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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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G’학개론] 제3장. LG의 화려한 사건사고사

기사입력 2015.12.04 06:04 / 기사수정 2015.12.03 17:19

이은경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서울의 자존심'을 외치고 있는 LG 트윈스. 그러나 1994년 이후 우승 기록이 전혀 없는 LG는 올 시즌 '한 지붕 라이벌' 두산 베어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9위에 머물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명문 도약’을 외치고 있지만, LG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느낌이 강하다. 2013년과 2014년 가을 야구를 경험했지만, 2015년 다시 9위로 추락했다. 사실 트레이드 이후 잠재력이 폭발했던 성공사례는 KBO 역사에서 여러 건 있었는데, 유독 ‘탈G효과’라며 LG의 사례만 도드라지게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앞서 설명했듯, LG는 ‘지도자 심리요소’가 낮은 구단으로 지목된다. 수많은 사건사고사를 보면 왜 그런지 단편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다. 또 LG는 최근 수년 간 그라운드 안팎에서 수많은 사건사고를 일으키며 반갑지 않은 ‘문제구단’ 이미지를 갖게 된데다 구단 운영 역시 실패 사례가 많았다. 이런 사례가 켜켜이 쌓이면서 ‘탈G효과’라는 명제는 매우 강력하게 팬들의 뇌리에 박혔다.


  
성적 좋은 감독, 쫓겨나거나 도망가거나
 
2002년부터 2015년까지 14시즌 동안 L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건 세 차례(2002년, 2013년, 2014년)다. 그중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했던 2002년과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던 2013년에 팀을 맡았던 감독은 모두 빠른 시간 안에 팀을 떠났다. 그야말로 미스터리한 행보다.

2002년 LG의 김성근 감독은 정규시즌 4위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았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1년의 계약기간이 남아있었지만, LG는 김 감독을 전격 해임했다. 당시 LG 구단은 보도자료에 '내년 시즌 운영과 관련해 감독의 의견을 수용하라는 일방적인 요구는 구단의 존재 및 실체를 부정하는 행위로써 향후 구단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판단하에 부득이 유감스런 결정을 내렸다’고 썼다.

김기태 감독은 2012년 팀의 에이스 박현준이 승부조작으로 영구제명되고 FA 주전포수 조인성까지 팀을 떠난 최악의 상황에서 LG를 맡았다. 그러나 LG는 2013시즌 똘똘 뭉친 모습을 보여주며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그러나 2014년 LG가 잠시 부진에 빠지자 김기태 감독은 갑자기 사퇴를 선언했다.


 
끊이지 않았던 항명 사건
 
2010년 시즌 초 LG 투수 이형종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박종훈 당시 LG 감독을 겨냥한 막말 수준의 글을 올렸다가 문제가 되자 삭제했다. 이형종은 이후에도 자신의 기용방식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의 글을 또 한 번 올렸다. 같은해 또 다른 선발투수 봉중근의 아내가 봉중근의 미니홈피에 박종훈 감독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2009년에는 투수 서승화가 2군의 후배에게 체벌을 가한 게 알려져 문제가 됐고, 같은해 8월엔 경기 도중 배터리 조인성-심수창이 노골적인 언쟁을 벌여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 때문에 둘은 동반 2군행 징계를 받았다.

LG는 그 어느 팀보다 구단주가 야구를 좋아하고, 선수들에 대한 대우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굵직한 스타급 선수도 많다. 그러나 항명사건이 터져나오자 ‘선수가 감독을 이기는 하위팀의 고질병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비난 섞인 뒷말이 돌았다. LG엔 올스타급 선수들이 모였지만, 경기에서는 근성 없는 플레이를 자주 해서 ‘도련님 야구’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한편 LG의 사건사고는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시즌 도중 정찬헌과 정성훈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모두 불명예스럽게 중도하차했다.


 
‘봉이 김선달에게 당한(?)’ 트레이드
 
2011년 LG와 넥센의 2대 2 트레이드는 각종 이야깃거리를 남긴 희대의 트레이드로 평가된다. 당시 LG는 트레이드 마감일이던 7월31일, 넥센에 박병호와 심수창을 내주고 불펜투수 송신영과 유망주 투수 김성현을 받아온다.

트레이드 직후에는 넥센 팬들이 들끓었다. 당시 박병호는 1군에서 보여준 게 없었고, 심수창은 시즌 최다패 투수였다. 반면 송신영은 팀의 성적을 확실하게 책임질 수 있는 검증된 투수였고, 김성현은 어린 유망주였다. 넥센 팬들은 ‘팀이 또 선수 팔아먹기에 나섰다’, ‘분명히 현금을 추가로 받고 성사된 트레이드일 것’이라며 넥센을 비난했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본 결과는 LG에게 참담하다. 송신영은 2012년에 곧바로 FA 자격을 얻어 LG를 떠났고, 김성현은 2012년 승부조작 사실이 적발돼 영구제명됐다. 또 다른 승부조작 영구제명 선수 역시 LG의 에이스 박현준이었다. 반면 넥센으로 간 박병호는 한국 최고의 거포로 성장했다. 넥센은 최고의 거포를 받고 승부조작 선수를 내보냈으며, LG는 아무 소득 없이 박병호만 내주고 독박을 쓴 꼴이 됐다. 트레이드 당시엔 넥센이 손해를 감수한 것처럼 보였으나 결과는 정반대. 네티즌들은 넥센이 이 트레이드에서는 ‘봉이 김선달’이나 다름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예우 실종사건
 
2004년 김재현이 SK로 이적하자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김재현은 1994년 LG 우승의 주역이며 2002년 한국시리즈 투혼의 플레이로 유명한데, 당시 LG는 김재현에게 ‘고관절 수술 부위가 재발할 경우 본인이 책임진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해 이상훈은 스프링캠프에 기타를 가져가는 문제 등으로 구단 및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일으키다가 트레이드됐고, 유지현은 33세 나이에 갑작스럽게 은퇴했다.

LG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잇딴 이탈에 팬심이 크게 흔들렸다. 팀 내부적으로도 팀의 분위기와 중심선수들의 정체성이 바뀌는 부작용이 따랐다. LG 프런트가 고안한 ‘신연봉제’까지 도입되면서 LG의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졌다. LG는 2004년 이후 9시즌간 꼴찌만 두 차례를 하는 등 그야말로 ‘암흑기’를 보냈다. 2011년 LG의 일부 극성팬들은 구단버스를 막아서고 청문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올해 LG가 2차 드래프트 시장에 이진영을 내놓은 것을 두고도 팬심이 요동치고 있다. kt가 이진영을 지명하면서, 이진영은 6시즌 동안 몸담았던 LG를 떠났다. LG 팬들은 ‘차라리 이진영을 트레이드 카드로 썼다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이익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지적했고, 프랜차이즈급 스타를 보호선수 40인 명단에서 빼버리는 게 합당한 처사였는지 반문했다. LG구단은 이진영에 대해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해서 급이 맞지 않은 트레이드보다는 보호선수 40인 제외를 택했다"고 밝혔다.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엑스포츠뉴스DB

<‘탈G’학개론> 전체 강의듣기
제1장. ‘탈G효과’의 성공사
제2장. 왜 LG를 떠나면 잠재력이 폭발하나
제4장. 자조? 조롱? 프로야구의 새 콘텐츠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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