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선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더스틴 존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등 장타자들이 활개친다. 이들 모두 상위 랭커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드라이브 비거리 67위 리디아 고(뉴질랜드)의 무대다.
리디아 고는 17일 인천 스카이72 골프클럽 바다코스에서 열리고 있는 KEB하나은행챔피언십 3라운드까지 13언더파 203타를 치며 공동선두에 올라있다.
지난해에 이어 2번째 참가하는 국내대회지만 벌써 우승이 보인다. 리디아 고 역시 3라운드를 마치고 "국내 팬들 앞에서 우승하면 특별할 것"이라고 설레 했다.
그는 공동선두인 박성현(넵스), 이미림과 함께 '챔피언 조'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라이브 비거리 1위 선수다. 이미림(NH투자증권)도 장타자들이 즐비한 LPGA서 이 부분 24위다. 비거리에 있어선 '골리앗'들이다.
반면 리디아 고는 장타자가 아니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250.14야드(대회 전 기준) 67위다. 대신 그린 주변에서의 숏게임과, 정확성, 그리고 경기 운영 능력이 일품이다. 리디아 고 본인도 알고 있다.
거리가 짧은 선수들에게 비거리 이야기를 물어보면 십중팔구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리디아 고는 인정했다. 3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그는 "오늘 (LPGA 비거리 4위) 렉시 톰슨과 경기했는데 한 20야드 거리 차이가 나더라. 하지만 나는 그렇게 치지 못한다. 바람에 공을 태워야 275야드쯤 나갈까"라고 말했다.
리디아 고가 장타자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긍정적 사고'였다. 그는 "그저 흘러가는대로 치겠다. 내가 가진 능력내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내일 같이 경기하는 박성현은 톰슨보다도 공을 멀리 친다고 들었다. 오늘 톰슨이 어떨 때는 나보다 100야드 정도 앞에 공을 떨구더라. 내일도 오늘처럼 세컨드 샷을 치러 빨리 움직이면 된다. 매 홀 충실한 경기를 펼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라며 웃었다.
리디아 고는 올 시즌에만 4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서 우승하면 시즌 5승과 함께 만 20세가 되기 전에 통산 두자릿수 승수를 기록하게 된다. 세계랭킹 1위도 함께 따라온다.
etwoods@xportsnews.com / 사진=리디아 고 ⓒ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제공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