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의 이현호(23)의 공은 거침없었다.
이현호는 2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팀 내 세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6-0으로 앞선 8회말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이현호는 박한이에게 땅볼을 유도했고,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선행주자를 잡았다. 고비를 넘긴 이현호는 박해민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9회말 첫 타자 나바로에게 초구부터 과감하게 직구를 가운데 꽂아넣었다. 나바로의 배트는 돌아갔지만 헛스윙에 그쳤다. 결국 이현호는 나바로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최형우와 박석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3루 위기에 몰렸고, 이승엽의 포수 땅볼로 실점을 했다.
실점이 나왔지만 이현호는 흔들리지 않았고, 채태인을 상대로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적절히 섞어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결국 두산은 전날 역전패의 아픔을 씻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균형을 이뤘다.
이날 이현호의 투구 중 연속 안타로 실점한 부분은 '옥에 티'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 선발로 등판했을 때 처럼 긴장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볼넷을 한 개도 내주지 않고 과감하게 승부하려는 것이 돋보였다.
이현호 역시 준플레이오프 당시 3이닝동안 3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한 가운데 가장 아쉬운 점으로 "안타를 맞으면서 실점이 한 것이 아니라 볼넷을 내줬던 것"을 꼽았다. 그리고 이날의 피안타 2개는 상대의 중심타선과 과감한 승부를 택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였다. 무실점으로 막았다면 '금상첨화'였겠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의 모습을 털고 공격적으로 타자들과 맞붙으려고 했던 모습이야 말로 김태형 감독이 기대했던 투수들의 모습이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까지 올라오면서 '아킬레스건'으로 꼽힌 부분은 중간투수였다. 정규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함덕주는 큰 무대에서의 중압감을 못이겨 무너졌고, '수호신' 이현승도 계속된 등판에 지쳐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현호가 배짱 두둑 피칭에 두산의 마운드에는 또 한 번 활력이 불어 넣어지게 됐다.
ellstop@xportsnews.com / 사진 ⓒ엑스포츠뉴스DB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