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예상대로 흘러가던 유로2016에서 첫 이변이 벌어졌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던 헝가리가 지역예선 전승을 기록한 다크호스 오스트리아를 제압했다.
헝가리는 15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첫 경기서 오스트리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시종일관 오스트리아와 대등하게 싸운 헝가리는 아담 살라이, 졸탄 슈티베르의 득점으로 이변을 만들어냈다.
1950년대 페렌츠 푸스카스를 앞세워 '매직 마자르'의 영광을 누렸던 헝가리 축구가 44년 만에 유럽을 향한 포효를 시작했다. 과거 헝가리는 W.M (3-2-5) 전술의 발견을 통해 이후 W.W, M.M 등으로 발전을 거듭하며 축구 전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 결코 축구와 인연이 없는 국가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세계 축구 흐름에서는 변방에 머물러있었다. 유로 대회는 1972년 이후 늘 예선서 탈락했고 월드컵도 1986년 대회에 나선 것이 마지막일 만큼 중심서 멀어져있었다. 사실 이번 대회 본선 진출도 참가국이 늘어나면서 운이 따라준 결과였다. 플레이오프 끝에 노르웨이를 꺾고 올라온 헝가리의 기록을 살펴보면 유로2016 진출국 중 가장 낮은 승점에 골득실도 형편없었다.
실제 경기를 살펴보면 이질감까지 느낄 정도였다. 단 한 명의 슈퍼스타가 없었고 불혹을 넘긴 골키퍼의 헐렁한 트레이닝복 하의는 요즘 유럽축구에 익숙한 팬들에게 어색함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그만큼 헝가리에게 기대할 것이 적었던 대회였지만 44년 만에 유로 본선에 나선 특별함은 본선 첫승으로 이어지면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세계적인 명성의 다비드 알라바를 축으로 케빈 빔머, 알렉산더 드라고비치,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 등 익숙한 선수들이 많은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헝가리는 결코 물러섬 없이 맞받아쳤다. 일반적으로 전력이 약한 팀이 강한 팀을 상대로 꺼내드는 수비적인 전술이 아닌 한번 붙어보자는 듯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력으로 오스트리아를 제압하는 힘을 과시했다.
안정적으로 전반을 마친 뒤 보여준 후반의 모습은 날 것 그대로였다. 공격적으로 나서는 헝가리에 오히려 오스트리아가 뒤로 주춤주춤 밀려났고 후반 15분 살라이의 득점으로 이변을 완성했다. 오스트리아는 실점에 당황해 드라고비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자멸했다.
흥분한 상대를 맞아 노련하게 경기를 풀어간 헝가리는 보란 듯 마지막 순간 슈티베르가 역습을 통해 골키퍼 키를 넘기는 로빙 슈팅으로 완벽한 마침표를 찍으며 조용하던 이번 대회에 강렬한 이변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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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