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청주, 박진태 기자]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 출장 기록을 가지고 있는 투수는 권혁(33·한화)이다. 그는 39경기에 출장해 2승 1패 3세이브 8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서도 권혁은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라 팀의 승리를 지켰다.
이날 한화는 선발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가 1회를 채 버티지 못하며 무너졌고, 불펜진이 그 부담을 떠안았다. 장민재는 4⅓이닝을 던졌고, 바통을 이어받은 권혁은 3이닝을 책임졌다. 경기 후반 한 점 차의 상황이었지만, 그는 무실점으로 넥센의 타선을 틀어막았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7회초 고종욱을 중전 안타로 출루시킨 뒤 보크를 범하며 무사 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이 상황에서 후속 타자 김하성은 기습 번트를 했고, 이 타구는 3루수 쪽으로 떴다. 공은 포구하기 쉽지 않은 위치였고, 3루수 송광민은 펄쩍 뛰어 피했다. 결국 김하성의 번트 타구는 파울로 선언됐다.
권혁은 이 장면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송)광민이가 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을 해 '잡지 말라고' 크게 소리를 쳤다. 결과적으로 그 수비가 경기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승부처가 됐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후 권혁은 김하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윤석민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권혁은 대니돈과 김민성을 연속해 범타로 처리했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세 타자로 이닝을 끊어냈고, 9회에 앞서 마무리 투수 정우람과 교체됐다.
3이닝 무실점 역투. 권혁은 지난 16일 kt전 1⅓이닝을 소화했던 터라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었지만, 자신의 몫을 120% 이상 해냈다.
권혁은 "3이닝을 던져 공 개수가 늘어났지만, 접전 상황이었기 떄문에 집중하려고 했다"라며 "위기 상황 마운드에 올라도 마음가짐은 같다. 무조건 막아야 된다. 야수들의 만들어낸 점수를 지키려고 했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경기 후반 나 때문에 팀이 패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무너지면 팀이 안아야할 상처가 너무 크다. 그러나 부담보다는 책임감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시즌 불펜 투수로서 112이닝을 소화한 권혁은 "작년 많이 던졌던 것이 올 시즌 도움이 된다"라며 "연투를 하면 구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와의 승부에서 제구와 변화구에 신경쓰며 맞혀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한화의 권혁은 어떤 투수보다도 믿음이 가는 선수다. 오늘도 권혁은 한화의 마운드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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