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이 시청률 16.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차지하며 동시간대 왕좌에 올랐다.
지난 22일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은 당시 시청률 약 20%에 육박하는 SBS '닥터스' 마지막회와 만나 고전을 면치 못했다. 어떤 경쟁작이 등장하든 10% 대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MBC '몬스터'는 말할 것도 없다. 전작인 '뷰티풀 마인드' 마지막회에 비하면 2배나 뛴 시청률이지만 박보검과 김유정이라는 이름의 화제성에 비하면 8.3%의 시청률, 동시간대 3위라는 성적은 다소 아쉬웠을 터.
그런29일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 3회는 2회의 8.5%라는 시청률에서도 약 두배나 뛰며 괄목할만한 성장률을 보였다. 여기에는 분명 경쟁작보다 1, 2회를 먼저 방영한 선점효과도 작용했을 것이나 '구르미 그린 달빛' 3회 자체의 경쟁력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주인공 박보검의 연기가 안정을 찾았다. '구르미 그린 달빛' 1, 2회는 제작진들도 이미 말했다시피 '웃음'에만 초점을 맞췄었다. 이에 코믹연기가 처음인 박보검의 연기에 대한 혹평도 있었다. 박보검의 진가는 세자로서의 카리스마와 이면의 유약함을 보일 때 진정으로 발휘됐다. 아버지(김승수 분)의 사랑을 그리워 하는 아들의 슬픈 눈빛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고, 대리청정을 맡겠다 선언하는 군주의 모습은 앞으로 그가 보여줄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여기에 메인커플인 박보검과 김유정의 커플 케미도 3회에서 터졌다. 내시인 홍라온(김유정)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 그가 자신을 어려워할까 두려워했던 이영(박보검)이 지금까지 라온과 자신과의 관계를 돌이켜보며 서서히 라온 앞에 모습을 드러낸 서재 씬은 설렘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냈다. 서재에서도 세자에게 들킬까 걱정하며 자신을 챙겨 함께 나가려는 홍라온에게 서서히 등장하며 "이영이다 내 이름"이라고 말하는 이영의 모습은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이 어우러져 기억될만한 명장면으로 남았다.
또 주연 커플 외의 중년커플의 로맨스도 한몫을 제대로 했다. 사극에서 빠질 수 없는 정치의 암투 속에서 사랑함에도 닿을 수 없었던 왕과 숙의 박씨(전미선)의 로맨스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에 힘입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린 것. 특히 중년 커플의 로맨스에도 이영과 홍라온이 엮이면서 주변 인물의 이야기가 진행될 때도 메인 서사가 힘을 유지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밖에도 '구르미 그린 달빛' 1, 2회의 코믹한 분위기를 위해 남발됐던 BGM이 이제는 제자리를 찾았다는 점과 세자의 무사 김병연(곽동연), 세도 정치 세력의 수장 김헌(천호진), 사랑스러운 '뚱공주' 명은 공주(정혜성), 야망 넘치는 중전 김씨(한수연) 등의 조연들이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의 무게를 더했다.
총 18회 중 3회만 왔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까. 이제 본격적으로 세자가 정치 싸움에 뛰어 들었고, 왕세자비 조하연(채수빈)이 등장해 4각 관계의 갈등을 이뤄갈 것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이야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구르미그린달빛문전사, KBS 미디어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