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토트넘이 벨기에 원정길에서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얻었다. 아쉬운 역전패였다. 손흥민(23) 등 부상자들의 공백의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부진한 공격력을 보인 끝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올 시즌 토트넘이 가장 고민을 많이 했던 경기였을 것으로 보였다. 해리 케인에 한정돼 있는 최전방 원톱 자원의 부족이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으로 경기 전까지, 경기 중에도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던 한판이 아니었지 않나 보였다.
본래라면 최전방 원톱으로 변신한 손흥민을 볼 수 있는 차례였던 경기였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케인을 대신해서 가장 앞선에서 공격을 이끌었을 가능성을 높았다. 포체티코 감독도 이적 초반 손흥민의 원톱으로서의 활약 가능성을 시사하며 이에 대한 구상을 밝힌 바도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이번 안더레흐트전에서 보인 손흥민의 공백은 이전 경기보다 더욱 커보였다.
토트넘은 23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콘스탄튼 반덴스 스톡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J조 3차전에서 안더레흐트에게 1-2로 졌다.이로써 1승 1무 1패가 된 토트넘은 조 1위 자리를 AS모나코에게 내주고 3위로 밀렸다.
토트넘은 없는 대로 선수들을 꾸려서 경기에 나섰다. 최근 경기들과 비교했을 때 케인이 선발로 나서지 못한 점이 가장 컸다. 케인은 지난 리버풀전 이후 몸상태가 좋지 않아 안더레흐트전에 나설 수 있을 지가 미지수였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의 상태를 계속해서 지켜봐야 한다. 확인해 본 뒤에 출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결국 케인은 벤치에 앉았고 대신 클린튼 은지가 선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선발 출전했다. 최선과 차선 모두가 없었던 상황에서 던진 과감한 승부수였다. 은지도 최전방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해도 주로 측면에서만 활약해 온 은지를 앞세운 것은 복불복이나 다름 없었다.
본래는 케인이 없으면 손흥민을 원톱으로 내세울 생각이 있었던 포체티노 감독이었다. 그는 손흥민을 영입하고 나서 주변에서 왜 스트라이커를 데리고 오지 않느냐는 주변의 원성에 "손흥민은 7번, 10번 뿐만 아니라 9번 스트라이커로도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함부르크 시절에도 그랬고 레버쿠젠에 와서도 얼마 안 되지만 최전방 원톱을 곧잘 봤던 바 있어 케인이 뛰기 힘들거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는 적절히 손흥민을 활용해야 겠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 언급이었다.
하지만 손흥민마저 이탈해 있어 이번 안더레흐트전에 이를 직접 내세워 볼 기회가 없었다. 은지를 내세운 토트넘은 경기를 어렵게 풀어갔다. 생각보다 은지가 최전방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데 많은 어려움을 보이면서 공격에서는 활기를 띄지 못했다. 전반 3분에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선제골을 넣고 몰아치면서 더욱 앞서갈 수 있는 시기가 있었는데 이때 은지 등이 기회를 못살린 점이 가장 뼈아팠다.
결국 후반전에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을 교체카드로 내세웠다. 웬만해서는 케인의 몸상태 등을 고려해 쉬게 해주고 싶었을 터인데 무리해서 교체로 기용했을 만큼 이번 경기에서 토트넘의 최전방은 무게감이 없었다. 토트넘은 아쉽게 후반 29분에 역전골을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손흥민이 빠진 이후 계속해서 득점력은 물론 승리에 대한 감도 사라진 상황에서 손흥민의 빠른 복귀가 간절해진 토트넘이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손흥민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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