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배우 지진희에게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배우가 평생 한 두 번 만날 수 있는 작품이 있다는데, 그 작품을 만난 것 같다는 소회가 이를 뒷받침한다. 시청률로 재단할 수 없는 작품성이 있었기에 가능한 발언이다.
지진희는 '애인있어요'에서 도해강(김현주 분)과 강설리(박한별)를 통해 진짜 사랑을 찾아가는 최진언 역을 맡아 부드럽고 로맨틱한 연기의 진수를 선보였다. 드라마 초반 불거진 불륜 논란을 가라앉힌데는 감독의 연출, 작가의 필력, 배우의 호연이 잘 조화됐기 때문일 터다.
"'애인있어요'는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따라가기 힘든 어려운 드라마였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말 한 마디까지 놓치지 않는 시청자들이 있었다. 정말 감사드린다. 연기자와 시청자 모두 만족스러운 드라마였다. 감독, 작가에 대한 신뢰도 높았다. 아주 만족스럽고 멋진 작품이었다. 체감 시청률은 40%였다.
최진언을 연기하며 가장 중점 둔 부분은 '한 여자를 향한 사랑'이었다. 도해강은 최진언의 20~40대를 다 가지고 있는 인물이지 않나. 주변에 피해주는 애같은 모습도 있었지만, 사랑과 이별, 재결합 과정을 통해 최진언은 성장했고 주변을 볼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평생 이런 드라마는 한 두 번 만난다던데, 내겐 '애인있어요'가 그런 작품이었다. 사실 난 항상 맨 마지막 작품이 최고라 생각하며 산다. 하하"
이번 작품을 통해 지진희는 '여전히 멜로가 되는 배우'라는 기분 좋은 수식어를 얻었다. 10년 만에 재회한 김현주와의 연기 호흡은 예전보다 더 좋아졌다. "도해강은 김현주 말고는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이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다 사랑을 하고 있다. 모두에게 로맨스가 있듯 나 역시 50, 60대에도 멜로가 되는 배우이고 싶다. '멜로가 되는 배우'라는 평가 참 좋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나 혼자만 잘해서 이런 평가를 받은 건 아니다. 좋은 대본, 좋은 연출, 좋은 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김현주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돋보일 수 있었고, 또 김현주 역시 나였기 때문에 더 돋보였다고 생각한다.
김현주와는 10년 전 '파란만장 미스김' 때도 호흡이 좋았다. 예전 사진을 보니 정말 풋풋하더라. 하하. 역시 우리 둘은 호흡이 잘 맞았다. 도해강이란 인물, 김현주 이외엔 아무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건 배우에게 최고의 찬사라고 생각한다. 다른 배우가 생각 안 나는 건 아주 대단한 내공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난 운이 참 좋은 남자다. 어쨌든 김현주는 나와 잘 맞는다. 상대의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게끔 만드는 배우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로맨틱한 최진언. 시청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최진언같은 남자가 어디 있냐'고 한다.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것도 모자라 20년이 지나도 떨린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랑. 그래서 지진희에게 물었다. 현실에 최진언 같은 남자가 있을까요.
"분명히 있다. 물론 많진 않겠다. 세상엔 상상할 수 없는, 아주 많은 사람이 있다. 나도 아내와 손 잡는데 3년이 걸렸고 지금도 떨린다. 사실, 부부 사이엔 둘만의 뭔가가 있다. 옆에서 쉽게 얘기할 수 없는 다른 뭔가가 있다는 뜻이다. 부부 사이 안 좋았던 일이 자주 언급되지만, 좋았던 일도 당연히 있는 법이다. 다른 이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사랑, 충분히 가능하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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