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태성 기자] 리버풀의 11년 만에 유럽대회 정상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리버풀은 19일(한국시간) 스위스 바젤의 상크트 야콥 파크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세비야에 1-3으로 패하며 세비야의 대회 3연패 달성의 제물이 됐다.
2004~2005 챔피언스리그에서 ‘이스탄불의 기적’을 연출하며 우승했던 리버풀은 이번 대회에서도 ‘기적의 팀’으로 불렸다. 특히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8강 2차전에는 후반전에만 4골을 몰아치는 기염을 토하며 ‘안필드의 기적’을 이뤄냈다. 준결승에서는 스페인의 비야레알을 꺾으며 자칫 스페인 팀들의 잔치가 될 뻔한 이번 유럽대항전 결승전의 유일한 잉글랜드 팀이 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노멀 원’ 위르겐 클롭 감독이 있었다.
클롭은 강한 압박과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리버풀을 탈바꿈 시켰다. 브랜든 로저스 전 감독의 유산을 물려받아 자신의 색채를 입힌 클롭은 선수들의 역량을 이끌어내는 능력을 어김없이 보여줬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던 때의 모습을 되찾았고 체력이 뛰어난 제임스 밀너를 클롭의 대표적 전술인 게겐프레싱(전방 압박)의 첨병으로 삼았다. 나다니엘 클라인과 알베르트 모레노라는 공격적 풀백들을 적극 활용해 공수 전환 또한 빠르게 가져갔다. 선수들은 “클롭이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클롭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라는 인터뷰로 그의 공헌을 인정했다.
또한 클롭이 터치라인 부근에서 보여주는 카리스마는 경기를 보는 모든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그라운드에 있는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경기에 임하는 클롭의 태도는 선수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선수들의 집중력은 높아졌고 경기력 역시 눈에 띄게 개선됐다. 매 경기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뛰어다니는 리버풀을 당해내기는 쉽지 않았다. 특히 유로파리그 같은 토너먼트에서 리버풀 선수단의 정신력은 더욱 빛났다.
비록 유로파리그 우승은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 도중 선임돼 빠른 시간 안에 팀을 변화시키며 ‘우승 희망’을 안겨준 클롭에게는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클롭은 경기 후 UEFA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의 경험으로 선수들이 더 강해질 것이라 믿는다”라고 전망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더 나아지는 모습을 갈구하는 클롭의 정신이 그대로 반영된 인터뷰였다. 정체되지 않고 더 발전하기 원하는 이 모습은 클롭의 리버풀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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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