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최진실 기자] 가족이란 이름이 주는 감동은 잔잔하지만 진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위대한 유산’ 1회에서는 영화감독 임권택, 배우 권현상 부자, 부활 김태원, 강지섭, AOA 찬미가 출연해 가족의 이야기를 펼쳐 나갔다.
권현상은 아버지가 어떤 분이냐는 질문에 한참을 망설이다 “영화배우 임권택”이라 말했다. 권현상은 아버지에 대해 “‘누구의 아들이래’라고 말하는 이야기가 너무 싫었다”며 “사실 매체를 통해 아버지와 공식석상에 오른 적이 없다. 지금껏 아버지와 함께 있던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솔직하게 설명했다. 아버지 임권택 역시 “앞으로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며 “함께 하게 돼 잘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있는 집은 침묵만이 흘렀다. 아무 소리도 없다 침묵을 깬 것은 “점심 안 먹을까”였다. 임권택 권현상 부자는 이에 대해 “오히려 말이 많으면 어색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버지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했던 권현상이었지만 어릴 때 함께 했던 낚시를 임권택에게 제안했다. 무뚝뚝한 임권택이었지만 권현상의 제안에 미소를 보였다.
강지섭 부자 역시 무뚝뚝한 경상도 부자의 정석이었다. 43년 째 한 자리에서 중국집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 대해 강지섭은 “가게 자체가 아버지의 역사다”고 설명했다. 오랜만에 집을 찾아온 강지섭이었지만 아버지와 있을 때는 침묵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강지섭의 아버지는 배고픈 아들을 위해 가장 좋아하는 볶음밥을 만들어 주고 “빨리 무으라”는 말을 건네며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보였다.
강지섭은 아버지의 직업에 대해 “어릴 때는 짜장면이 싫었다”며 “옷에 냄새가 배어 친구들이 킁킁대는게 기분 나빠서 많이 싸웠다. 어른이 돼서 생각해보니 가장으로서 아버지의 무게가 정말 값진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어릴 때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후 강지섭은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음식 솜씨에 대해 배우겠다고 나섰다. 강지섭은 양파까기부터 시작해 직접 배달까지 나서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찬미는 고향 구미로 발걸음을 향했다. 동안외모를 소유한 찬미의 어머니는 17년 째 한 자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었다. 찬미의 집은 미용실과 함께 있었다. 찬미는 어머니에게 미용 기술을 배우고 싶다 말했고 어머니는 바로 실전에 투입시켰다. 당황한 찬미와 달리 어머니는 “만져봐야 알고 먹어봐야 아는 것처럼 직접 해야 한다”고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찬미의 어머니는 기본적인 예절부터 사소한 것까지 잔소리를 하며 스파르타 교육을 했지만 “소질 있네”라 말하며 딸을 흐뭇하게 바라봤다.
찬미와 어머니는 일이 끝난 뒤 맥주 한 병을 기울였다. 찬미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미용실을 했다”며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이 없었음에도 세명을 키우며 빚도 다 갚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찬미는 “엄마는 후회, 짜증과 같은 허무함이 있을 것 같다”며 “그래서 일찍 돈을 벌고 싶었다. 엄마가 매일 일을 하는데 집도 없고 우리 학원비를 내느라 돈이 없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어머니는 눈시울을 붉혔다.
찬미는 연예인이 된 이유에 대해서도 “내가 생각했던 환경이나 돈을 조금 더 빨리 가져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평생하긴 힘들 것 같다. 언니와 이야기 했는데 동생 대학은 우리가 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찬미의 엄마는 스무살 딸이 일찍 철든 모습을 보고 마음 아파했다.
김태원은 애착장애가 있는 자폐를 가진 아들 우현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앞서 김태원과 우현은 협연을 하기 위해 노력했고 성공했다. 김태원은 우현과 함께 유부초밥을 만들었다. 우현은 초반 시큰둥했지만 먹어보며 흐뭇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김태원과 우현은 집 근처 공원으로 소풍을 나와 유부초밥을 먹었다. 김태원은 자전거 타기를 제안했지만 우현은 거절하며 집으로 가자고 했다.
김태원은 “자전거를 타면 낭만 영화 장면 같은 맛이 있다”며 “낭만을 알려주고 싶다”고 자전거를 가르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김태원은 우현에게 자전거를 가르쳐주며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그래도 김태원은 “걱정하지마. 아빠 안 잡았어”라고 말하며 뒤에서 몰래 우현의 자전거를 도와줬다. 자전거 타기를 싫어했던 우현도 미소를 지었고 김태원 역시 힘은 들었지만 엄지를 올렸다. 김태원은 훗날 아들과의 자전거 배낭여행을 꿈꿨다.
이처럼 ‘위대한 유산’에서는 네 가족의 각자 다른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너무나도 성격이 다른 네 가족이지만 어딘가 우리집에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공감을 자아냈다. 눈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캐릭터나 흡입력 높은 이야기가 전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네 가족의 솔직한 모습은 그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갈지 궁금하게 했다.
true@xportsnews.com / 사진=MBC 방송화면
최진실 기자 tu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