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한국은 이겼지만 아쉬운 점도, 보완해야할 점도 많은 대회였다.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2015 WBSC 프리미어12 대회가 끝을 맞았다. 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의 결승전에서 8-0 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우리는 어떤 점을 되돌아봐야 할까.
◆ 확실한 국가대표 체제 구축
국가 대항전이 열릴 때 마다 '전임 감독제' 이야기가 나오지만 아직까지 공식화 된 적이 없다. 전해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라는 규칙을 세워 놓았어도 해당 감독이 고사하면 그만이다. 물론 고사하는 이유도 있다. 현재 KBO리그에서 지휘봉을 쥐고 있는 감독들은 팀에게만 신경쓰기에도 24시간이 모자라다. 국가대표팀 감독이라는 명예나 영광이 보잘것 없다는 뜻이 아니라 자칫 잘못하다가는 소속팀도, 대표팀도 완벽하게 꾸리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번 대표팀 역시 류중일, 염경엽 감독이 정중히 고사해 소속팀이 없던 관록의 김인식 감독이 맡게 됐다.
전임 감독제와 더불어 대표팀 선발과 소집 및 훈련 일정까지도 체계적으로 짜여질 필요가 있다. 축구와 비교했을때 야구는 국제 대회 자체가 적고, 각 국가 자체 리그의 일정이 빡빡해 지속적인 경기를 치르기가 어렵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야구라는 종목 자체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자 기존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재미를 안겨줄 국제 대회 역시 스스로 값어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확실한 동기 부여는 '병역 혜택이 없는 대회는 선수들의 의욕이 없다'는 목소리도 잠재울 방법이다.
또 이번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은 잘 알려지지 않은 국가, 메이저 혹은 마이너리그 기록이 없는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곤란했었다. 익숙치 않은 선수들은 대부분 대회 개막 이후 예선 1~2경기로만 전력 분석을 해야했다. 이런 부분도 국가대표 전담팀이 필요한 이유다.
일본은 이미 고쿠보 감독이 2017년 WBC까지 지휘봉을 잡기로 하고 대만과 평가전을 확정하는 등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일본에 승리했을지 몰라도 멀리 내다보는 시야는 따라할만한 점이다.
◆ 국제 대회, 어디까지 가야할까?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의 경우 개막 이전부터 폐막이 다가올 때까지 끊임없이 잡음이 나왔다. 개막 이전에는 불분명한 참가국 현황과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들 전원 제외, 기준이 모호한 세계 랭킹까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만드는 대회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2020 도쿄하계올림픽에서 야구 종목의 부활을 목표로 일본, 대만을 비롯한 우리나라 역시 뜻을 모아 대회에 적극 참가했다. 의도는 좋았다. 또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KBO리그까지 주요 리그들이 모두 끝난 이후 열리는 대회인만큼 국제 대항전을 통한 야구 인기 증폭을 기대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참가국 면면보다도 대회 운영 자체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일방적인 준결승전 일정 변경과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알려주지 않은건지 모를 8강전 경기 시간 및 경기 강소 그리고 매끄럽지 않았던 경기 자체 진행까지. 프리미어12는 초대 대회인 것을 감안하고 살펴봐도 어설픈 요소가 훨씬 더 많았다. 올림픽 야구 부활을 위해 뭉치자던 WBSC의 희망찬 포부도 흐려졌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야구가 올림픽에서 사라지면서 국제 무대에서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지는게 사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시안게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도에 공들여 참가하고 있고, 프리미어12는 말 그대로 대승적인 차원에서 참가를 결정했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 다음으로 정예 멤버를 꾸렸다.
하지만 앞으로도 어떤 대회에,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참가해야 할지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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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