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5차례 도로가요제 음원의 차트 강타, 인디밴드 혁오의 재발견, 터보를 비롯한 90년대 톱스타 가수들의 소환, 토토즐 슈퍼콘서트의 개최, 그리고 젝스키스의 YG 전속계약. 이 일련의 굵직굵직한 가요계 '사건' 뒤에 한 편의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MBC '무한도전'이다.
#1. 음원깡패 = 무도 가요제
2007년부터 2년마다 열린 무한도전 가요제는 한마디로 음원깡패였다. 출시된 음원마다 차트를 뒤집어놓았다. 결과만 요약하면 이렇다(멜론 연간차트 기준).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 = 키작은 꼬마이야기(하하. 69위)
2009년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 = 냉면(박명수 제시카. 74위), Let's Dance(유재석 타이거JK 윤미래. 86위)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 바람났어(박명수 지드래곤. 2위), 압구정 날라리(유재석 이적. 18위), 나만 부를 수 있는 노래(길 바다. 68위), 순정마초(정형돈 정재형. 76위), 흔들어주세요(노홍철 싸이. 92위), 말하는 대로(유재석 이적. 95위)
2013년 자유로가요제 = 해볼라고(정형돈 지드래곤. 90위)
2015년 영동고속도로가요제 = 레옹(박명수 아이유. 14위), 맙소사(황광희 태양 지드래곤. 42위), 스폰서(하하 자이언티. 65위), 멋진 헛간(정형돈 혁오. 85위), I'm So Sexy(유재석 박진영. 94위)
#2. 인디밴드 혁오의 재발견
무도가요제는 이 와중에 인디밴드 혁오(오혁 임동건 임현제 이인우)를 메이저리그로 편입시켰다. 혁오는 결국 타블로가 세운 레이블 하이그라운드와 전속계약까지 맺었다. 2015년 영동고속도로가요제 때 게스트 뮤시션으로 참여한 혁오는 이 해 가장 뜨거운 밴드였다. 그들의 음원성적은 이랬다(2015년 멜론 연간차트).
위잉위잉 = 6위
와리가리 = 16위
소녀(오혁) = 74위
이 뿐만이 아니다. '무도'가 특집으로 방송한 '나름 가수다'(2011년)와 '박명수의 어떤가요'(2013년)를 통해서도 히트곡을 대량으로 뽑아냈다. '나름 가수다'에서는 정준하의 '키 큰 노총각 이야기', 하하 스컬의 '바보에게 바보가', '박명수의 어떤 가요'에서는 정형돈의 '강북멋쟁이'가 떴다. 특히 '강북멋쟁이'는 2013년 연간차트 64위에 오를 정도로 크게 히트했다. 작곡가로서 박명수의 역량과, 데프콘과 수차례 듀엣앨범을 내며 개가수로 입지를 굳힌 정형돈의 실력, 그리고 '레게전문 뮤지션'으로서 하하의 솜씨, 가수 뺨치는 정준하의 감성이 두루두루 빛났다.
#3. 90년대의 소환술사 =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무도'가 2014년 11월1일, 11월8일, 12월20일, 12월27일, 2015년 1월3일 총 5차례에 걸쳐 방송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뜨거운 무대였다. 터보 김현정 S.E.S 쿨 소찬휘 지누션 조성모 이정현 엄정화 김건모 등 90년대를 휩쓸었던 톱스타들이 모두 나왔다. 이들이 2014년 말에 한 프로그램에 모두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무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이들의 '옛노래'는 2015년 1월 월간차트를 보란듯이 강타했다. 역주행도 이런 역주행이 없었다.
잘못된 만남(김건모) = 17위
그녀와의 이별(김현정) = 32위
White Love(터보) = 39위
전화번호(지누션) = 40위
멍(김현정) = 43위
말해줘(지누션) = 47위
Poison(엄정화) = 53위
나 어릴 적 꿈(터보) = 56위
Tears(소찬휘) = 67위
초대(엄정화) = 69위
To Heaven(조성모) = 84위
너를 사랑해(S.E.S) = 86위
잠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김건모) = 93위
슬퍼지려 하기 전에(쿨) = 97위
현명한 선택(소찬휘) = 98위
'무도'가 빚어낸 '90년대 소환술'은 장외로 번졌다. 지난해 4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대형 공연 '슈퍼콘서트-토요일을 즐겨라'가 열린 것. 김건모 쿨 지누션 터보 이정현 김현정을 비롯해 박미경 클론 철이와미애 등이 총출동했다. 올해 9월에도 시즌2가 열리는 것을 보면, '무도발 90년대 신드롬'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4. 젝스키스의 귀환
지난 4월16일 '무도'가 또한번 일을 냈다. '토토가2'로 90년대 톱 아이돌 젝스키스(은지원 이재진 김재덕 강성훈 장수원 고지용)를 한 무대에 올려세운 것. 2000년 5월18일 해체된 지 16년만이었다. 특히 사업가로 변신한 고지용까지 가세한 이 게릴라 콘서트에 6000여 팬들은 노랑 물결로 화답했다. 이들이 1998년 발표한 3.5집 수록곡 '커플'은 18년만에 음원차트에 재진입했고, '뮤직뱅크'에서는 차트 14위까지 올랐다. YG와 전속계약을 맺은 이들은 6월 재결합 기념 단독콘서트를 거쳐 올해 신곡이 담긴 새 앨범까지 낼 예정이다.
없던 신곡을 만들어내고, 있던 곡들을 역주행시키며, 동시에 옛 스타를 소환한데다, 그것도 모자라 재결합까지 시킨 '무한도전'. 선량한 가요제작자 입장에서는 복장 터질 일이겠지만, '무도'는 가요판을 흔들어대는 대놓고 보이는 손이다. 마침 멤버들도 6명이겠다, '무도'는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계의 젝스키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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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