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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프로젝트 "닭공장 같은 음원시장, 진정성 있는 음악할 것"(인터뷰)

기사입력 2015.10.20 06:45 / 기사수정 2015.10.20 03:06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신혼부부의 첫날 밤이라는 '꽃잠'과 연구 계획을 뜻하는 '프로젝트'가 만났다. 1972년생 거정(임거정)과 1994년생 김이지가 호흡을 맞춘다. 22년의 세월이 끼어있는 꽃잠프로젝트. 이들은 교감과 소통을 통해 진정성 있는 노래를 한다.

"꽃잠프로젝트는 빠른 시간에 만들어진 팀이었죠. 저희가 만난 지 2년 반만에 나온 정규 앨범입니다. 첫 EP 앨범을 낼 때는 서로 신선해서 재밌었지만, 아쉬운 부분도 많았죠. 이번 앨범은 완성도에 아쉬움을 해소한 결과물이에요."(거정)

지난 6일 발매된 정규 앨범 '룩 인사이드(Look Inside)'는 꽃잠프로젝트의 첫 정규앨범이다. 시골집의 고즈넉한 풍경을 그린 '홈(Home)'을 타이틀로 삼았다. 총 10곡이 수록됐다. '미스터 매클레인(Mr. McClain)' '헬로(Hello)' '온 오프(On Off)' 등 거정의 섬세한 터치에 이지의 힘을 뺀 목소리가 음악에 담긴 풀내음을 전한다.

"바쁘게 개인 활동을 하면서 준비한 앨범이죠. 제가 음악을 만들면 이지는 그것을 표현하죠."(거정) "노래를 기능적으로 잘 소화할 수 있더라도 감정 전달이 어려울 것 같은 노래는 제외했어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목소리에 잘 어우리는 곡을 모았어요. 공감하는 가사들이죠."(이지)

꽃잠프로젝트의 작업 방식은 '쌍방통행'이다. 거정이 작업하면, 이지가 듣고 의견을 나눈다. 나이와 경력에도 차이가 있지만, 음악을 위해 끊임없이 소통한다. 두 사람이 충분히 '맞는 옷'이라고 느껴져야 '작품'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도시 생활이 익숙한 이지도 전원생활을 이해했기에 '홈'을 타이틀곡으로 선택했다.

"작곡 작사하시는 분이 음악을 완성하고, 보컬은 노래만 부르는 경우도 있죠. 저희는 서로 얘기를 나눈 뒤 교감이 됐을 때 작업을 진행하는 편이에요. '미스터 매클레인'은 첫 EP 작업하면서 들었죠. 당시에는 표현하는 것에 어색한 부분이 있었어요. 정규 앨범을 준비하면서 다시 불렀고, 1번 트랙으로 실리게 됐죠."(이지)

이지가 '미스터 매클레인'을 접했을 때는 갓 스무살이었다. 시간이 흘러 목소리에 실어낼 수 있었다. 이지는 "나이가 드니까"라며 웃어 보였고, 거정은 "이지가 보이지 않게 발전해 기뻤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첫 작업을 하며 '오그라드는' 음악도 많았다고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지와 처음 만났죠. 그때 이지는 19살이었고요."(거정) "회사 로비에 앉아있었죠. 거정을 보고 이국적인 모습에 독일이나 러시아 사람인 줄 알았어요(웃음)."(이지) "이지가 외국 생활을 하며 고전적인 음악도 몸에 배어있었죠. 이지의 목소리를 들은 후 매력적이어서 제가 더 적극적으로 팀을 하자고 했습니다."(거정)

꽃잠프로젝트의 음악은 쓸쓸한 감성 속에서도 희망을 읊는다. 시각적인 가사와 어쿠스틱 연주가 잔잔한 강물이 되어 흐르듯 귓가에 파고든다.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한다. 꽃잠프로젝트만의 색채가 시작되는 부분이다.

"마이너보단 메이저 코드가 팀에 잘 어울리는 듯해요. 대놓고 슬픈 것이 아닌 메이저 세븐 같이 아련한 분위기를 끄집어내려고 했죠. 옷이 있는데, 안 맞는 옷을 수선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거정) "목소리가 기본적으로 우울해요. 마이너 코드로 부르면 슬프다기보단 우울한 부분이 있죠."(이지) 

'낯설지 않은 편안함'은 꽃잠프로젝트의 첫 정규앨범에도 묻어있다. 노란 바탕에 주근깨 있는 여성의 모습의 앨범 재캣도 직접 선택했다. 전작 EP 앨범의 일러스트 작가가 참여했다. '홈' 뮤직비디오는 강원도에서 촬영했다. 시골 풍경을 지긋이 바라보듯 그린 가운데 이지와 거정이 출연했다.

"꽃잠프로젝트는 인공적인 아름다움보단 자연스러운 것을 지향하죠. 뮤직비디오도 다 자연광으로 촬영했어요. 카메라 한 대로 찍은 것이죠."(거정) "따뜻하고 멋 부리지 않은 순수한 느낌이었어요. 놀면서 하듯이 뮤직비디오를 찍었죠. 느린 곡인데도 리듬을 화면이 따라가는 연출이 정말 좋았어요."(이지)

꽃잠프로젝트는 "우리가 듣기 편하고 좋은 음악"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작업의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얘기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중심이 된 가요계에서도 한결같다.

"음악이 소장이 아닌 소비의 의미로 바뀐 시대죠. 스트리밍은 수십 마리가 걸려있는 닭잡는 공장 같아요. 정말 잔인하죠. 아티스트에게 작품은 자식과 같은 존재예요."(거정)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은 있어요. 스트리밍으로 저희 음악을 듣고 아시는 팬도 많죠."(이지) "대중보단 운영자의 문제예요. 치킨 공장 같은 환경에서도 저희가 느끼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습니다."(거정)



in999@xportsnews.com / 사진 = 꽃잠프로젝트 ⓒ 플럭서스뮤직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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