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허윤영 기자]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 히어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대사 중 하나다. 자기 자신을 희생하며 평화를 수호하고, 개인적 이익보다는 정의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며 약한 자를 돕고 강자에 맞서는 모습이 히어로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그런데 올해 '정의감 제로, 책임감 제로'를 내세운 히어로 '데드풀(감독 팀 밀러)'이 등장한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요염함'까지 내세우며 기존 히어로와 차원이 다른 데드풀의 모습이 담겨있다. 히어로인데 '정의감 제로'를 내세우는 부분은 다소 아이러니해 보이지만, 데드풀을 이용한 패러디 영상이 쏟아지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언제부턴가 극장가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착한 히어로'들의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영화의 스토리 역시 악당을 무찌르는 통쾌한 내용뿐만 아니라, 히어로들의 내적 갈등에 집중한 영화들이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8년 개봉한 '다크나이트(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에서 배트맨은 정의로운 검사 하비 덴트에게 고담 시를 맡기고 은퇴하려했고, 2009년 개봉한 '왓치맨(감독 잭 스나이더)'은 아예 "히어로는 항상 정의로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절대 선(善)의 정의로운 히어로들이 아닌, 인간의 다양한 본성과 양면성이 투영된 히어로들을 내세웠다.
'착한 히어로'들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사이 '엉뚱한 히어로'들이 등장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히어로가 아이언맨이다.
'어벤져스'에서 지구가 멸망할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 "우리에겐 헐크가 있다"며 엉뚱한 말을 하기도 하고, 심지어 신 토르에게 "너네 엄마가 치마입고 설치고 다니는 것 아니?"라며 조롱한다. 또한 정의감에 불타는 전형적인 히어로의 모습을 가진 캡틴 아메리카와 끊임없이 대립하며 영화에 긴장감을 형성한다.
데드풀은 아이언맨보다 더욱 엉뚱한 히어로임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포스터뿐만 아니라 공개된 예고편에선 전투 도중 "아차, 가스불 끄고 나왔나"라고 걱정하는 등 상식 파괴 수준의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와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데드풀 영화화 프로젝트는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제작진과 '데드풀' 역을 맡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10년 간 노력한 끝에 영화화 될 수 있었다. 연출을 맡은 팀 밀러 감독은 "'데드풀'은 진정한 유머와 가벼운 분위기를 갖춘, 몇 안 되는 히어로 중 하나다. 진지한 작품들이 많은 마블 세계관의 분위기를 중화시켜주는 캐릭터다"며 기존 히어로와 다른 캐릭터임을 강조했다.
극장가에서 정의감에 불타는 멋진 히어로들을 보기 어려워졌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엉뚱한 히어로'들이 보여주는 매력은 히어로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친근감을 주기도 한다.
데드풀은 관객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안겨줄까. 그의 매력은 다음 달 18일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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