존 케이팝 팬들의 팬심을 더욱 단단히 만들기도 하고,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기도 한다. 新(신) 한류시대, 그 중심에 있는 케이팝을 다루는 음악방송 PD로서 원승연은 케이팝과 음악방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엑스포츠뉴스 9주년 축하 인사
나는 엑스포츠뉴스 9주년에 축하 인사를 건넬만큼 중요한 사람도, 유명한 사람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9주년이라는 뜻깊은 시간에 나같은 사람을 찾아와 내 이야기를 들어준 것 처럼, 앞으로도 주목받지 못하지만 자신의 자리에서 할 일을 묵묵히 해나가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계속 잘되셔서 멋있는 일 많이 하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 더불어 나도 그렇게 살아가겠다.
▲한류에 대한 전망
'한류'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것 같다. 최근 샤이니 태민이 일본에서 발표한 솔로 싱글 '사요나라 히토리'의 한국 무대를 연출 하면서 느꼈다. 태민이 일본에서 활동하는 것을 '한류'라고 표현하지만, 이건 K팝이라서 멋있는 게 아니고 어느 나라에서 만들어도 멋진 무대라고 느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브루노 마스나 제이슨 므라즈 노래를 들으면서 '미류'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 처럼 한국 가수들의 퍼포먼스 수준이 K팝이라는 이름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는 정도로 올라갔다고 생각한다.
▲'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중국의 한류 제재
민감한 문제고, 내가 가타부타할 수 없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하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올해 안에 '뮤직뱅크'는 중국에서 공개방송을 할 예정이다. 아직 구체적인 시기는 말 못하지만 중국 측에서 계속 원하고 있다. 중국에서 원하는 가수들과 뮤직뱅크가 보여주고 싶은 한국의 가수들을 반 씩 추려서 갈 예정이다.
▲온라인 뉴스에 바라는 점
한류에 대해 이야기한 것과 비슷하다. '온라인 뉴스'라는 말도 곧 사라질 것 같다. 이미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에 접속할 수 있는 사회다. 온라인에서 본 것을 바로 오프라인에서 나눌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다만 온라인 뉴스는 현재 더 빠르고, 더 많은 기사 송출로 높은 접근성을 가진다. 온라인 뉴스의 기동성으로 오프라인 뉴스에 의해 주목받지 못하지만, 세상을 바꿔가고 있는 일명 '미친놈'들을 조명해주면 좋겠다.
▲'뮤직뱅크'에 변화를 주는 이유
시청률, 클립 조회수 등 사람들이 많이 본 것이 의미가 있는 시대다. 내 목표는 '뮤직뱅크'의 시간을 옮기는 것이다. 금요일 오후 5시, 학생도 직장인도 볼 수 없는 애매한 시간대다. 더 많은 사람들이 뮤직뱅크를 보고 싶어 하도록 재미있게 만들고 싶다. 그래서 좋은 음악들을 발굴해서 어떤게 멋있고, 어떤 의미에서 들을만한 음악인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다.
▲ 뮤직뱅크 새 MC 체제도 3달 차다. 연출자로서 솔직한 평가를 내리자면
박보검과 아이린 이후라 누가 와도 비교당할 수밖에 없고, 어려운 자리였는데 강민혁과 솔빈이 충분히 잘하고 있다. 이제와서 말이지만 특히 박보검은 그렇게까지 잘생기고 성격이 좋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 MC들에게 제2의 박보검이나 아이린이 되라고 하지는 않는다. 두 MC에게 "욕하는 사람이야 언제나 있는 거고, 너희들이 지금 있는 이 순간에, 너희들이 할 걸 하면 돼"라고 조언했다. 정말 좋은 MC들이니 앞으로도 좋은 시선으로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 '언니들의 슬램덩크'의 언니쓰 무대가 큰 화제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연출하는 박인석 PD와 친한 사이다. 원래 공연기획을 하다가 PD로 넘어온 사람이라 무대에 대한 아이디어가 많다. 옛날부터 기회가 되면 둘의 프로그램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멋진 무대를 만들어보자라고 이야기 해 왔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이야기하고 꿈을 꾸는데, 나는 운이 좋아서 그걸 실제로 하게 된 케이스다. 언니쓰 무대 이후로도 또 새로운 걸 만들어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이제까지 없었던 뭔가가 분명 있을 거다. 6년 안에 박인석 PD와 함께 사람들이 못본 새로운 걸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직뱅크' 무대가 있다면
정진운의 무대를 통해 느낀 게 있다. 지상파 어느 곳에서도 나오지 않았던 정진운이었는데, 뮤직뱅크 무대를 통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재미있다고 화제를 모았지만, 무대 위의 정진운이 멋있었기에 회자될 수 있었다. 이후 정진운이 나에게 고맙다며 술을 샀다. 이후 "어린 우리들이 멋있는 무대 만들어야 해요. 만들 사람은 우리밖에 없어요. 화이팅"이라고 편지를 써서 보냈다. 나중에 꼭 다시 한번 무대를 함게 만들고 싶다. 목표는 '슈퍼볼' 하프타임쇼 같은 멋진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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