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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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서현진 "결점 없이 착하기만 한 주인공, 과연 좋을까요"

기사입력 2016.07.06 09:34 / 기사수정 2016.07.06 09:36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또 오해영' 속 그냥 오해영(서현진 분)은 분명 모두가 좋아할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회사 회식에서 술에 취해 술주정을 부리기도 하고, 욱하는 성격에 박도경(에릭)을 때리기도 했다. 부모님에게는 철없는 딸이었다.

tvN 드라마 '또 오해영'은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의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의 성장 드라마다. 그냥 오해영과 박도경은 상반돼 보이지만 결국은 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냥 오해영은 박도경을 만나기 전까지 사랑 앞에 솔직하지 못했다. 박도경은 그냥 오해영을 만나기 전까지 불쌍하고 짠한 게 사랑인 줄 알았다. 한 마디로 적당히 사랑했다. 둘 다 온몸을 내던져 사랑해 본 적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냥 오해영은 박도경을 만난 뒤 결심한다. 온몸이 부서지게 사랑해 보겠노라고. 자전거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되뇐다. "생각해보면 '다 줄거야' 하고 원 없이 사랑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항상 재고, 마음 졸이고, 나만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닌가 걱정하고. 이제 그런 짓 하지 말자. 정말 마음에 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발로 차일 때까지 사랑하자. 인생에 한 번쯤은 그런 사랑 해봐야 하지 않겠니"라고. 박도경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죽는 순간 그냥 오해영을 한껏 사랑하지 못한 걸 후회한다는 걸 알고 결심한다. "재지 말자. 끝까지 가보자"고.

서현진 역시 "솔직한 연애가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숨기는 것 없이, 재는 것 없이 모든 걸 다 드러내놓고 할 수 있는 연애. 하지만 반대로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저를 엄청 쫓아와야 해요. 저는 내색도 잘 못 하고 좋다고 고백도 못 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해 주기만 기다리는 답답이에요"라고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고백하기도 했다. 그래서 서현진의 지인들이 결혼하며 서현진을 매우 걱정했다고.

그래도 서현진은 솔직한 연애를 추구한다. 담대하지 못할 뿐이다. 서현진은 "내가 생각하는 걸 맞춰봐" 보다는 "내가 뭘 생각하고 있어"라고 말하는 게 관계에 이롭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도경이가 바닷가에서 대리를 부른다고 했을 때 해영이의 반응이 속 시원했고, 귀여웠어요"라고 말했다. 이상형 역시 "자기의 못난 부분을 나에게 열어주는 사람"이라며 그냥 오해영이 아닌 서현진으로서도 한태진이 아닌 박도경을 택했을 거라 답했다.

'또 오해영'이 성공을 거뒀으니 이제야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중간 탈락자가 많은 드라마였다. 그 시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7~8회였다고 본다. 드라마 초반부가 그냥 오해영의 피해의식과 상처, 그리고 박도경에 빠져드는 설렘을 그린 판타지 로맨스였다면 중반부로 접어들며 드라마의 진짜 장르인 미스터리가 하나둘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도경이의 아빠에 대한 기억이 공개되면서 해영이에게서 도경이로 시점이 넘어갔다.

이때 중도 포기를 선언한 사람 중 몇몇은 '그냥 오해영이 너무 사랑에 미쳐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예쁜 오해영을 향한 그냥 오해영의 트라우마가 더욱 깊어지기도 했다. 서현진은 막무가내에 때론 폭력적이기까지 한 그냥 오해영을 어떻게 이해하고 연기했을까. 서현진은 오히려 되물었다. "주인공이 결점없이 착한 사람인 게 과연 좋을까요?"

서현진의 질문은 '또 오해영'을 함축하고 있는 문장이었다. '또 오해영'에 두 달간 미쳤던 이유, 그냥 오해영에 완전히 몰입했던 이유, 박도경의 죽음을 격렬히 반대했던 이유, 월요일을 기다렸던 이유가 축약된 한 문장. 오해영과 박도경은 어딘가 꼭 살아 숨 쉴 것 같은 울퉁불퉁하고 모난 인간이었다.

"성장은 단기간에 하는 게 아니잖아요. 다 결점이 있고 못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보시는 분들이 해영이가 좀 얄밉고, 어떤 순간엔 진절머리나게 싫어도 그게 해영이라서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중간에 제가 싫어진 분들도 있겠지만, 그것까지 다 보여드려야 제가 목표했던 밀착 다큐멘터리, 연애의 민낯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점프엔터테인먼트

[XP인터뷰] 서현진 "'또 오해영', 가장 모니터 열심히 한 작품"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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