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김하성(20,넥센)의 2015시즌은 의미 깊었다. 하지만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지 못한게 아쉽다.
올해 프로 2년차인 김하성은 시작부터 막중한 임무를 떠안았다. 넥센의 주전 유격수였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유격수 자리가 무주공산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쉽게 '주전 김하성'을 못박지 않았다. 오히려 "그간 팀에 기여한 윤석민에게 먼저 기회를 주겠다"며 우선권을 부여했고, 김하성이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 모든 우려를 씻듯 김하성은 날아다녔다. 지난해 60경기 56타석이라는 기록이 보여주듯, 1경기 채 1타석이 안될 정도로 대주자 대수비 요원으로 뛰었고,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백업 선수였으나 올해 보란듯이 140경기를 소화했다. 공격과 수비 양쪽 모두 선배 강정호의 빈자리를 비교적 훌륭히 채웠다. 148안타 19홈런 73타점 22도루 타율 2할9푼. 더욱이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 포지션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신인으로서 대단한 활약이었다. 20홈런-20도루에 홈런 1개만 모자랐다.
때문에 김하성은 시즌 초반부터 유력한 신인왕 후보였다. 넥센은 지난 2012년 서건창이 창단 첫 신인왕 수상자였다. 내심 두번째 신인왕 수상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삼성의 구자욱이다. 군 제대 후 1군에 데뷔한 구자욱은 3할이 훌쩍 넘는(0.349) 타율과 임팩트로 주목 받았다. 후반기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kt 조무근까지 총 3명이 KBO리그 2015시즌 신인왕 최종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김하성에게 주어진 상은 없었다. KBO리그 시상식 신인왕은 구자욱의 품으로 향했고, 이후 무려 6개의 크고 작은 시상식의 신인상을 쓸어 담았다.
마지막으로 기대를 걸어볼 수 있었던 시상식이 8일 열린 골든글러브였다. 연차에 상관 없이 포지션 별로 경쟁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성이 있었다. 김재호(두산), 오지환(LG), 김상수(삼성), 김성현(SK) 과 함께 경쟁을 펼친 유격수 부문에서 김하성은 유력한 수상 후보였다.
허나 이번에는 팀 성적이 발목을 잡은 것일까. 김하성은 투표에서 2위에 그쳤다. 김재호가 188표로 1위에 올라 생애 첫 황금장갑을 손에 쥐었고, 김하성은 78표차 110표 2위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굳이 상으로 값어치를 매기지 않아도 김하성의 올 시즌은 대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NYR@xportsnews.com/사진=골든글러브 시상식 김하성 ⓒ 김한준 기자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