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차승원이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감독 강우석)를 통해 김정호로 변신, 묵직한 울림이 담긴 연기를 스크린에 펼쳐낸다.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고산자, 대동여지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강우석 감독과 차승원, 유준상, 김인권, 남지현이 참석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2009년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박범신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자, 30여 년간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온 강우석 감독의 스무번째, 또 첫 사극 작품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 대동여지도를 탄생시킨 지도꾼 '고산자(古山子) 김정호'의 감춰진 이야기를 그려냈다.
▲ 차승원 "김정호 선생에 누가 되지 않는 김정호役 되고 싶어"
단연 주목받는 것은 조선의 진짜 지도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내걸었던 고산자 김정호 역을 맡은 차승원의 존재감이다.
차승원의 스크린 컴백은 지난 2014년 6월 개봉했던 '하이힐' 이후 2년 만이다. 차승원은 영화에 참여한 소감으로 "역사에 나와있는 게 두 줄 밖에 안된다. 그렇지만 두 줄 밖에 안 나온 역사였지만 남겨놓은 업적은 어마어마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늘 생각하지만 실존 인물 연기에 있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했다. 강우석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이 합심해서 의견을 조율하고 보듬어서 만들어진 김정호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고민했던 시간을 떠올렸다.
이어 "무사히 끝난 것만 하더라도 다행이고, 영화가 나와서 또 김정호 선생님께 누가 되지 않는 김정호 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특히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개월 동안 대한민국 각지를 돌며 사계절의 풍광을 멋지게 담아낸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드라마틱하게 그려질 김정호의 삶은 물론, 스크린에 고스란히 녹아날 아름다운 배경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차승원은 첫 촬영으로 백두산을 찾았던 사연을 전하며 "백두산 천지의 날씨가 그렇게 급변한다는 것을 몰랐다. 굉장히 중요한 장면을 찍으러 갔었는데, 감독님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오라고 했는데 백두산이었다"고 당시의 놀랐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굉장히 장시간을 이동해서 보니, 찍을 수 있는 시간도 제가 보기엔 두 시간 정도였다. 날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굉장히 큰일날 일이었다. 촬영이 끝나자마자 먹구름이 쌓이더라. 촬영장에 두 번을 갔는데, 두 번 다 열렸다. 그러기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차승원과 부녀 호흡을 맞추는 순실 역의 남지현과의 호흡을 통해 따뜻한 드라마도 함께 한다.
남지현은 "제가 막내여서 긴장을 많이 했는데, 편하게 대해주셔서 저도 긴장해서 갔다가 '정말 재밌다' 이러면서 촬영했다. 촬영장에 갈 때마다 즐거웠다. 지금도 차승원 선배님을 만나면 엄청나게 반갑다. 마음속으로는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다"며 영화 속에서 드러날 이들의 남다른 부녀애를 기대케 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tvN 예능 '삼시세끼'를 통해 유머러스하고 친숙한 모습으로 대중과 마주했던 차승원이 보여줄 진중한 연기에도 시선이 모인다. 비록 미천한 신분으로 태어났지만, 만인을 위해 권력과 시대에 맞서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인 대동여지도를 완성시키기 위해 노력한 김정호의 모습을 어떻게 스크린에 녹여냈을 지, 김정호의 소탈함과 묵직함이 차승원의 연기를 통해 발현된다.
▲ 강우석 감독의 믿음 "1번 차승원, 2번 차승원, 3번 차승원"
이날 현장에서 강우석 감독은 차승원을 김정호 역으로 캐스팅하기까지의 비화를 생생하게 전하며 차승원에 대한 믿음을 보냈다.
강우석 감독은 "제가 직접 찍진 않았지만 제작했던 영화들 중에 '신라의 달밤', '선생 김봉두' 등을 보고 차승원에 대해 확신했던 것은 관객들을 편하게 해주고, 유치하지 않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코믹연기가 가능한 몇 안 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 부분은 가장 잘한다고 생각했다. '아들'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이렇게 사람을 울리는 연기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감독은 "(김정호에 대한 책을 읽어보니) '왜 이런 분을 교과서에서 한 두줄, 지도 한 장으로밖에 몰랐을까' 생각이 들었다. 교수님들이 쓴 글들 같은 자료들을 찾아서 나름대로 대단한 충격을 받았다. 김정호의 생각이 무엇이었을까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신경 썼던 부분을 전했다.
또 현장 속 차승원의 모습을 "김정호의 연기를 본 스태프들이 '빙의된 것 같다'고 하더라"고 설명하며 "영화를 보면 차승원이라는 인물이 김정호 그 자체로 보일 것이다"라며 칭찬을 전했다.
차승원 역시 "1년 만에 개봉하는 영화라 많이 떨린다. 그 노력이 헛되지 않게 여러분에게 진심이 잘 전달됐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이다"라고 얘기했다.
'고산자, 대동여지도'는 9월 7일 개봉한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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