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처음으로 잠 오는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지금 이시점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된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변화를 시사했다. 시즌 초반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팀 운영에도 변화를 주겠다는 뜻이다.
16일 전국에 내린 봄비로 한화 역시 한 경기를 쉬어갈 수 있었다. 재활 끝에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돌아온 윤규진이 비를 맞으면서 공 2개를 던지고 첫 경기가 마무리된 것은 아쉽지만, 4연패에 빠져있는 지금 휴식일은 반갑다.
이날 경기전 김성근 감독은 평소와 비슷했다. 불펜에서 심수창, 김용주 등 투수들의 피칭을 직접 살펴봤다. 현재 최대 고민은 투수. 전날(16일)에도 이태양 등의 피칭을 살펴본 김성근 감독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다.
취재진이 "잠은 좀 잘 주무셨냐"고 묻자 김 감독은 "어제 처음으로 약을 먹고 잤다"며 엷게 웃었다. 그리고는 "원래도 4월은 어려울거라 생각했다. 송신영과 심수창이 계산에서 빠진 것이 컸다. 그게 큰 오산이었다. 나머지 투수들은 늦게 나오겠지 싶었다"며 초반 고전의 이유를 분석했다.
또 '변화'를 이야기 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금 이 시점에서 변화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 어제 경기(15일 LG전)도 작년 같으면 권혁을 투입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냥 대패하라고 놔뒀다. 관중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운영이 안된다"며 "멀리 내다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인만큼 1경기, 1경기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초반부터 흐름이 확실히 넘어간 경기는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15일 LG전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화는 현재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이었던 마에스트리가 1회부터 만루홈런을 맞으며 무너지자 이후 승리조를 투입하지 않았다. 오랫동안 등판하지 않은 정우람이 점검차 아웃카운트 1개를 잡은 것이 전부였다. 이것이 김성근 감독이 말한 '변화'의 시작이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4경기 연속 연투하며 지는 경기에서 '마당쇠' 역할을 한 김경태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지금 김경태와 장민재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김 감독은 "솔직히 LG전에서도 김경태를 내면 안되는건데 던져줘서 고맙다"고 했다.
다행인 것은 16일 1군에 복귀한 윤규진과 이태양이 청신호를 켠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불펜에 좌투수들이 많아 우완인 윤규진이 선발로 나오면 어떨까 싶었다. 원래 16일이 2군에서도 선발로 던지기로 한 날이라 그럴 바에는 여기서 던지라고 했다. 이제 몸상태가 괜찮을 것 같다. 10 중 6~7정도에 와있지 않나 싶다. 이태양도 아주 좋아졌다"며 희망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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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