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월드컵은 장기레이스가 아니지만 짧은 기간 많은 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17세 이하(U-17) 대표팀을 이끌고 칠레월드컵에 나선 최진철 감독이 이를 염두에 두고 잉글랜드전을 치렀다. 이미 16강을 확정한 만큼 무리하지 않고 더 멀리 내다봤다.
플랜B를 가동한 최 감독이 에이스인 이승우(17,FC바르셀로나)에게 확실한 휴식을 부여하며 토너먼트를 준비했다.
최 감독은 24일 칠레 코킴보 시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최종전 잉글랜드와 경기서 선발 명단을 대폭 바꿨다. 이미 공언한 대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선수들을 활용했다. 브라질전과 비교해 6명, 기니전과는 5명의 선발 명단이 교체됐다.
아무래도 호흡적인 면에서는 조금 부족했다. 특히 경기 초반 한국은 패스미스를 자주 보여주면서 플랜B의 부족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경기력을 되찾은 한국은 백업 선수들을 중심으로도 축구종가 잉글랜드와 대등하게 싸웠고 0-0을 이끌어내면서 조별리그를 무패로 마치는 결과를 손에 넣었다.
물론 최 감독은 승리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력이 좋은 김진야(대건고)와 박명수(대건고)를 투입하며 반격할 카드에 힘을 불어넣으려는 모습도 보여줬다.
그럼에도 이승우 카드는 끝까지 아꼈다. 브라질과 기니전에서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대표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던 이승우는 국내외로부터 큰 찬사를 받으며 변함없는 에이스 기량을 과시했다. 아직 골이 없는 만큼 잉글랜드전에서는 후반 조커로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16강전이 4일 후에나 열리기에 경기 감각 측면에서도 교체 출전이 유력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이승우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 두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뛰며 피로도가 쌓였던 만큼 굳이 무리할 필요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이승우가 빠지면서 공격에서는 조금 답답한 면이 보였지만 체력 안배를 확실하게 부여하면서 16강과 8강 등 더 먼 곳을 본 최진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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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