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관명기자] "홍대에서 핫할 자격이 있다."(김범수) "목소리가 개성이 있다. 레코딩 하고 싶다."(윤종신) "밴드 에너지가 전달됐다. 규현 보컬에서 자이언티가 느껴졌다."(백지영) 올해 '슈퍼스타K7'에서 심사위원들을 매료시킨 밴드가 있었다. 바로 리플렉스다. 비록 슈퍼위크 라이벌미션에서 중식이에 밀려 톱10 진입은 실패했지만, 그들은 리플렉스가 왜 홍대에서 핫한 밴드인지를 스스로 입증하는데는 성공했다.
엑스포츠뉴스와 미러볼뮤직, 네이버뮤직이 공동 기획한 '인디view' 네번째 주자는 그래서 리플렉스다. 이미 지난해 7월 펜타 슈퍼루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홍대신을 뜨겁게 달궜고, 이제 각종 공연과 내년 초 정규앨범 발매를 위해 여념이 없는 이들이다.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조규현(보컬 기타), 홍석원(기타), 변형우(베이스기타), 신동연(드럼)을 만났다.
리플렉스가 말하는 리플렉스
- 그 이후 '슈스케'는 보고 있나?
▶ (조규현) 잘 안본다. 케빈오와 천단비가 올라갔더라.
- 윤종신한테서 연락은?
▶ (조규현) 아직 안왔다(웃음).
- 어쨌든 '슈스케'를 통해 리플렉스라는 밴드가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여느 록밴드 보컬과는 다른 촉감의 조규현 보이스, 비주얼 갑인 베이시스트 변형우, 기타를 화끈하게 치는 '아기왕' 홍석원, 밴드의 리듬키퍼 신동연 등. 일단 각자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 (조규현) 리플렉스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조규현이다. 올해 29세이며, 중학교 때 기타를 잘 치는 세 살 위 삼촌한테 영향을 받아 음악을 시작했다. 마이클 잭슨과 스티비 원더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다. 스무살 때 피피네드라는 밴드를 결성했고 이때 변형우 형을 처음 알게 됐다. 그때 서번트 신드롬이라는 밴드에서 활동하던 홍석원을 만나 알고 지내다 각 팀이 해체되면서 2006년에 패잔병처럼 모이게 됐다(웃음). 처음에는 밴드 이름이 마이 이어 플러그였고 그때 멤버는 조규현 홍석원 신동연 황운비였다. 그러다 더 잘하는 베이스를 구하고 싶어서 다시 찾은 사람이 변형우 형이다. 친구 황운비한테는 그래서 미안하다(웃음). 당시 오뎅집을 하던 형우 형을 3번이나 찾아가서 겨우 승낙을 받아 악연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웃음). 형우 형이 들어오고 나서 밴드 이름을 로맨틱 레슬러라고 바꿨고 곧바로 나와 홍석원, 신동연 세 사람이 군대를 갔다. 그리고 2010년 우리 3명이 제대를 하니까 이번에는 형우 형이 군대를 갔다. 2012년 형우 형이 제대를 하고 합류한 후에는 밴드 이름을 더 레슬러로 다시 바꿨다. 그러다 미러볼 브이쇼 무대에서 지금의 대표(주성민. 밴드 스키조의 기타리스트)를 만나 리플렉스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2012년 12월 첫 앨범이 나오게 됐다.
cf. 리플렉스의 디스코그래피는 다음과 같다.
2012년 12월26일 싱글 'Miniseries #1 (Romantic Wrestler)' = S.O.S, Emergency
2013년 1월31일 싱글 'Miniseries #2 The Wrestler' = Don't Look Back Tonight, 없어졌어
2014년 11월12일 싱글 'Talk To Me' = Talk To Me, 물어본다
2014년 12월11일 EP 'My All' = My All, Talkt To Me, Run Away(이 곡으로 슈스케 지역예선 통과, 슈퍼위크 합류), Hey In There, Beautiful Gir
- 복잡하다. 그건 그렇고 주 대표는 리플렉스에서 어떤 점을 보았길래 계약까지 하게 됐나?
▶ (주성민) 미러볼 브이쇼에서 공연을 보고 당시 더 레슬러의 가능성을 보았다. 특히 규현의 보컬이 록신에서는 듣기 힘든 보이스다.
- 변형우씨도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 (변형우) 충남에서 태어나 곧바로 서울에서 자랐다. 원래 내 꿈은 백댄서가 되는 것이었다. 춤을 좋아했으니까. 그러나 중학교 때 록음악을 접한 후 밴드로 전향했다. 처음 활동한 팀이 아까 조규현이 말한 피피네드였다. 팀이 깨진 후 이태원에서 오뎅바를 했는데 먹고 살 만했다. 1년 정도 했을 때 조규현이 찾아왔다.
▶ (조규현) 밴드에 비주얼 멤버가 필요했다(웃음).
▶ (홍석원) 리플렉스에 최적화된 친구다. 본인이 나서야 할 때와 아닐 때를 잘 아는 영리한 베이시스트다.
- 왜 베이스를 선택했나.
▶ (변형우) 줄이 네 줄이라 쉬울 줄 알았다. 저그처럼 쉬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웃음).
- 홍석원씨는?
▶ (홍석원)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자라기는 서울에서 자랐다. 중3 때 친구가 준 림프비즈킷 앨범을 듣고 '이런 세상이 있구나' 싶었다. 기타는 스무살 때부터 집중적으로 쳤다. 처음 서번트 신드롬이라는 밴드를 만들었는데 잘 안됐다. 그러다 클럽에서 피피네드를 만났고 '좋은 음악을 하는 멋있는 친구들이구나' 싶었다. 그러다 서번트 신드롬이 해체됐고 조규현과 함께 새 팀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는 일산에서 드럼을 가장 잘 치는 신동연을 내가 영입했다. 그렇게 해서 멤버가 구성이 됐지만 아까 규현이가 말한 대로 세 사람이 군대를 가야 했다. 제대 후 변형우를 만났는데 이번에는 변형우가 군대를 가야 했다. 변형우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 무려 8명의 베이스 주자를 바꿔가며 기다렸다. 변형우가 전역 후 합류한 것이 2012년 8월이다.
- '일산의 최고실력자' 신동연씨도 소개 부탁드린다.
▶ (신동연) 밴드 코어매거진의 드러머 김기원이 학교 밴드부 선배다. 아, 저는 인천의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자마자 서울로 옮겨 자랐다(웃음). 공부만 하는 학생이었는데 어머니가 "스트레스 받지 말라"며 드럼을 치게 해주셨다. 그래서 중2 때부터 드럼을 시작했다. 이렇게 스쿨밴드만 하다가 스무살 때 모교인 정발고 축제에서 홍석원 형과 조규현을 처음 알게 됐다. 아까 석원 형이 말한 대로 형이 "같이 할래?"라고 해서 리플렉스에 합류하게 됐다. 음악적으로는 엑스재팬의 드러머 요시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 밴드 구성이 2기타, 1베이스, 1드럼이다.
▶ (조규현) 가장 원초적인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구성이다. 건반이 없는 이유는 초반 멤버 구성할 때 굳이 건반이 필요할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건반을 다룰 수 있는 멤버도 없다.
- 개인적으로 조규현의 보이스가 마음에 든다. 음색도 독특하지만, 보이스가 여린데도 밴드 사운드에 묻히질 않는다.
▶ (조규현) 만약 노래를 제대로 배웠다면 이렇게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 노래를 하고 싶은 대로 부르다보니 이런 톤을 갖게 됐다. 저한테는 큰 행운이다.
- 각자를 뮤지션의 길로 이끈 노래를 한 곡씩 꼽자면?
▶ (조규현) 더유즈드(The Used)의 'Taste Of Ink'. 처음 들었을 때 깜짝 놀랐다. 나도 저런 음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변형우) 림프비즈킷의 'My Generation'. 속이 시원할 정도로 화려하고 멋있었다. 이 곡을 들은 후부터 내게 꿈이 생겼다.
▶ (신동연) 엑스재팬의 'Sadistic Desire'. 노래보다 뮤직비디오를 먼저 봤다. 충격이었다.
▶ (홍석원) 나도 'Taste Of Ink'다. 신선한 충격을 줬다.
- 아, 밴드이름 리플렉스는 어떻게 지은 것인가.
▶ (조규현)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곡들을 랜덤으로 돌려서 처음 나온 곡 이름을 팀명으로 정했다. 그 곡이 바로 듀란듀란의 'The Reflex'였다.
리플렉스가 직접 설명하는 리플렉스 대표 4곡
- 음악과 노래는 뮤지션이 직접 설명해주면 감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 곡이 만들어진 배경을 알게 되면 그 곡에 대한 느낌이 많이 바뀌기도 한다. 리플렉스를 대표할 4곡을 골라 코멘터리를 해달라. 이왕이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Beautiful Girl'도 포함시켜서(웃음).
Run Away
▶ (조규현) 이 곡은 리플렉스가 갖고 있는 모든 것들의 집약체다. 우리의 감정, 우리의 기술. 우리끼리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들으면 아실 수 있을 것이다.
▶ (신동연) 드러머가 봤을 때 매우 공격적인 곡이다. 리듬상으로는 드럼앤베이스 장르인데 그 위에 베이스기타의 슬랩도 얹혀졌다.
▶ (변형우) 멤버 각자가 파트별로 잘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잘 드러난 곡이다.
▶ (조규현) 이별을 후회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사실 실화다. 천호동에 살던 김소연이라는 사람이 내게 이별을 고했을 때 그 심정을 담았다.
없어졌어
▶ (조규현) 역시 이별 노래다. 군대 있을 때 당한, 가장 임팩트가 컸던 이별에 대해 썼다. 기본적으로 우리 곡들은 '흐름'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감히 말하건대 우리는 흐름의 마법사다. 어떤 곡에서는 흐름이 확확 바뀌고, 또 어떤 곡에서는 처음의 흐름이 끝까지 유지된다. 이 곡에서는 그 흐름이 점점 커지는 느낌을 담았다.
▶ (홍석원) 후렴에서의 반전느낌이 좋다. 공연을 하면 관객은 역시 반전을 가장 좋아하신다. 이 곡에는 그러한 반전요소가 있다. 그 부분을 주의깊게 들어달라.
Beautiful Girl
▶ (조규현) 원나이트스탠드를 위해 여자를 꼬신다면 이 노래 가사처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약간은 양아치 같은 느낌으로 썼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해봐도 이 노래처럼 하면 먹히지 않을 것 같다.
cf. 이 곡의 가사는 이렇다. ..Oh She is beautiful girl/ 내 맘 안에 함께 있는 너만을 영원토록 사랑한다는 약속 난 못해/ 오늘 너를 감추지마 오늘 너를 숨기지마/ 오늘 너를 원한다고 오늘 밤에는 미쳐서 모두 잊은 채로 달리자고..Oh I really wanna get your love'
▶ (변형우) 남자들만의 생각일 뿐이다.
▶ (신동연) 이 곡에는 기타 리프가 반복되는데 그에 맞춰 최대한 신나게 4비트로 쳤다. 노트(드럼치는 회수)가 많은 곡이다.
My All
▶ (조규현) 말 그대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걸어야만 얻을 수 있다는, 일종의 응원가다. 매 앨범마다 응원가를 한 곡씩 싣고 싶다. 정규앨범에도 응원가 한 곡이 들어갈 것 같다.
▶ (변형우) 베이시스트 입장에서 드럼 비트와 보컬 멜로디, 기타 사운드에 자연스럽게 묻어가려 애썼다.
▶ (홍석원) 타인을 위로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맥주 한 잔을 같이 마시면서 위로해주는 방법도 있고, 그저 조용히 곁에 있어주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 곡은 이러한 여러 위로 방법을 다 담아보려 한 곡이다. 조용할 때는 조용하고, 화려할 때는 확실히 화려한 그런 곡이다.
리플렉스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몇가지
- 정규앨범을 준비중이라고 들었다.
▶ (조규현) 악기 녹음은 다 끝났고 보컬 녹음을 하고 있다. 3곡이 완성됐다.
▶ (신동연) 소년에서 어른으로, 이런 컨셉트일 것이다. 리플렉스가 좀더 성숙해져가는 과정을 담았다.
▶ (조규현) 미니시리즈는 완결됐고, 지금은 단편선이나 수필집 개념으로 준비중이다. 아마 10곡이 담길 것이다. 발매시기는 내년 1월말에서 2월초 사이가 될 것 같다. 어쨌든 2016년은 바쁘게 보내야 하는 해다.
- 공연 근황 좀 들려달라.
▶ (조규현) 19일 명동에서 컨버스 인스토어 뮤직 라이브가 있고, 22일 롤링홀에서 딕펑스와 함께 하는 조인트 공연이 있다. 27일에는 라이브클럽데이 행사로 노브레인과 함께 브이홀 무대에 선다. 12월4일에는 잔나비, 안녕바다와 함께 뉴이어락페스티벌에, 12월24일에는 글렌체크, 후후와 함께 클럽엑시트 무대에 선다.
- 조규현씨는 게임 마니아로 유명한데.
▶ (조규현) 엄청 좋아한다. 거의 모든 게임의 엔딩을 봤다. 지금은 MLB15라는 야구게임에 빠져있다. 텍사스 레인저스팀을 운영중이다. 조만간 플레이스테이션4도 구할 생각이다.
- 변형우씨는 축구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 (변형우) 마포FC에서 오른쪽 공격수를 맡고 있다. 이 팀에는 현재 안녕바다의 우명제, 피아의 기범이형과 헐랭이형, 내귀에도청장치의 갈고리형(황의준)과 니미킴형(김태진), 장미여관의 육중완형 등이 뛰고 있다.
- 각자 쓰고 있는 악기에 대해서도.
▶ (조규현) 펜더 72 텔레캐스터 커스텀을 개조해서 쓰고 있다. 무엇보다 기타외관이 예쁘다. 약간 클래시컬한 느낌도 있고.
▶ (변형우) GnL의 아사트 모델, 라크랜드의 4494클래식 모델을 쓴다.
▶ (홍석원) 깁슨 히스토릭 더블컷 TV옐로우 모델을 쓴다. 모양도 예쁘고 소리도 시원시원하게 나온다. 고집스러운 느낌이 좋다.
▶ (신동연) 세트드럼은 없다. 다만 스네어는 OCDP라는 커스텀 브랜드를 쓰고 있다. 스네어는 드러머가 자기의 색깔을 표현할 수 있는 파트다.
- 앞으로 리플렉스는 어떤 팀으로 계속 될 것 같나.
▶ (조규현) 계속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팀이 될 것이다. 듣는 분들이랑 같이 성장하는 팀. 같이 잘 컸으면 좋겠다.
▶ (변형우)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팀이 되고 싶다. 성장하면서도 록의 원형을 잃지 않는 그런 팀.
▶ (홍석원) 옆집 꼬마가 '리플렉스는 어떤 팀이에요?' 물어봤을 때 누군가 '좋은 음악 하는 팀이지' 이런 얘기를 듣고 싶다.
▶ (조규현) 맞다.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송골매나 들국화 같은 그런 팀이 되고 싶다.
▶ (신동연) 우리 음악을 사람들이 들었을 때 '리플렉스 스타일인데' 이렇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우리들만의 장르를 추구하고 싶다. 누가 들어도 리플렉스 음악이라 할 정도로.
el34@xportsnews.com 사진 = 김한준 기자
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