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변명의 여지가 없는 패배였다. 그동안 16경기 연속 무패, 10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기록을 세웠지만 이번 결과로 빛이 바랬다. 약팀을 상대로 세운 기록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한국이 스페인에 1-6 대패를 당했다. 놀리토와 알바로 모라타가 각 2골씩,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다비드 실바까지 골맛을 본 스페인에게 한국은 주세종이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쳐야만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 6위의 강팀을 상대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이번 대패는 한국 국가대표팀에 적잖은 충격을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상대적 약체로 평가되는 아시아권의 국가들과 경기였기는 했지만 16경기 연속 무패 행진은 선수단 사기 진작에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유럽의 강호를 만나자마자 참패를 당하며 기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앞으로 또 다른 강팀을 만났을 때 선수들의 부담감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있다. 평가전이기에 경기의 승패가 중요하지는 않다지만 자칫 정신적 문제가 생길 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한 실점 장면들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보통 평가전에서는 실점을 허용할 때 상대의 어떠한 공격 방식에 당했는지, 이에 따른 개선점은 무엇인지를 알아낼 기회로 삼는다. 하지만 실점의 대부분이 우리 선수의 실책으로 만들어진 이번 경기는 얻어내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았다.
패배의 여파는 경기장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스페인 일간지 ‘아스’는 경기 후 자국 국가대표팀의 여유로운 승리를 전했다. ‘아스’의 루이스 니에토 기자는 중앙 수비수인 마르크 바르트라와 헤라르드 피케에 대해 “거의 아무런 위협도 받지 않았다”라며 한국의 공격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울리 슈틸리케 감독 밑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너무 적다”라고 한국과 스페인의 전력적 차이를 설명했다.
오는 10일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유로2016과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니에토는 “우리는 좋은 출발을 보였고, 프랑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한국이 우리 조에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라는 발언을 남겼다. 스페인이 이번 경기에서 손쉽게 승리를 거뒀기에 나올 수 있는 말이었다. 한국은 이번 결과로 인해 경기 내용을 넘어 상대 국가의 언론에게도 굴욕을 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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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