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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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MV감독 룸펜스 입열었다 "가사내용 맞춘 선택"(전문포함)

기사입력 2015.11.08 00:09

정지원 기자
 

[엑스포츠뉴스=정지원 기자] 가수 아이유 정규 4집 '챗셔' 뮤직비디오 전반을 담당한 감독 룸펜스가 이번 뮤직비디오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룸펜스(Lumpens)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이유 뮤직비디오 후기"라는 글과 함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룸펜스는 "아내가 '나중에 아이가 초등학교 가서 인터넷 보고 아빠가 아동성애자냐고 물으면 어쩌냐'고 했다"며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만큼 직접 작업한 나의 해석과 제작과정도 들어보자. 아이유 뮤직비디오 제작과정 후기와 과정을 되짚어봐야겠다"라며 아이유 '챗셔' 수록곡 후기를 모두 공개했다.
 
룸펜스는 논란의 수록곡 '제제'와 관련한 앨범 재킷 촬영 당시를 회상하며  "(아이유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 속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했다. 첫 회의 때 아웃풋이 어느 정도 결정됐다. 재킷 촬영을 마친 상태였고 그 사진에서 이미지는 더할나위 없는 나무였다. 우리는 거기에 오렌지를 몇 개 더 얹고 촬영된 소스를 스톱모션처럼 보이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룸펜스는 타이틀곡 '스물 셋'의 경우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얻었다 밝혔다. 룸펜스는 "처음 아이유의 가사 설명을 들으니, 그때의 느낌처럼 요상하지만 동화스럽고 재밌는 가사였다. '나도 몰라 너도 몰라 맞혀봐. 나 뭐게?' 질문을 던지거나 답을 안주는 챗셔 고양이의 모습에서 출발했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룸펜스는 '스물 셋' 뮤직비디오 각 장면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미숙하게 화장을 하는 장면을 두고 "아이유가 일어나서 화장대로 걸어가며 악기가 추가되며 리듬감이 살기 시작한다. '아가씨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 가사 내용과 맞춰 미숙한 화장과 어른흉내 내는 엉뚱함이 재밌겠다 싶었다. 그래서 크레파스를 루즈대신 사용하고 헤어드라이기 조작도 미숙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젖병, 인형, 우유 등 오해를 불러일으킨 신과 관련, 촬영 당시 상황을 자세히 전했다. 룸펜스는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싶어요'부터 '뒤집어 볼래'까지 모순되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각 구절을 유기적으로 리듬감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를 표현하면서 물기 있는 여자도 돼야하고 죽어야하고 뒤집어야 한다. 일단 배우를 물로 적시자니 앞서 말한 대로 NG 나면 큰일이다. 그래서 물병으로 여자 인형을 적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룸펜스는 "그런데 우리 조감독님께서 물병을 물고 있으면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잘 안 사네요라고 한다. 젖병으로 바꾸니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또 그는 "'죽은듯이 살래요'에선 움직임을 멈추며 죽은 듯한 모습이 나온다"며 "첫 테이크에서 우유병이 뒤집어져도 잘 흐르지 않았다. 그래서 실리콘 부분을 크게 잘라냈더니 죽은 척 할 때 옷에 많이 튀었다. 그러자 조감독은 '아이유가 체셔 고양이 아니었나요?' 하면서 앞에 우유와 과자를 고양이 사료처럼 세팅해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촬영은 재밌었고 결과물도 만족스럽다. 아이유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지었다.
 
앞서 아이유는 수록곡 '제제' 가사 선정성 논란, 보이스 샘플 무단사용의혹에 휘말리며 홍역을 앓았다. 이후 아이유는 6일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뮤직비디오 등 미니앨범 콘텐츠를 두고 의혹을 제기했고, 이에 룸펜스가 뮤직비디오 촬영 후기를 직접 밝힌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룸펜스 페이스북 전문이다.

- 아이유 뮤직비디오 후기-
 
오늘 와이프가 나중에 아들이 초등학교가서 인터넷 보고 아빠가 아동성애자냐고 물으면 어쩌냐고 했다. 나와 우리 동료들은 뮤직비디오 작업이 끝나면 팬들의 다양한 해석을 나름 즐기는 편이었다. 우리 의도보다 멋지게 해석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여러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만큼 직접 작업한 나의 해석과 제작과정도 들어보자.
 
아이유 뮤직비디오 제작과정에 대한 후기와 과정을 되짚어 봐야겠다. 첫 회의는 모든 곡이 여러 가지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졌다는 아이유의 이야기에서 시작되었다.
 
-푸르던
소설 소나기를 읽고 지은 곡이라 했다. 아이유는 소나기가 한번 지나간 뒤에 모습을 하고 있다. 죽은 후에 모습일 수도 있으며 소년을 생각하는 모습일 수도 있다. “그날 알았지 이럴 줄” 이건 몰랐다 그날 열애설이 터질 줄.
 
-새신발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아이유의 귀여움을 보여주자. 너무 잘해주었다.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신발을 은색으로 해야하나.. 신발을 세번쳐야하나 였다. 편집 리듬감상 한번이 좋았다.
 
-제제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에서 나무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첫 회의 때 이미 아웃풋이 어느 정도 결정되었다. 자켓사진 촬영을 마친 상태였고 이미 그 자켓 사진에서의 이미지는 더할나위 없는 나무였다. 우리는 거기에 오렌지를 몇 개 더 얹고 촬영된 소스를 애니메이션 작업하기 시간상 촉박해 프레임 수를 걷어내 스톱모션처럼 보이게 하기로 했다. 우리 아들을 특별출연시켜서 추억을 만들어볼까 했지만.. 통제가 안된다.
 
-스물셋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어릴 때 동화로 접하고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 아이유의 가사 설명을 들으니, 그때의 느낌처럼 요상하지만 동화스럽고 재밌는 가사였다. 나도 몰라 너도 몰라 맞혀봐. 나 뭐게? 질문을 던지거나 답을 안주는 모습이 체셔고양이의 모습에서 출발했다고 했다. 그 가사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처럼 요상하고 기존에 아이유가 하지 않았던 모습으로 표현하기로 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리듬감이다. 시간이 흐르면 나도 까먹을 테니 나중에 우리 아들도 이해가도록 쉽게 각 장면에 대한 연출 과정을 기록해봐야겠다.
 
- INTRO 케잌장면
초반에 제목을 강하게 상기시키기 위해 케잌앞에 아이유를 앉혔다. “23” 케잌에 내가 좋아하는 마이클조던도 새겨놓을까 했지만 동료들이 별로 재미없다고 해서 패스. 현장에서 배우에게 물을 뒤집어 씌운다거나 케잌에 얼굴을 박는다거나 하는 결정은 쉽지 않다. 다시 한번 가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케잌도 비싸니까. 케잌을 맛보고 정신을 잃으며 얼굴을 박을래, 의자 뒤로 쓰러질래 선택지에서 그런 자신의 모습을 팬들이 본적 없으니. 아이유는 얼굴을 박자고 했다. 케잌에 얼굴을 박으며 못난이가 되는 모습은 현장에서도 모두 웃을 정도로 즐거웠다.
 
-화장을 하는 장면
마스크팩으로 시작한 이유는 케잌에 박은 얼굴에서 연상되는 크림 묻은 얼굴에 연장선이다. 일종의 트랜지션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연결 느낌이 나지 않아 아쉽다. 아이유가 일어나서 화장대로 걸어가며 악기가 추가되며 리듬감이 살기 시작한다. “아가씨태가 나네 다 큰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 가사 내용과 맞추어 미숙한 화장과 어른흉내 내는 엉뚱함이 재밌겠다 싶었다. 그래서 크레파스를 루즈대신 사용하고 헤어드라이기 조작도 미숙하다. 개인적으로 여가수가 예쁜 척을 안 했는데 예뻐 보이면 좋다. 앞머리가 얼굴을 뒤덮는 헤어드라이어 장면이 그래서 좋다.
 
-“때려치고싶어요 - 돈이나 많이 벌레”
이것 역시 가사 그대로 따라가되 . 각기 다른 소리를 내고 있는 가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보이면 좋을 것 같았다. “난 그래 사실 지금이 좋아요 “ 흔한 안무 립싱크 장면에서 “아냐 사실은 때려치우고 싶어요” 갑자기 성질을 내며 마이크를 쳐낸다. 쳐낸 마이크가 넘어지는 각도와 다음 장면 “사랑이 하고 싶어요” 꽃병은 같은 각도로 넘어진다. 리듬감을 주고 유기적인 장면전환을 위한 장치다. 또한 예쁜 꽃병은 사랑을 대변하는 값싸고 구하기 쉬운 소품이다. 그 안에 들어있는 흰색 페인트 역시 동화적인 색채를 주기위한 장치다. 누런빛 테이블 파란 벽은 보색. 흰색 페인트와 아이유의 흰옷이 잘 맞아 떨어졌다. “아냐 돈이나 많이 벌래” 이 부분이 하이라이트인데. “벌래” 를 “벌레”로 해석 앨리스에 나오는 담배 피우는 애벌레를 소환했다. 그리고 그 벌레를 보고 놀란 또 다른 아이유는 뛰기 시작한다.
 
-후렴 부분
그냥 신나게 뛰자. 리듬감이 중요하니까! 갈 길을 알고 있는 듯한 토끼를 따라 계속 뛰다가 액자 안으로 숨는다. 액자는 만들기 쉽다. 그럼 2절로 어떤 식으로… 또 유기적으로 넘어갈까..
 
- “겁나는 게 없어요 엉망으로 굴어도 ~ 늘 불안해요.”
액자에서 나오는 동작과 수납장을 열고 나오는 동작을 연결시켰다. 작은 공간(액자)에서 큰 공간으로 온 아이유. 또 한 번 케잌을 맛보고 뭔가 변한 아이유는 가사에 따라 음식을 뒤엎으며 엉망으로 굴기 시작한다.. 앨리스의 tea party 장면을 연상케하고자 공간을 꾸몄다. 뒤에 그림은 1939년에 사망한 루이스 웨인이란 고양이 그림을 많이 그린 영국작가의 그림을 패러디했다. 작가 사망 후 70년이 지난 작품은 자유롭게 사용가능하다. 교보문고에서 고흐그림이 그려진 에코백을 12000원에 사서 선물한 적이 있다. 엉망으로 굴때 채도가 높고 다시 줍기 편한 소재들로 음식을 준비했다. 특히 아이유가 머리에 뿌리고 던진 젤리빈과 초컬릿이 색감도 좋고 그것들이 주는 파티클 효과(후에 그래픽에도 파티클효과가 나올 거니까!) 도 만족스러웠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퀄리티를 위해 값싼 플라스틱이 아닌 자기 그릇으로 준비했더니.. 무거워서 식탁보를 시원하게 뒤집지 못 했다. 또 편집단에서 가사 타이밍을 정확히 못 맞추었다.
 
- “난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어요 ~ 뒤집어 볼래”
1절과 마찬가지로 모순되는 내용을 이야기하는 각 구절을 유기적으로 리듬감!있게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를 표현하면서 물기 있는 여자도 돼야 되고…죽어야 되고…뒤집어야 된다.. 일단 배우를 물로 적시자니 앞서 말한 대로 NG 나면 큰일이다. 그래서 물병으로 여자 인형을 적시기로 했다. 그런데 우리 조감독님께서 물병을 물고 있으면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잘 안 사네요라고 한다. 바로 젖병으로 바꾸니 “아이로 남고 싶어요”가 해결되었다. “죽은 듯이 살래요” 앞선 액팅들을 갑자기 멈추며 죽은 척? 죽은 듯? 하는 장면이다. 더 큰 텐션을 위해 앞선 액팅을 할 때 무릎을 모으고 앉아있다가 갑자기 쳐지면서 들고 있던 물건들을 떨구기로 했다. “뒤집어볼래” 의자가 뒤집어지며 ?가 나온다. 그리고 이어지는 맞춰봐. 원테이크 처리하고 싶었으나 카메라무빙 속도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첫 테이크에 우유병은 뒤집어도 잘 흐르지 않았다. 그래서 가위로 실리콘 부분을 크게 잘라내었다. 너무 크게 잘랐는지 죽은척할 때 옷에 많이 튀었다. 우리 똑똑한 조감독은 아이유가 체셔 고양이 아니었나요? 하면서 앞에 우유와 과자를 고양이 사료처럼 세팅해두었다. 또 흥미로운 건 실제로 이 촬영 공간은 1절에 화장을 하던 그 공간이다. 예산 절약을 위해 별도로 짓지 않고, 1절 촬영을 마치고 미술팀과 함께 페인트칠과 이정표에 있던 팻말들(이후에 나올) 을 가져다 붙였다. 제법 새로운 공간이 되었다.
 
- 2절 후렴부분
롱테이크 느낌을 주었으니 이제 빠른 편집과 다양한 화면 효과들로 채우면 되겠구나! 후에 나올 싸이키델릭한 그래픽의 전초를 보여주고. 이 부분에서 여러 가지 성격을 동시에 대비시키는 장면을 제시했던 아이유를 위해 한화면에 대비되는 아이유를 합성했다. 서비스로 PPL(헤드폰) ,그림자 장난(내가 즐겨 사용한다) , urban outfitters에서 구입한 곰인형 옷 등 이용했다.
 
-“색안경 안에 비치는 건 이제 익숙하거든”
가사를 따라가자. 사람들이 아이유가 하면 가장 놀랄 연출이 뭐가 있을까. 뮤직비디오에서 담배는 무조건 금지다. 그래서 좀 심의 위원들도 놀라길 바랬다. 담배는 아닌 것이 담배 같기도 하고 뭐 그런거. 어쨌든 담배가 아니라 뿌우우우 다.
 
-“당신 마음에 들고 싶어요 ~ 자기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도 돼요.”
가사 그대로 가자. 당신 마음에 들고 싶어하는 엉뚱한 행동이면서 아이유가 했을 때 대중들이 좀 의아해하거나 재밌어할 행동. 그리고 앨리스니 컨셉도 더 살리게 모자장수도 한번 나와주고.. 머리 꼭대기 위에서 놀아야 되니 머리 위에 뭔가 올려놓자.. 근데 이제 하이라이트 들어갈 부분이니 무언가 터져야 될 거 같기도 하고… 복잡하다. 어쨌든 잘 보이려고 자신의 몸매를 바꿔본다. 그걸 보던 모자장수는 엿을 날린다.(모자이크 처리로 심의 위원님들께 혼란을 줘보자) 1절에 “돈이나 많이 벌래->벌레”로 치환하였 듯이 여기서 “맞춰봐”를 “맞혀봐”로 바꾸면 센스 있게 보지 않을까 싶다. 그러려면 뭘 쏴야 되고… 총도 심의에 걸릴 거 같으니 화살로 하자. 화살로는 사과를 맞혀야지. 사과를 뽕대신 쓰면 되겠구나. 아무튼 모든 게 맞아떨어지게 리듬감도 확보되며 만족스럽다.
 
- 마지막 후렴
제일 신나게 달리자. 싸이키델릭한 그래픽도 나오고, 앨리스 캐릭터들도 나오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컨셉이니 이상한 나라를 만들자. 자세히 보면 그래픽의 공간은 세트 디자인시 만들어 두었던 군무 세트와 ,tea party공간 모델링이다. 파티클도 마구마구 튀고 . 앨리스의 중요한 오브제인 이정표도 나오자. 그곳에 문구는 구글링을 통한 앨리스에 나오는 문구들을 그대로 채웠다. 대신 우리 아들 이름(goya)도 적어놨다. 나중에 자랑하려고. 해놓고 보니 체셔 고양이가 나타난 부분이 좀 약하다. 벽에 어렴풋이 보이는 고양이 / 담배연기가 고양이 / 고양이 사료로 고양이임을 암시 밖에 없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아이유가 사라지고 그곳에서 고양이가 튀어나오게 했다.
 
-엔딩
늘 앞질러가던 토끼만 남아있다 rabbit hole로 들어간다. 아이유는 아마도 토끼를 쫓아가기만 하거나 이정표에 적힌 대로 가기보단 아예 다른 곳으로 가버렸나 보다. 체셔고양이도 막 사라지니까.
 
촬영은 재밌었고 결과물도 만족스럽다. 아이유도 즐거운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jeewonjeong@xportsnews.com / 사진=로엔트리

정지원 기자 jeewonj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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