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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서태지 명곡+카뮈의 원작…걸작 탄생할까(종합)

기사입력 2016.06.30 15:38 / 기사수정 2016.06.30 15:38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20세기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 '페스트'가 온다. 한 시대를 풍미한 서태지의 음악과 프랑스 현대문학의 선구자 알베르 카뮈의 작품이 만난 '페스트'는 기대에 부응하는 걸작으로 관객을 만족시킬까. 

'페스트'는 20세기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는 서태지의 음악과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소설 '페스트'를 원작으로 한 창작뮤지컬이다. 노우성 연출, 김성수 음악감독, 정승호 무대 디자이너가 의기투합했다.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의학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한 시대, 원인불명 완치불가의 병이 사라진 지 오래인 첨단 도시 오랑에서 수백 년 전 창궐했던 페스트가 발병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발생한다. 생각지 못한 재앙 앞에 시스템이 제공하는 풍요 속에서만 살아온 시민들과 완벽하게만 보였던 도시는 대혼란을 겪게 되고 그 속에서 페스트에 대항해 살아남기 위한 천태만상의 인간군상을 담는다.

30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디노체컨벤션에서 '페스트'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윤형렬은 '버뮤다'를, 손호영과 박은석은 '슬픈아픔'을 불렀다. 김도현은 넘버 '제로'를 시연했다. 마지막으로 김다현, 윤형렬, 오소연, 조형균, 이정한 등이 인간과 인간이 단절되는 현실을 녹여낸 '코마'를 비장하게 열창했다.

김민석 기획제작총괄은 "서태지의 음악을 총망라해서 엮어보면 어떨까 막연하게 생각했다. 이후 송경옥 PD님을 만나서 구체화하게 됐다"고 밝혔다.

서태지를 설득하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했다. 김 총괄은 "완벽한 분이고 뮤지컬이란 분야를 몰라서 의아해했다. 자신의 음악이 뮤지컬로 편곡이 가능한지, 스토리를 어떻게 이어가는지 의아해했는데 김성수 음악 감독님을 만난 뒤 이 정도면 좋은 극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대본은 6년 간 6, 7번을 썼다. '로미오와 줄리엣'에 서태지의 음악을 넣기도 했는데 '페스트'란 원저를 만나면서 급진전됐다. 서태지가 마음에 들어했다"며 서태지를 설득한 과정을 전했다.

이어 "서태지가 뮤지컬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이 들었을 때 할 수 있게 됐다. 너무 좋은 분들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완전히 지지해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큰 관심을 보고 지켜보는 입장이다"고 덧붙였다.

송경옥 책임프로듀서는 텍스트 분석을 우선순위로 뒀다. 송 프로듀서는 "가사의 내용이 추상적이고 시적이지만 어려운 가사는 아니어서 오히려 쉬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락 음악도 있었고 '너에게', '소격동'같이 부드러운 노래도 있다. 굉장히 대중적인 음악과 마니아 음악이 같이 있다. 그 다양성 때문에 뮤지컬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김성우 음악감독은 "음악적 호흡은 편곡으로 만들어갈 수 있어 가사에 치중했다. 좋은 대본이 나오길 기다렸다. 원작자의 만족도도 중요하다. 언제 서태지스러움이 나와야 되는지도 고민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우성 연출은 "서태지 노래에 대해 취향적인 면에서 호불호는 있겠지만 90년대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서태지의 음악이 카뮈의 작품과 만나서 다른 해석으로 펼쳐진다. 서태지를 사랑하는 분들, 그의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은 완벽한 뮤지컬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저항과 연대라는 두 단어가 카뮈가 말하고자 한 저항과 연대와 닮아있다. 아름답게 창작됐다"고 자신했다.

김다현, 박은석과 함께 정의롭게 저항하는 오랑 시립병원 신임원장 리우 역에 캐스팅된 손호영은 서태지의 음악으로 만든 뮤지컬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되긴 하다"며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서태지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님, 뮤지션이다. 그만큼 너무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이기 때문에 부르면서 즐거웠다. 새롭게 뮤지컬 편곡으로 바뀌면서 이 음악이 가능성을 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즐겁게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의를 만나 변화를 꾀하는 저널리스트 랑베르를 김도현과 연기하는 윤형렬은 "랑베르의 유일한 솔로곡인 '제로'를 좋아한다. 가사 내용도 랑베르의 갈등과 잘 맞아 있다"며 좋아하는 넘버를 꼽았다.

그러면서 "서태지의 음악은 서태지만 부를 수 있는 노래라서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강하다. 저도 모르게 서태지의 목소리를 따라가게 된다. '나에게 이런 미성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서태지의 그늘을 벗어나 뮤지컬 배우로서 어떻게 우리의 정서를 담느냐가 큰 숙제다"고 말했다.

원작에는 없는 리샤르, 권력을 사랑하는 오랑시 시장으로 분한 황석정은 "이 작품을 하게 된 건 운명이다. 어릴 때부터 전염병에 관심이 많았다. 인생의 여러 단계에서 전염병과 항상 관련이 있었다. 최근 메르스 사태 등 여러 병들이 창궐할 징조가 있다.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변할까, 어떻게 대처할까 혼자 걱정하고 있다. '페스트'는 아주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미래의 시점을 다루는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오소연과 피에스타 린지는 순수함과 열정이 공존하는 식물학자 타루를 연기한다. 오소연은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많다. 작가와 작곡가가 배우들보다 주목받는 작품은 없었다. 그만큼 검증이 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창작 초연인 만큼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7월 22일부터 9월 30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박지영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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