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사실상 16강 진출이 유력한 잉글랜드와 자력으로 올라가기 원하는 슬로바키아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만났다. 21일 오전4시(한국시간) 프랑스 생테티엔에 위치한 스타드 조프로이 귀샤르에서 슬로바키아와 잉글랜드의 유로2016 조별리그 B조 3차전이 열린다. 이번 경기로 조 1위 자리가 바뀔 가능성도 있기에 다음 라운드를 위해서 중요한 한 판이 될 예정이다.
예상 선발 라인업
유로 본선 첫 승리에 이어 16강 진출까지 바라본다
‘에이스’ 마렉 함식의 활약 속에 슬로바키아는 분리 독립 후 유로 본선에서 첫 승리를 맛봤다. ‘체코슬로바키아’라는 하나의 국가에서 1993년 체코와 따로 떨어져 독립한 슬로바키아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유로 본선에 올랐다. 1차전서 가레스 베일을 앞세운 웨일스에게 1점차 석패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2차전 상대인 러시아에게 보란 듯이 역사적인 승리를 쟁취해냈다. 해당 경기에서 함식은 단연 빛났다. 1골 1도움을 올리며 팀의 모든 득점에 기여한 함식은 ‘에이스의 자격’을 유럽 전역에 드러냈다. 특히 자신이 직접 차 넣은 환상적인 골은 함식의 클래스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제 함식은 첫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16강을 겨냥하고 있다.
물론 슬로바키아의 힘은 함식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마르틴 스크르텔과 얀 두리차가 버티고 있는 수비진도 강력하다. 지난 2차전에서 투지 넘치는 수비를 보여준 슬로바키아는 러시아의 막판 공세를 육탄 방어해냈다. 또한 한때 아버지가 감독이기에 어부지리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며 ‘금수저’ 논란에 휩싸였던 미드필더 블라디미르 바이스는 이제 실력으로 오명을 벗긴 지 오래다. 러시아전에서 함식과 함께 1골 1도움을 기록했던 바이스의 존재도 슬로바키아에 자신감을 더해준다.
최상의 분위기 잉글랜드, 주전 공격수는 누가 될까
지난 경기 ‘영연방 라이벌’ 웨일스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잉글랜드는 상당히 고무돼있다.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서 러시아에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내주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던 잉글랜드는 웨일스에 ‘버저비터 골’로 제대로 화풀이하며 아픔을 말끔히 씻었다. 덕분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전방에서의 ‘골 가뭄’에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가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던 1차전과 달리 공격수들이 득점에 성공했다는 점도 희소식이다. 득점포 침묵 중인 해리 케인을 대신해 제이미 바디와 다니엘 스터리지가 골을 넣어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덕분에 로이 호지슨 감독은 때 아닌 고민에 빠졌다. 호지슨이 주전 공격수로 신뢰해온 케인은 잉글랜드가 본선 무대에서 답답한 공격력을 보이자 가장 먼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케인을 고집한 호지슨 감독 역시 비난을 받았다. 심지어 훌륭한 제공권 장악 능력을 갖춘 케인을 코너킥 키커로 고정시킨 결정에 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호지슨은 두 번째 경기에서 웨일스에게 1점 뒤진 상태로 후반전을 맞이하게 되자 고집을 꺾고 케인과 라힘 스털링을 대신 바디, 스터리지를 투입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이제 호지슨은 자신의 판단을 밀어붙일 수 없게 됐다.
기세 좋은 양 팀의 맞대결
양 팀 모두 분위기는 좋다. 슬로바키아는 기세등등한 함식과 함께 내친 김에 16강행까지 확정 짓겠다는 심산이다. 잉글랜드에 비해 상대적 열세인 전력이지만 상승궤도에 접어든 만큼 무서울 것은 없다. 자국 축구 역사에 한 줄을 쓰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현재의 슬로바키아는 잉글랜드라 할지라도 방심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만약 비기더라도 다른 조의 3위들과 성적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기에 슬로바키아가 ‘유로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또 다른 역사를 쓰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잉글랜드의 ‘핫 바디’ 제이미 바디는 올해 치른 A매치 7경기에서 4골을 넣는 절정의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케인 성애자’인 호지슨 감독일 지라도 무시할 수 없는 기록이다. 영국 매체 '미러'는 19일 "호지슨 감독이 조별리그 최종전에 선발 선수 6명에 변화를 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케인, 스털링, 웨인 루니 등이 휴식을 취할 것이라 예상됐다. 케인이 부진하고 스털링은 웃기 힘든 ‘부진한 스털링 자국 복귀 모금 운동’ 해프닝까지 겪은 뒤라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지난 경기 득점에 성공하며 자신감에 차있는 바디와 스터리지가 힘을 합쳐 득점을 노릴 경우 슬로바키아의 수비진은 더욱 긴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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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