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적응은 시간 문제다. '명랑' 김현수(28,볼티모어) 성공기는 성황리에 막을 올릴 수 있을까.
김현수는 지금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미국에서 미리 스프링캠프를 대비한 훈련에 들어갔다. 새로운 팀 동료가 된 몇몇 선수들과 개인 훈련을 소화 중인 그는 벌써부터 적응력에 대한 후한 평가가 들려온다. 김현수와 함께 훈련 중인 투수 마이크 라이트는 "웃으면서 모든 훈련을 잘 소화하더라"며 근황을 전했고, 훈련을 지켜보고 있는 브래디 앤더슨 부사장은 "김현수는 몸집이 크지만 움직임이 좋다. 예상보다 훨씬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김현수는 정말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고, 그 스윙을 위해 정말 많은 타격 훈련을 한다. 영어를 잘하지는 않아도 재미있고 밝은 친구다. 빨리 흡수되고 있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올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들 가운데, 김현수는 가장 빠르게 가장 신속하게 대형 계약을 체결한 선수다. 신분이 FA인 것도 수월하게 계약을 맺는 도움이 됐다.
볼티모어의 야수조는 오는 24일 플로리다 사라소타에서 첫 합동 훈련을 실시한다. 김현수도 이곳에서 팀 동료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하게 된다.
볼티모어도 외야 경쟁은 결코 만만치 않다. 중견수 애덤 존스의 자리는 굳건하고 좌익과 우익, 양쪽 날개를 두고 김현수를 포함해 무려 6명의 선수들이 경쟁 구도를 형성할 예정이다. 에인절스에서 이적한 마크 트럼보도 김현수의 경쟁자 중 한명이다. 또 내달 2일 애틀랜타와의 시범 경기를 시작으로 닻을 올린다. 김현수의 시범 경기 활약이 타순과 최종 포지션까지 확정할 수 있는 기회다.
김현수와 볼티모어는 2년 계약을 맺었다. 서로를 충분히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자 김현수에게는 2년 후를 기약할 수 있는 적당한 기간이기도 하다.
그동안 메이저리그가 이번에 입성한 KBO리그 출신 타자 가운데 김현수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내렸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 본인이 도전 의지를 나중에서야 공개하면서 떠들썩한 전야제는 없었지만, '사막 한가운데에 있어도 좋은 선수는 데리고 온다'고 호언장담하던 메이저리그답게 김현수를 주시하고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현수를 '퓨어 히터'형 타자로 꼽는 이유는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평균의 빅리그 타자들에 비해 더 섬세한 타격이 가능한 선수라는 장점이 있다.
김현수가 올 시즌 볼티모어의 '테이블 세터'를 맡을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다. KBO리그와 리그 환경 자체가 다른 것도 김현수가 또다른 가치를 만든 배경이다. 볼티모어의 외야 경쟁이 치열하다고는 해도, 놀란 레이몰드, 마크 트럼보, 헨리 우르시아 보다 김현수가 뒤진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가능성은 더 높다.
가상으로 구동한 통계 예측 프로그램 'ZiPS'도 김현수가 성공적인 첫 해를 보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ZiPS에 따르면, 김현수는 577타석을 소화한다고 가정했을 때 138안타 17홈런 64타점 66득점 타율 2할6푼7리 출루율 3할3푼4리 장타율 4할7리 WAR 1.1을 기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김현수의 출루율은 매니 마차도(0.359)-크리스 데이비스(0.350)에 이어 볼티모어 팀내 3위로 예상되고 있다. 선구안이 좋고 헛스윙이 적은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예상대로만 된다면, 구단으로서도 최상의 시나리오다. 볼티모어는 지난해 팀 출루율이 3할7리에 불과하면서 메이저리그 전체 24위에 그쳤다. 뒤에서 6번째다. 이번 겨울 FA인 김현수를 영입할 때도 출루율 향상을 기반으로 한 공격력 극대화가 목표였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김현수의 새 환경 적응은 이미 시작됐다. 오히려 적응은 시간 문제에 더 가깝다. '결전지'가 될 스프링캠프에서 부상 없이, 이변 없이 제 실력을 보여준다면 김현수에 대한 기대치는 지금보다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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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