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첫 10개 구단 144경기 체제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각 팀들은 마무리 캠프에 돌입하는 등 벌써부터 다음 시즌 담금질에 들어갔다. 올시즌 어떤 점이 아쉬웠고, 더 나은 다음을 위해 어떤 점을 보강해야 할 지 돌아봤다.
올 시즌 김태형 감독을 사령탑에 앉혔던 두산 베어스는 시즌 초반부터 이현승, 김강률 등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력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큰 힘이 되어야 할 외국인들이 정규시즌에서 잇따라 부진하면서 사실상 국내선수들로만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그 때마다 '깜짝스타'가 나왔고, 김태형 감독을 중심으로 하나로 모인 두산은 14년 만에 우승 반지를 손에 끼면서 2015 시즌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이제 '왕조 건설'을 위해 아쉬웠던 부분을 채우는 일만 남았다.
▲ 외인 3인방 완전체는 언제
올 시즌 두산은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가장 못 받은 팀이었다. '10승 보증 수표' 더스틴 니퍼트는 포스트시즌에서 맹활약을 했지만, 정규시즌에서는 계속된 부상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20경기에 나온 니퍼트는 6승 5패 5.10의 평균자책점이라는 '니느님'이라는 별명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 재계약에 성공한 유네스키 마야는 4월 노히트 노런을 기록한 뒤 후유증으로 승리를 추가하지 못한 채 2승 5패 평균자책점 8.17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짐을 쌌다. 대체자로 온 스와잭이 거둔 승수 역시 5승(7패)에 그쳤다. 외국인 투수들이 합작한 승리는 단 13승. NC의 에릭 해커가 기록한 승수(19승)보다도 훨씬 못미치는 승수다.
타자쪽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시즌 전 야심차게 영입한 잭 루츠는 단 8경기에 출장해 1할1푼1리 1홈런 3타점을 올리는데 그쳤고, 바통을 넘겨받은 로메로 역시 76경기 나와 2할5푼3리 12홈런 50타점에 그쳤다.
'불행 중 다행'으로 두산은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선수들이 커왔다. 니퍼트가 부상당하면서 진야곱과 허준혁이 '깜짝 스타'로 나타났고, 3루를 지켜야 할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하자 허경민이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허경민은 포스트시즌에서 단일 포스트시즌 최다안타 신기록(23안타)을 세우면서 결국 국가대표로 발탁되기까지 했다.
외국인선수없이 탄탄한 전력을 구축한 두산은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가 우승을 위한 '기본 옵션'이 아닌 '플러스 전력'이 됐다. 허경민이 만개하면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구상도 폭 넓어졌다. 김태형 감독은 "시즌 전에는 3루수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내년에는 타격 좋은 선수로 뽑을 것"이라며 수비 제한 없이 공격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뜻을 보였다.
여기에 사실상 재계약으로 방향을 니퍼트와 함께 호흡을 맞출 외국인 투수가 10승 정도를 담당한다면 두산은 유희관-장원준-니퍼트-새 외국인투수로 이어지는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 가능성 보였던 '선발투수 그 후'
시즌 초 두산의 선발진은 최고로 평가받은 반면, 불펜진은 물음표 투성이었다. 여기에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김강률까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 아웃을 당했다. 두산의 뒷문은 좀처럼 닫히지 않았고, 점수를 아무리 내도 불안한 상태가 계속됐다.
김태형 감독은 결국 선발 준비를 하고 있던 이현승을 마무리 투수로 돌렸다. 그리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현승은 연일 배짱투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며 두산의 '수호신'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김태형 감독 스스로도 올 시즌 가장 잘한 일에 대해 "이현승을 마무리로 돌린 것"이라고 꼽을 정도다.
여기에 약관의 투수 함덕주가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했다. 68경기에 나와 7승 2패 3.65의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는 14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다. 비록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지만. 이 또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여기에 시즌 중반까지 팀에 가장 확실한 투수로 활약을 했던 오현택이 확실하게 셋업맨으로 자리 잡고, 내년 시즌 선발로 준비할 노경은, 이현호, 허준혁, 진야곱 등이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활약을 해준다면 두산의 마운드의 높이는 그 어느때보다 높아져 있을 것이다.
▲ 베어스 왕조의 시작을 위해 시선은 연속 우승으로
모든 악재를 극복하고 두산은 결국 우승자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01년에 이은 14년만의 쾌거다. 2015년 준플레이오프에서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온 두산의 '가을 기적'은 박수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과거 해태, SK, 삼성과 같이 '왕조'라는 호칭이 붙기 위해서는 한 번의 우승으로는 만족해서는 안된다. 최고의 자리에 오른만큼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서 남은 숙제들이 많다. 김현수와 오재원이 FA(자유계약) 선수로 풀리고, 2차 드래프트로 인한 전력 보강 및 누수를 계산해야 한다. '일장춘몽'으로 끝날지 아니면 '왕조의 시작'일지는 2016시즌의 모습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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