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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의 민족' 황혼의 래퍼들, 도전에 나이는 상관없죠 (종합)

기사입력 2016.04.01 23:21 / 기사수정 2016.04.01 23:21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할머니 래퍼들은 열정이 있었고, 프로듀서들은 최선을 다해 자신을 선보였다. 

JTBC '힙합의 민족'이 1일 첫 선을 보였다. 할머니 크루들과 힙합 프로듀서들의 만남이라는 점으로 방송 전부터 관심을 끌었다. MC로는 산이가 나섰다. 

출연진들부터 남다르다. 김영옥, 최병주, 김영임, 염정인, 양희경, 이경진, 이용녀, 문희경 등 배우부터 국악인 등 다양한 래퍼도전자들이 나섰다. MC 스나이퍼, 피타입, 치타, 한해, 키디비, 릴보이, 딘딘, 주헌 등 실력을 인정받은 다양한 힙합 래퍼들은 이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각자 임하는 각오도 남달랐다. 원조 할미넴인 김영옥은 "망신을 당하려고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암투병을 했었던 '원조 국민 여동생' 이경진은 자신 또한 망가지겠노라 선언했다. 문희경은 최연소 참가자 답게 '센 언니' 포스를 발산해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염마에' 염정인도 남다른 분위기를 드러냈고, 2014년 '잘못된 만남'으로 '전국노래자랑'에서 인기상을 수상하고 물론 엠넷 '쇼미더머니'에도 나왔던 최병주의 등장에 래퍼들은 모두 반가워했다. 그는 래퍼들에게도 인정받는 박자감각으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양희경은 언니 양희은에 버금가는 음악DNA로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악인 김영임은 젊은 이들과의 소통 방법으로 힙합을 택했음을 밝혔다. 양희경은 "안했던 사람들만 한다고 하더니 완전 프로들이 와서 한다"며 막강한 다크호스의 등장에 긴장했다. 



본격적으로 할머니 래퍼들과 프로듀서들 간의 짝 찾기가 시작됐다. 프로듀서는 7팀인데 도전자는 8명인 상황. 8위 할머니는 파트너 없이 혼자 경연을 진행하게 돼 모두들 긴장했다. 프로듀서들 또한 래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MC스나이퍼는 강렬한 래핑으로 포문을 열었다. 그는 'Untitled'로 묵직한 래핑을 선사했다. 할머니 래퍼들은 무슨 가사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면서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피타입은 리스너들을 위해 '돈키호테'로 편안한 랩을 선사했다. 그는 "양희경 선생님이 어머니와 똑같이 생기셨다"며 유독 긴장했던 이유를 털어놨다. 피타입 덕분에 할머니 래퍼들은 느린 랩에 눈을 떴다. 

치타가 펼친 무대에 할머니 래퍼들은 깊은 감명을 받았다. 에너지가 좋았다는 평으로, 치타의 랩은 할머니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의 태도 또한 훌륭했다는 평이다. 한해는 할머니들을 위한 예의 바른 랩으로 노년의 마음을 저격했다. 훈남 래퍼의 애교섞인 래핑에 많은 이들이 만족스러워했다. 릴보이 또한 후렴을 따라부를 수 있도록 해 호응을 얻었다. 딘딘은 "할머니가 아니라 누님들에게 바치는 노래"라고 하는 바람에 프로듀서들에게 혹평을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 몬스타엑스 주헌은 춤까지 선보이며 할머니 래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할미넴 무대 첫 주자로 나선 이용녀는 '리듬 타'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내 몸에 리듬감이 전혀 없다"면서도 "리듬을 흉내내는 게 시작이다. 얼마만큼 쫓아가야 가까이 갈 수 있을까 싶다. 너무 멀지만 가는 데까지 가보자 한다. 이거 끝나도 아마 계속 랩을 할 것 같다.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용녀는 예상 외로 매력적인 음색과 능숙한 플로우를 선보였다. 

김영옥은 피에스타 예지의 '미친개'를 선곡해 시작 전부터 만인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나이 여든에 랩한다니까 우습죠"라며 ""에라이 쌍화차야. 시베리아 벌판에서 귤이나 까먹어라"라며 그의 구수한 말로 시작됐다. 그는 자신만의 가사가 돋보이는 랩으로 모두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양희경은 "최고다. 나이 여든에 그렇게 못한다"고 칭찬했고 딘딘은 "80년 묵은 욕이니까 귀에 차지게 꽂히더라"며 "20년만 젊으셨으면 게임 끝났다"고 놀라워했다. 

염정인은 "힙합을 멋지게 하겠다"고 다짐하며 씨엘의 '나쁜 기집애' 무대를 선보였다. 딘딘은 "공연을 보고나니 이정도 기는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기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피타입은 "기대치에는 다소 모자라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문희경은 제시의 '쎈 언니'를 준비했다. 할매군단의 막내인 그는 기대이상의 차진 래핑으로 모두를 놀래켰다. 치타는 "대박이다"라며 감탄했다.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수준이라는 산이의 말에 모두들 공감했다. MC스나이퍼는 "너무 완벽했었다"고 했고 피타입은 "랩은 부르거나 질러선 안된다. 뱉어야 한다. 그 부분에서는 제일 합격점을 드릴 만한 무대였다"고 전했다. 그는 제시보다 더 세다는 호평을 받았다. 

산이는 중간 중간 노래나 가사에 대해 맞춤형 설명을 더하며 이해를 도왔고, 신동엽은 위트 넘치는 진행으로 흐름을 잡아나갔다. 자신들의 인생을 이야기해보고 싶어하는 노년의 래퍼들의 도전은 시작만으로도 아름다웠다.

'힙합의 민족'은 매주 금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JTBC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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