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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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김성오, 꾸준히 달리고 싶은 현재진행형의 꿈

기사입력 2016.03.30 20:15 / 기사수정 2016.03.30 20:14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어느 캐릭터든 맞춤옷처럼 흡수해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함께 사로잡는 배우. 김성오가 영화 '널 기다리며'(감독 모홍진)를 통해 다시 한 번 그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한 '널 기다리며'는 아빠를 죽인 범인이 세상 밖으로 나온 날, 비슷한 패턴의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면서 15년간 그를 기다려온 소녀와 형사, 그리고 살인범의 7일간의 추적을 그린 작품. 극 중 김성오는 자신을 제보한 이를 추적하는 연쇄살인범 김기범 역을 맡았다.

'널 기다리며' 개봉일에 만난 김성오는 "가장 행복했고, 즐거웠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더 잘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작품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김성오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 계속해서 영화를 찍을 수 있게 한 작품을 '아저씨'(2010)로 꼽으며 "세상에 김성오라는 배우가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영화였다. 그리고 '널 기다리며'를 만났다. '널 기다리며'는 촬영장에 저를 가장 많이 불러준 작품이다. 그건 분량이 가장 많았다는 것이다.(웃음) 배우가 꿈이었고, 또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그런 면에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얘기했다.

'널 기다리며' 속 김성오의 모습 중 특히 화제를 모았던 부분은 캐릭터를 위해 72kg였던 본래 몸무게에서 56kg까지, 무려 16kg를 감량하는 열정을 발휘한 것. 앞서 열린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를 통해 '물과 비타민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며 체중을 뺐던 과정을 밝혀 놀라움을 선사한 바 있다.

김성오는 "지금은 거의 회복돼서 70kg 정도 된다"고 웃으며 "첫 촬영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다. 살을 빼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었다. 두려움보다는 욕심이 더 많이 앞섰다. 오히려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해 더 빨리 빼고 싶었다.(웃음) 살을 뺀 모습에 기범이의 캐릭터를 접목시킬 부분이 기대가 됐다"고 의연하게 대답했다.

김기범이라는 인물에 접근하면서는 연쇄살인마라고 할 때 흔히 떠오르는 고정관념에 다가가지 않으려 했다. 김성오는 "김기범이라는 사람. 그런데 굳이 직업으로 표현한다면 연쇄살인범이라는, 그 정도로 표현하고 싶었다. 대사 톤도 어떤 설정과 생각을 갖고 표현해야 한다는 방향은 있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려 했다"고 전했다.

'널 기다리며'에서는 경찰서와 PC방, 식당 등에서 대영(윤제문 분)과 대립하는 장면은 물론, 희주(심은경)와의 추격신까지 체력적으로도 고됐을 법한 촬영들이 이어졌다.

김성오는 대영과 마주했던 장면들을 하나하나씩 되짚으며 "악당 역할은 남을 때리고 그래야 되는데 많이 맞았다. 구르고 산을 뛰고, 이런 건 정말 재미있게 찍었다. 이게 영화 아니겠나"라고 웃었다.

하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극 마지막에 등장하는 놀이터 장면에서 형사들에게 제압당하는 연기 도중 팔에 부상을 입었다.

"왼쪽 팔이 용광로에 빠지는 느낌이었다. 목이 젖혀지면서 엄지손가락이 저려오는데, '이거 큰일 났다. 뭐가 잘못됐구나' 싶더라"고 당시를 떠올린 김성오는 "그게 마지막 신이었다. 뛰고 구르고 했던 장면들이 다 끝난 후여서 다행이었다"고 한숨을 돌린 사연을 전했다.

원래 운동을 좋아해 몸을 움직이는 것도 익숙한 일이었고, 평소에 아팠던 어깨의 상태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후유증이 좀 컸다. 당시에는 다른 촬영 일정이 있어 주사를 맞는 시술로 긴급 처방을 대신 했다. 이어진 MRI 촬영 결과 디스크가 신경을 누르고, 어깨에 충격이 갔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결국 수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김성오는 팔에 깁스를 한 채로 치료를 받고 있다. 깁스를 푼 4월부터는 재활에 들어갈 예정이다. 몸이 불편한 것보다도, 온전하지 않은 몸 상태 때문에 하고 싶은 연기를 마음껏 하지 못하는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쉬움은 더 큰 기쁨으로 위로받았다. 지난 21일에는 기다리던 아들 도롱이(태명)가 세상의 빛을 봤다. 아이를 만나기 전 "기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된다"면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드러냈던 김성오는 아빠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또 다른 시작점을 얻었다.

2000년 연극 '첫사랑'으로 데뷔 후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꾸준히 활약해 온 김성오는 작품의 크기와 장르, 역할에 상관없이 차곡차곡 성실하게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차근차근 꾸준히 달리고 싶은 마음과 꿈은 예전과 지금,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김성오는 "또 다시 파이팅 할 수 있는, 재미있고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목적성이 뚜렷하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웃음)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재활을 잘 하고 잘 나아야 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기를 향한 김성오 자신의 소신,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한 대중의 단단한 믿음까지, 그가 앞으로 화면 속에서 수놓을 무궁무진한 모습에 기대가 더해진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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