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미네소타 트윈스가 박병호(27,넥센) 영입전의 승리자가 됐다. 그러자 그를 놓친 팀들에서 뒤늦은 한숨이 흘러나오고 있다.
강정호의 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그 중 하나다. 미네소타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전, 깜깜이 영입전 속 피츠버그는 가장 유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그동안 스카우트를 파견하며 꾸준하게 박병호를 관찰했고, 강정호로 재미도 봤다. 현재 1루수인 페드로 알바레즈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만큼, 충분히 가능한 카드였다.
하지만 비딩의 승자는 미네소타였다. 그러자 미국 피츠버그 지역언론 '피츠버그 스포팅 뉴스'의 알렉산더 크리스마 기자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박병호 놓친 피츠버그는 선수 한 명 그 이상을 잃었다"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 칼럼은 "박병호의 행선지가 확정되기 전, 피츠버그 팬들의 의견은 양분됐다"라며 박병호에 대해 서로 달랐던 팬들의 입장을 전했다. "1~2년 사이에 유망주 조쉬 벨이 데뷔할텐데 뭐하러 단지 교섭권만을 얻기 위해 1285달러라는 거금의 포스팅비용을 써야 하느냐"는 게 한 쪽. "박병호가 피츠버그에 새둥지를 튼다면 구단은 운영에 있어서 폭 넓은 선택권을 둘 수 있다"는 게 다른 쪽 이었다.
구단이 손에 쥘 수 있는 선택권은 세 가지였다. 우선 1루 전력을 단숨에 높일 수 있었다. "2번의 KBO리그 MVP를 탄 이 선수가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면 그는 단숨에 그가 멀티 플레이어라는 것을 증명해낼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두 번째 방법은 조쉬 벨 카드. 유망주를 이용해 선발로테이션을 채울 수 있는 더 확실한 선수를 트레이드 해올 수도 있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에는 플래툰 시스템까지 고려할 수 있었다.
게다가 경기 외적 효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 피츠버그는 리그의 대표적인 스몰마켓 팀인 상황, 한국 시장은 엄청난 수입원이었다. 이 칼럼은 "멀리 볼 것도 없다. 2015시즌 MVP 강정호가 영입되면서 피츠버그에서는 새로운 팬들과 새로운 문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새로운 수입원이 생겼다"며 "TV 중계권 판매, 한국 회사들과의 파트너십 등 전례없던 시장이 형성됐다. 강정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라며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버스는 떠났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의 옷을 입게 됐다. 이 칼럼은 "강정호와 박병호만큼 잠재력 있는 선수를 찾기도 힘들다. 게다가 둘이 다시 같은 팀에서 뛰는 건 더 흔치 않은 일이다"라며 "한국의 팬들은 팀 자체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그 선수 개인을 좋아하는 쪽이다. 그런 점에서 피츠버그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고,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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