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시드니(호주), 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31)이 부담감을 털고 새 시즌을 맞이한다.
오재원은 2일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두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지난달 15일 호주로 먼저 떠났지만, 오재원은 시즌 종료 후 프리미어12, 4주 군사 훈련, FA 계약 등 많은 일정이 겹쳐 몸을 만들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몸을 다 만들고 합류하라"고 지시를 했고, 오재원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두산 2군 훈련장에서 몸을 만든 뒤 고영민과 함께 뒤늦게 합류하게 됐다.
한숨도 못 자고 10시간 넘게 비행기를 탔지만 그는 도착하자마자 짐만 풀어놓고 선수단에 합류했다. 선수단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몸 풀기 및 타격 훈련을 소화한 그는 "내일이 휴식일인 만큼 오늘 타격 연습을 하지 못하면 이틀 연속 치지 못해서 훈련에 나섰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주장을 맡은 그는 14년만의 팀 우승의 순간 중심에 서 있었다. 또 시즌 종료 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합류해 한국을 대회 최초 우승으로 이끌기도 했다. 감동의 순간이었던 만큼 우승의 여운도 아직 가슴 한 편에 남아 있었다. 오재원은 "잊어버리다가도 TV에 나오는 것을 보면 소름이 돋곤 한다. 이제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한다"고 웃어보였다.
비록 스프링캠프에는 늦었지만 프리미어12와 FA 계약은 그에게 새롭게 각오를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오재원은 "프리미어12에서 정근우, 이용규, 이대호 등 선수들을 보면서 저런 선수들도 정말 열심히 한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배웠다. 또 FA 계약을 맺은 것이 크게 실감나거나 달라질 것은 없지만 그래도 항상 그래왔던 것 처럼 열심히 훈련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두산의 주장은 김재호다. 무거웠던 주장의 짐을 내려놓은 오재원은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 아무래도 주장은 나 뿐만 아니라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질 때는 왜 졌는지, 이길 때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끌고 갈 지를 고민해야한다. 중간에서 다리역할도 해야하는 만큼 내 시간이 부족했다"라며 "그만큼 (김)재호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자신의 색깔대로 팀을 잘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나 역시 고참급 선수가 된 만큼 열심히 도와줄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팀 목표에 대해 주저없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그는 "마지막에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그 기쁨을 누리고 싶다. 정말 그 순간은 말로 설명이 안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올라갔던 이유 중 하나가 강한 수비였는데 좀 더 견고하게 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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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