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담은 곡으로 쌤, 청중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엠넷 '위키드(WEKID)'는 어른과 어린이 모두가 사랑하는 노래, 2016년판 '마법의 성'을 만드는 전국민 동심저격 뮤직쇼로 박보영, 유연석, 타이거JK가 '쌤'으로 나서고 유재환, 윤일상, 비지(Bizzy) 등이 쌤들과 팀을 이뤘다.
전국에서 지원한 수 천 명의 지원자 중 3차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 18명의 어린이가 자신의 '쌤'을 찾기 위해 무대를 펼쳤다. 이날 방송에는 제주소년 오연준, 랩베이비 이하랑, 리틀효녀 최명빈의 노래가 전파를 탔다.
제작발표회 당시 윤일상은 "음악을 대화의 도구로 생각하더라. 아이들의 노래가 아니다. 순수한 영혼, 천상의 울림이 있다면 그게 아닐까 싶을정도"라고 말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 첫 무대부터 서로 다른 매력을 지닌 아이들의 순수함이 무대를 수놓았다.
제주소년 오연준은 음악선생님인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해왔다. 집으로 가는 길에 늘 같은 음으로 흥얼거리던 것으로 노래를 만들기도 했고, 청아한 음색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첫 출연자로 긴장될 법도 했지만 그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의 OST인 '바람의 빛깔'을 소화해내며 이날 방송을 탄 세 명의 어린이 중 유일하게 투존을 클리어 했다. 어른과 아이의 마음 모두 잡은 것.
박보영은 앞서 제작발표회 당시에도 오연준을 언급하며 "연준 어린이는 목소리가 특별하다. 감정을 전달하는 것도 그렇고 연준이가 노래를 부른 가사들이 우리가 서로 다른 피부색을 갖고 있더라도 그게 중요하지 않다는 내용이다. 마음의 눈을 열면 다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정말 순수한 아이의 마음으로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달해주니까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편견을 갖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감정들이 많이 들었다"며 특별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오연준은 박보영을 자신의 쌤으로 택했다.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든 것은 리틀효녀 최명빈도 마찬가지였다. 최명빈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생들을 챙기고 얼른 돈을 많이 벌어 큰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있는 조숙한 숙녀였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것 같은 모습에 김성주는 끝내 "조금은 속상하다"고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그런 그의 마음을 담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주고 싶어'는 아이들보다 어른들의 마음에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엄마 사랑해요'라는 가사를 씩씩하게 불러낸 최명빈의 모습은 더욱 애틋하고 뭉클했다. 그는 유연석 팀으로 합류했다.
반면 랩베이비 이하랑은 시종일관 흥으로 가득해 웃음을 선사했다. 앞선 두 어린이가 눈물샘을 자극했다면 이하랑은 웃음을 담당한 것. 유난히 허세가 심한 어린 아들이 우려스러운 어머니와 달리 이하랑은 자신만의 스웩을 갖고 있었다. 받아쓰기도 잘 못하지만 자신만의 랩가사를 써서 무대에서 선보였다.
유치원에 가서 공부하는 등 싫은 것들을 참아내고 나면 랩을 할 수 있다며 선보인 이하랑의 무대에 어린이들이 더 많은 공감을 표시했다는 건은 꽤 흥미로운 지점으로 보인다. 특히 받아쓰기가 싫다는 부분에서 투표수가 급증하는 듯 했다.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사와 무대였다는 것.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음악에 충분히 호응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는 윤일상이 제작발표회 당시 동요에 대해 "동요는 수요에 대한 부족도 있고 공급에 대한 부분도 크다. 많은 분들이 아는 동요는 2,30년 전에 만든 것이다. 그 가사들이 그 때 당시 아이들의 눈에 맞춘 것"이라며 동요의 필요성을 역설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자극적인 편집 대신에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전면에 배치하고 어린이들의 유쾌한 리액션을 그대로 살린 모습은 괜찮았다. '민율이 아빠' MC 김성주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대화하며 물 흐르듯 진행하는 것 또한 훌륭했다. 어린이들을 대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박보영과 유연석, 타이거JK의 모습도 앞으로 '위키드'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한편 '위키드'는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엠넷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