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선우 기자] 바야흐로 '스포테이너' 전성시대다. 더 이상 이들의 활약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시대를 연 강호동을 비롯해 안정환, 서장훈, 이동국까지 브라운관에서 스포츠 스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스포테이너 '예능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빛을 보는 이가 있으니, 바로 시대를 풍미했던 농구스타 현주엽이다.
현주엽은 지난해 2월 방송된 MBC '무한도전' 출연을 통해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할 때는 자신을 향해 쏠리는 시선에 한 없이 수줍어했지만, 게임만 시작되면 돌변하는 특유의 승부욕은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이와 더불어 적막이 흐를 당시 현주엽을 빗대 응원한 김영철의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 배경 음악으로 나왔고, 현주엽은 명확한 캐릭터를 확립하게 됐다.
말이 씨가 되듯이, 현주엽은 농구 코트보다 낯설었던 방송 카메라 앞에서 '매직 히포'의 위력을 떨쳤다. 현재 그는 채널A '개밥 주는 남자', '머슴 아들', MBC '위대한 유산' 등 각종 프로그램에 발을 담갔고, 험난하기로 소문난 예능계에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개밥 주는 남자'에서는 강아지 해피의 다정한 아빠로, '머슴 아들'에서는 머슴 복장을 완벽히 소화해내며 '농구스타 현주엽'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서고 있다. 듬직한 현주엽은 수줍고도 진중한 남자다. 어쩌면 예능계에서 필수 요소인 유머는 다소 약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에게 신선함을 느낀다는 반응은 수줍음 속에서 나오는 진정성이 호소력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주엽은 '한 방'이 있는 방송인으로 거듭나고 있다. 가족부터 강아지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거침 없이 공개하며 물리적, 정서적인 거리를 좁히고 있다. 특히 아버지의 모습으로 색다름을 선사한다.
'개밥 주는 남자'에서는 자녀들이 집안에서 뛰어다니거나, 강아지 해피를 과격하게 다루면 그 자리에서 따끔히 잘못한 점을 지적해주고 올바르게 지도한다. '위대한 유산'에서도 자녀들의 VCR을 보면서 한 출연진의 아들과 자신의 아들이 싸우자 자신의 아들을 먼저 탓하며 상대방을 이해하는 모습으로 호평을 샀다.
허나 '예능인'으로서의 본분도 결코 잊지 않는다. '머슴 아들'에서 오서방으로 변신해 개그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요리대결에서 꼼수를 부리기도 한다. 당연히 미흡함도 있지만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하며 이를 상쇄하는 노력파 예능인이다.
'포인트 포워드'로서 코트를 휘젓던 현주엽의 '예능 점프볼'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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