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베일을 벗은 ‘운빨로맨스’의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첫 회에 두 자릿수 시청률(10.3%)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줬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1회의 단점을 보완해 기대에 부응할지 지켜봐야 할 듯하다.
26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는 심보늬(황정음 분)와 제수호(류준열)의 첫 만남과 등장인물의 성격, 관계 등을 풀어냈다.
제목부터 독특한 이 드라마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고, 대세남녀 황정음과 류준열이 호흡한다는 점으로 주목받았다. 말 그대로 소문난 잔치였으나 뚜껑을 연 결과 평가는 갈렸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일단 남자주인공의 설정과 성격이 웹툰과 다르다. 원작 속 제택후는 짠돌이로 악착같이 생활하는 IT 계열의 회사원이다. 반면 드라마 속 제수호는 외제자를 끌고, 선글라스로 멋을 내고, 카지노에서 게임을 즐기는 IT업계 최고의 게임 회사 CEO로 나온다.
웹툰에서는 로맨스가 현실적으로 비쳤지만 드라마에서는 신데렐라 구도를 연상하게 했다. 가난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여자 주인공 심보늬와 자기 밖에 모르는 CEO의 만남은 그동안 여타 드라마에서 봐왔던 익숙한 로맨스의 형태다. 공감되는 에피소드가 없다면 금방 식상함을 초래할 수 있다.
우연도 계속됐다. 심보늬는 카지노에서 제수호와 충돌했다. 제수호는 결국 오물을 뒤집어쓰고 말았다. 이후 친구 이달님(이초희)의 급한 부탁을 받고 토끼탈을 쓴 채 제수호의 회사 제제팩토리 시연회에서 오류를 해결하러 나섰다. 제수호는 그를 산업스파이로 오해했다. 말미에는 만취한 심보늬가 제수호와 우연히 만났고, 그가 호랑이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우연은 남녀주인공을 이어지게 하는 매개체지만, 반복되면 억지스러움을 줄 수 있다.
산만하다는 점도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제수호의 트라우마부터 심보늬의 과거 사연, 미신을 믿게 된 전말까지 첫 회에 많은 내용을 보여주려 해 어수선했다. 에피소드 사이의 유기적인 흐름이 부족했다.
아직 1회밖에 방영하지 않은 시점이기에 실망은 이른감이 있다. ‘미신’, 호랑이띠 남자와의 하룻밤‘ 으로 엮이는 로맨스는 다른 드라마에서 보여주지 못한 소재다. 독특한 이야깃거리를 공감이 가도록, 또 코믹과 로맨스를 자연스럽게 조화해 나간다면 호응을 받을 듯하다. 산만했던 초반보다 후반에 몰입도가 높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2회에서도 재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황정음과 류준열의 케미스트리는 좋았다. 두 사람은 전작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녀는 예뻤다' 김혜진과 '응답하라 1988'의 정환을 어떻게 벗어 던질지 관심을 모았는데, 각자의 캐릭터를 무리 없이 소화했다.
'킬미 힐미', '그녀는 예뻤다' 등 비슷한 연기에 대한 우려를 산 황정음은 김혜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류준열은 무뚝뚝한 시크남 정환과 겹쳐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심보늬 때문에 곳곳에서 허당미를 분출하는 연기로 전작과 차별화를 뒀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