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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져야 산다' 새 시즌 앞둔 오래된 유망주들

기사입력 2016.02.12 06:00 / 기사수정 2016.02.11 22:56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야구는 기록을 바탕으로 한 예측 스포츠지만, 그 예측을 빗나갈때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터져야 사는' 오래된 유망주들이 반전을 꿈꾼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프로 입단시 각자의 기대치를 갖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의 수치적인 기록에 기반된 것이기도 하고, 잠재력의 크기가 미래를 내다보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물론 모든 점괘가 들어맞을 수는 없다. 기대 이상을 해내는 선수는 매우 극소수고, 실제로는 기대치를 채우기도 힘들다.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처음 기대보다 훨씬 낮은 곳에서 비상을 꿈꾸며 헤엄을 친다.

특히 프로야구에서 '유망주'로 불리는 선수들은 어느정도의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 시간이 1년, 1년 지날 수록 '유망주' 꼬릿표를 단 선수들이 점점 사라지게 마련이다. 반대로 말해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유망주'로 분류된다면, 구단에서도 쉽게 기대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새 시즌 개막까지 2개월도 채 안남은 이때. 변함 없이 올해도 '유망주'로 시작하는 선수들을 선정했다.

◆ 김주형(KIA)

동성고 재학 시절 '만루에서도 거르고 싶은 타자'로 불렸던 김주형은 KIA 타이거즈가 거침없이 1차 지명 한 거포 유망주다. 착실한 성품도 기대를 품는데 한 몫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아쉬움이 훨씬 더 크다. 

데뷔 후 한번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다. 통산 타율도 2할1푼4리로 저조했고, 두자릿수 홈런 없이 한 시즌 9개의 홈런(11년, 13년)이 개인 최다 기록이다. 지난 시즌에는 1군 45경기 출장 19안타 2홈런 3타점 타율 2할2푼9리로 마쳤다. 

1루와 3루 위주로 수비를 섰던 그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유격수 수비 연습도 겸하고 있다. 완전한 포지션 변화라기 보다는 선택지를 넓히는 과정이라 보고있다. 어느덧 그의 나이 32세. 이번 겨울 연인과 백년가약을 맺은 만큼 '결혼 효과'를 기대해본다. 

◆ 성영훈(두산)

덕수고 재학 당시 성영훈은 '초고교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청소년 대표팀 당시 국제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서울 연고인 두산의 1차 지명도 낚아챘다. 하지만 대표팀 직속 선배였던 김광현, 양현종이 승승장구하는 사이 성영훈은 부상에 연달아 발목이 잡혔다. 

2009년과 2010년 이후 1군에서 성영훈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2010년 플레이오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병역 의무와 함께 재활에 나섰던 그는 2012년 복귀했지만 이번에는 어깨 인대 손상 판정을 받았다.

재활 치료로만 버티던 그는 결국 지난해 6월 수술대에 다시 올라 관절경 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올해는 1군에서 성영훈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재활을 하며 몸을 만들고 있는 그는 빠르면 올시즌 후반기경 복귀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상화(kt)

이상화도 롯데 자이언츠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유망주 중 한명이다. 1988년생인 그는 김광현, 양현종과 동기다. 경남중-경남고 출신으로 청소년 대표팀에서도 활약해 당당히 고향팀 롯데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했다. 하지만 이상화의 프로 생활은 부진과 불운의 연속이었다. 입단 3년차인 2009년에서야 첫 1군 등판 기회가 주어졌지만, 단 3경기 출전 후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그리고 다시 3년이 흘렀다. 이상화가 다시 1군에서 모습을 비춘 것은 2013년. 그해 12경기에 등판했고, 시즌 막바지에는 생애 첫 선발승(KIA전 5이닝 1실점)을 거두며 가능성을 남겼다. 

2014시즌 성적이 10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9.33에 그친 후 지난해 이상화의 프로 인생에 있어서는 큰 기회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구위를 보여주며 선발 요원으로 낙점된 것이다. 시즌 초반 꾸준히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온전히 잡지 못했다. 7월부터는 로테이션에서 제외되며 두차례 구원 등판으로 시즌을 마쳤다. 

시즌 종료 후 이상화는 40인 보호 명단에서 제외되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8년간 몸 담았던 롯데를 떠나 새 출발이다. 이상화로서는 전환점을 기대해볼 시점이 왔다.

◆ 정의윤(SK)

정의윤은 지난해 드디어 빛을 봤다. 2005년 LG 트윈스에 2차 1라운드 신인으로 지명 받았던 그 역시 부산고 재학 시절 이름난 거포 유망주였다. 어릴때부터 정의윤을 지켜봤던 SK 김용희 감독은 "중학생 시절때도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쳤던 선수"라고 돌아봤다. 그만큼 지니고 있는 재능은 충분했다.

좀처럼 빛을 못보는 사이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다. 동갑내기이자 LG 입단 동기인 박병호가 넥센으로 이적해 '홈런왕'까지 차지하는 사이에도 정의윤은 여전히 유망주였다. 2013시즌에는 데뷔 후 최다 경기(116경기)를 뛰었지만 여전히 목말라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리고 결국 LG는 유망주였던 정의윤을 트레이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시즌 도중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놀라운 후반기를 보냈다. 9월 한달간 9개의 홈런을 쳤다. 이적 이후 그가 기록한 14개의 홈런은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홈런(8개) 기록을 가뿐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4번 타자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클러치 상황에서도 압박과 위축보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분명 트레이드는 정의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해 후반기에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정의윤이 올 시즌 얼마만큼 올라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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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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