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제수현 기자] 내 친구의 집을 찾아가는 길목에 장애물이 많다.
3일 방송된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하 '내친구집')'에서는 제주도에 정착한 가수 이정의 집으로 찾아간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월 평균 1,100 여 명이 새 터전을 잡는 등 최근 이주 열풍이 불고 있는 제주도의 모습은 육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 했다. 또 한 달만 살아보는 일명 '한 달 살기 숙소'가 있다는 정보도 소개됐다. 올레길을 비롯한 제주도의 아름다운 비경도 카메라에 담겼다. 제주도로 이주하는 방법과 최근 흐름도 꽤 자세하게 소개됐다.
제주도 풍광에 홀리기라도 한 것일까. '내친구집'은 예능이 아닌 제주도 이주 장려 방송을 보는 듯 했다. 이정과 '내친구집' 멤버들 대화 못지않게 제주 이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물론 이정이 '내친구집' 멤버들을 미리 만나지 못했고, 또 이주민들의 대화를 통해 이정의 제주도 이주 배경을 설명하려던 의도가 있었음을 이해하지만, 무게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제주 홍보 방송에 가까웠다는 일각의 지적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국내와 국외를 동일선상에 놓을 순 없지만, 많은 해외 특집에서는 멤버들의 가족, 친구들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말이 통하지 않지만 동료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마음이 통하는 모습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전달하기 부족함 없었다. 하지만 국내라는 이유로, 혹은 제주에 거주하는 게스트의 친인척이 없다는 이유로 별다른 접점 없는 제주도 도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제작진은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 선택을 한 셈이다.
'내친구집'은 개편과 폐지의 칼바람 몰아치는 JTBC에서 1년 넘게 방송을 이어오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젠 이 프로그램이 왜 사랑받게 됐는지, 한 번 쯤 돌아볼 때가 됐다. 난감한 '홍보방송'은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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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현 기자 dropthebal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