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스스로 '난 놈'으로 칭하는 신태용(46)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에 큰 획을 그었다.
신 감독이 이끈 올림픽팀은 27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결승에서 카타르를 3-1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대회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최소 2위 자리를 확보하며 오는 8월 개막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나선 1988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리우 대회까지 사상 처음으로 8회 연속 본선행 금자탑을 쌓았다.
한국은 물론 세계 축구사에서도 유래가 없는 대기록이다. 그 누구도 밟지 못한 고지를 신 감독이 맡아 해냈다. 1년 전 갑작스레 잡은 올림픽팀의 지휘봉이지만 신 감독은 올림픽팀 감독과 A대표팀 코치를 오가는 숨가쁜 일정에도 목표를 달성했다.
신 감독의 성공은 한동안 현장에서 멀어져있던 명지도자의 재조명 계기가 됐다. 신 감독은 지난 2008년 말 성남 일화(현 성남FC)의 감독 대행을 맡으면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신태용은 감독을 맡아서도 승승장구했다. 첫 시즌인 2009년 K리그와 FA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2011년 FA컵 우승의 성과를 냈다. 아시아 정상에 오르고 "내가 생각해도 난 난 놈"이라고 말한 것은 아직까지 화제다.
실패를 모르고 달리던 신 감독은 2012년 성남에서 성적부진으로 사퇴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축구계 비주류로 통하던 신 감독이 현장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신 감독이 다시 기지개를 켠 것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이후다.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사임하고 현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하기 전 잠시 A대표팀을 맡아 평가전을 성공적으로 지도하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후 슈틸리케호의 코치로 호주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은 신 감독은 안타까운 사정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이광종 전 감독을 대신해 올림픽팀을 이어받아 본격적인 색깔을 냈다.
신태용호는 신 감독을 빼다 박았다. 스스로 난 놈이라 칭하는 솔직함과 변화무쌍한 성격이 그대로 녹아있다. 대표팀은 상대에 맞춘 다양한 전술로 효과를 봤다. 4-4-2 다이아몬드를 시작으로 4-3-3, 4-1-4-1, 급기야 카타르전에서 3-4-3까지 상당한 변화폭을 가져가며 전술 운용의 여우임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5경기 12골의 공격축구를 완성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신 감독은 1년의 시간으로 올림픽팀에 자신의 축구 철학을 가득 담았다. 올림픽까지 남은 6개월 한층 더 발전할 시간에 기대를 걸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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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