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양재, 나유리 기자] 큰 소리가 오갔다. 박상희 회장도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대한야구협회(KBA)는 24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양재동 더 페이토호텔 2층 페이토홀에서 2016년 정기 대의원 총회를 개최했다. 박상희 회장을 비롯해 각 지역 야구협회 회장, 여자야구연맹, 대학야구 관계자 등이 참석해 보고와 심의 사항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했다.
◆ 업무추진비 논란에 응답한 박상희 회장
먼저 박상희 KBA 회장은 최근 불거진 기금 및 과실금을 이사회와 총희 승인 없이 과다 지출한 것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박 회장은 "작년 5월에 갑자기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인수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경리 결산, 이월 관련 관계가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재 과정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고 이제는 그런 부분들을 정상화시켰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한야구협회도 기본적으로 수익이 있어야 굴러갈 수 있다. 올해에는 어떻게 하면 KBA 브랜드를 가지고 수익 가치를 최대한 올릴 수 있느냐에 대해서 집행부와 심도있는 의논을 하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시급하다. 임원이나 기업들의 후원도 최대한 협조를 받겠다.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감사이사의 격노 "회장님, 한번 제대로 이야기 해볼까요?"
이날 총회에서 가장 언성을 높인 사람은 이번 감사이사를 맡은 제주야구협회 회장 강응선 이사였다. 강 이사는 "2015년도에서 9900여만원이 업무 추진비로 쓰였다. 이는 전부 임원들이 법인 카드를 사용한 것이었다. 전무이사가 한달에 200만원인 것을 포함해 다른 이사들도 한도가 정해져있지만, 한도가 초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누가 제재를 가하거나 사유서를 받은 근거가 전혀 없다. 상임 이사들에게도 실비를 주게 되어있으나 근거 자료가 없다. 이는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장님은 '인수인계 과정이나 업무를 잘 몰랐다', '인수인계가 잘 안됐다'고 이야기 하셨지만 그래도 정해진 지침에는 어쨌든 따라야 한다. 따르지 않았을때는 야구협회가 제재를 받게 된다. 회장님으로서 수기를 해서 철저하고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돈 문제'가 다가 아니었다. 강 이사는 "인사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 박 회장이 지난해 20일간 임시직으로 채용한 직원이라고 한 사람이 현재 정규직으로 멀쩡히 잘 다니고 있다. 또 한 사람은 아르바이트로 채용을 해놓고 정식 채용이 됐고, 5년 근무도 안됐는데 대리로 직함을 달아 업무를 보고 있다"고 문제를 들췄고 "결재 절차에도 전무 이사를 건너 뛴채 이뤄지고 있었다. 협회 회장으로서의 자질이나 규율에 어긋난다고 보여진다. 최근 기금 사용 논란과 관련해서 박상희 회장이 반박 기사를 언론에 보도자료로 냈는데, 면목이 없다. 신중하고 정확하고 정숙한 마음으로 기사를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 "차라리 상임 감사를 두자"
감사 논란이 계속되자 광주 야구협회 나훈 회장이 "계속해서 실무적인 문제가 생긴다. 야구인들 중에 경리나 계산에 밝지 못한 사람이 있기 때문에 법인 카드를 누가 어떻게 썼는지도 모르는 상황이 계속 벌어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우리 대한야구협회가 상임 감사 제도를 둬서 부정부패가 없도록 감시하는게 어떤가"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강응선 이사는 "상임 감사를 두면 좋기는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실정이 안되지 않을까"하고 난색을 표했다.
광주 야구협회 나 회장은 "야구인들이 명예를 위해 협회일에 협조한다. 앞으로도 협회 내부에서 모든 책임을 전무이사나 회장한테만 묻게 한다면 앞으로 누가 이런 보직을 맡으려고 하겠느냐. 비용이 들더라도 상임 감사 제도를 둬야 한다"고 힘줘 주장했다.
◆ 심판 성과금 논란에 언성 커져
경북야구협회 김성호 회장이 "현재 실정으로는 KBA 심판들이 1년에 1000만원도 채 못받는다. 생활이 안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해 성과금이 2월이 다 지난 아직까지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박상희 회장이 "어제도 비상회의를 열었고 (돈을 지급하는)KBO와 잘 이야기를 하고 있다. 수일 내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김성호 회장은 "좋은 심판을 양성하자고 하는데 천만원도 못받는데 무슨 의미가 있나. 심판들은 인센티브를 목이 빠져라 기다리는데 임원들과 회장은 돈을 펑펑쓴 것 아닌가. 성과금 문제도 미리미리 처리해줬으면 문제 없었을 것 아닌가"하고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일복 전무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원래도 2월 20일쯤에 전년도 상여금이 지급됐었다"고 반박했다.
◆ "최선 다했는데 수치감을 느낀다" 박상희 회장의 '변'
대한야구협회 역시 국민생활체육전국야구연합회와의 통합을 앞두고 있다. 때문에 통합 회장 선거도 다시 열어야 한다. 총회 내내 회장을 향한 화살이 쏟아지자, 회의 말미에 박상희 회장이 다시 한번 마이크를 잡았다.
"지금도 우리 야구 협회가 어렵다. 통합이라는 어려운 짐을 짊어지기 위해서는 통합 회장은 참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박상희 회장은 "나는 명예롭지 않게 회장직을 유지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늘 나는 굉장히 수치감을 느낀다.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다. 기금 문제도 협회에서 구멍이 나는 돈을 메우기 위한 것이었다. 그 어떤 개인적인 욕심도 없다"고 털어놓으며 폐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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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