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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을 자극하는 최태웅의 '영상 테라피'

기사입력 2016.01.03 06:30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충, 조용운 기자] "감독님이 보여주신 영상을 통해 잊고 있던 것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남자배구 현대캐피탈의 송준호(25)는 올 시즌 최태웅(40) 감독이 실시 중인 영상 접근법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013년 KOVO컵을 통해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해결사가 될 가능성을 보여줬던 송준호는 기대와 달리 성장세가 멈추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스스로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볼 만큼 생각을 정리하는 데 힘들었다.

그랬던 송준호가 모처럼 날아올랐다. 송준호는 지난 3일 서울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의 NH농협 2015-16시즌 V리그 4라운드서 블로킹 6개, 서브에이스 1개를 포함해 총 13득점을 올리며 현대캐피탈의 완승을 이끌었다. 

달라진 계기는 하나의 영상이다. 송준호는 "감독님이 절제하고 최선을 다해 꿈을 달성하는 주제의 영상을 보여주셨다"며 "내가 잊고 있던 것을 생각하게 됐다. 한동안 꿈이 없었는데 다시 목표를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상 교육은 최 감독이 사용하는 멘탈 강화법이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흔들리거나 자극이 필요하다 생각되면 영상을 제작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주로 배구와 상관없는 영상이다.  

최 감독은 지난달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시즌 전에 감동과 환호, 좌절 등 4주에 걸쳐 각기 다른 주제의 영상을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나도 전문가가 아니라서 어색한 것이 있지만 조금이라도 자극을 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즌이 시작하고 영상을 제작한 것은 세 번째다. 처음에는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을 편집해 선수들에게 보여줬다. 이름값 있는 가수들이 복면을 쓰고 최선을 다해 감동을 전하는 모습을 통해 프로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지난달 삼성화재와 라이벌전을 앞두고는 발레리나의 공연을 틀어준 뒤 상처로 가득한 발레리나의 발 사진을 함께 보여줬다. 아름다운 연기 뒤에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하는 프로의 자세를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이번에는 꿈이었다. 3라운드 막판 3연패로 팀이 흔들리자 느슨해진 선수들을 일깨우기 위해 다시 영상을 제작했다. 우리카드와 경기를 나흘 앞두고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영상을 통해 정신력 강화를 주문했다.

최 감독의 마음을 알았는지 현대캐피탈은 한결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송준호도 "프로 선수가 된 뒤 꿈을 잃었다. 영상을 통해 내 꿈이 뭔지 생각을 하게 됐고 국가대표라는 목표를 새롭게 잡게 됐다"고 강조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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