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2016년 1월 1일 자로 제일기획으로 공식 이관되면서 삼성에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지금은 잔잔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파동은 점차 커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2월 11일 제일기획은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의 공식 이관을 발표했다. 이미 2014년 4월부터 수원 삼성 블루윙스(축구), 서울 삼성 썬더스(남자농구),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여자농구),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배구)를 차례로 인수한 바 있는 제일기획은 이로써 5개 스포츠단을 모두 인수하게 됐다.
이관과 동시에 모든 것이 180도 달라진다고 할 수는 없다. 오히려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대주주만 바뀌는 것으로 업무는 기존 방식 그대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구단 운영에 있어서의 변화는 그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시즌 종료 후 삼성은 거액의 FA 재계약이 예상됐던 박석민을 떠나보냈고,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와도 결별 수순을 밟았다. 대신 앨런 웹스터를 85만 달러, 콜린 벨레스터를 50만 달러로 영입했고, 타자 아롬 바디리스를 95만 달러에 데려오면서 총 230만 달러로 외국인선수 구성을 완료했다. 한 선수와 1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하는 등 스케일이 점점 커지는 리그 전체 판도와는 다른 행보다.
제일기획은 삼성의 공식 이관 발표 당시 "구단들은 과거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스포츠단'에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해내는'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고 있는 프로스포츠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입 창출'과 '자생력', 그리고 '체질 개선'이라는 단어 자체가 삼성이 향하는 방향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단순히 투자를 줄였다는 것이 아니라 거품을 빼고 효율성을 찾겠다는 뜻을 시사한다.
한편 삼성의 변화는 새로운 둥지로의 이전과 그 시점이 맞닿아있다. 삼성은 프로야구 출범 원년인 1982년부터 홈구장으로 사용했던 대구 시민야구장을 떠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새 둥지를 튼다. 공정률은 90% 정도를 넘어섰고, 3월 시범경기에 맞춰 첫 선을 보이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늦어도 시범경기 후반에는 모든 공사가 마무리 될 예정이다.
총 1600여 억원의 사업비는 삼성과 대구시가 나눠서 분담했고, 삼성은 향후 25년간 광고권 등의 구장 수익을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했다. 아마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제일기획이 꾀하고 있는 스폰서십과 마케팅 전략에 있어 최대 수익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구장을 옮기면서 경기 내적은 물론 외적인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이는 셈이다.
제일기획 이관과 함께 구단 운영의 기조가 수익에 맞춰지면서 성적을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큰 출혈을 겪으면서 전력이 상당히 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성적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적이고, 이를 놓치지 않아야 성공적인 변화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은 분명하다. 과연 삼성이 야구계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신호탄은 올랐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