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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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업'의 역설, 경기 시간≠성적 반비례?

기사입력 2016.06.13 07:43 / 기사수정 2016.06.13 16:30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타고투저의 시대는 여전히 시계 속에서 유효하다. 더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팀이 강하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최대한 살리자는 취지의 '스피드업.' 6월 12일까지 KBO리그 전체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9분(연장 포함 3시간 24분). 2014년 평균 3시간 27분, 2015년 평균 3시간 21분에 비교해 2분 더 빨라졌다. 

보통 경기 시간은 공격력보다 수비력이 좌우한다. 공격이 길어질 수록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투수력이 좋으면 많은 주자를 내보내지 않고 이닝이 끝났다. 바꿔 말하면 타자들이 안타를 덜 치고, 투수가 강한 팀이 경기 시간이 짧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경기를 빨리 끝내는 팀이 좋은 성적을 낸다고 보기는 힘들다.

'스피드업'이라는 규정이 공격과 수비 시간을 줄이자는게 아니라, 불필요한 잡동작과 긴 공백 시간을 삭제하자는 것이지만 팀의 공수 성적은 경기 시간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현재 팀별 경기당 소요 시간을 보면 KBO리그 전체 평균 시간보다 느린 팀의 성적이 오히려 좋다. 평균 경기 시간이 가장 짧은 팀은 넥센과 SK다. 두 팀은 3시간 10분으로 전체 평균보다 9분 더 빠르다. 그 뒤를 평균 3시간 17분인 KIA와 kt가 뒤따르고 있다. 

이 4개의 팀들은 현재 팀 타격 지표에서 중하위권에 위치해있다. KIA가 2할8푼으로 팀 타율 6위, 그 뒤를 7위 넥센(0.279)-9위 kt(0.273)-10위 SK(0.272)가 각각 위치해있다. 반면 팀 마운드 평균 자책점은 3위 넥센(4.47)을 비롯해 대부분 중위권 이내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상위권에 속한 강팀 두산, NC는 의외로 경기 시간이 길다. 초반 점수를 빼고, 중간에서 실점을 하더라도 후반 역전승을 거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산은 정확히 전체 평균인 3시간 19분이 소요되고, NC는 3시간 21분이 소요된다. 연장까지 포함하면 각각 3시간 21분, 3시간 24분이 된다. 

평균 3시간 34분으로 10개 구단 중 평균 소요 시간이 가장 긴 한화 역시 이번주에만 두차례 연장 혈투를 펼치면서 '명불허전'을 과시했다. 물론 지는 경기가 많았던 시즌 초반에 비해 최근에는 타선의 끈끈함을 앞세워 경기가 길어졌고, 평균 시간 단축 실패로 이어졌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주 주간 승패 성적표에서 상위권 6개팀(NC, 두산, 한화, 삼성, 롯데, LG)이 평균 시간과 비슷하거나 느렸고, 하위권 4개팀(넥센, KIA, kt, SK)은 평균 시간보다 빨랐다. 타고투저가 가지고온 '스피드업'의 역설이다.

NYR@xportsnews.com/사진=엑스포츠뉴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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